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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맛있는 책읽기 (275)
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스톤엔젤작가마가렛 로렌스출판삼화출판사발매2012.10.08리뷰보기 노인이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매일 같이 거리를 걸으며 마주치는 노년의 인생들을 보면서 자주 생각하게 되는 것 중 하나이다. 노년의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했던 것은 지금은 세상에 계시지 않는 나의 할머니가 아닐까 싶다. 어느 새 할머니의 얼굴엔 검버섯이 피어 있었고 키는 더 조그매졌었다. 아픈 허리와 다리를 주무르시며 매일 시골의 깜깜한 밤을 보내셨던 할머니. 지금에서 생각해 보면 할머니의 마지막 몇 년 인생에는 무슨 낙이 있었을까 싶다. 끔찍이도 사랑하셨던 손자를 가끔씩이나마 보는 것이 낙이라면 낙이셨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할머니가 왠지 모르게 더 괴팍해져간다고 생각했다. 별일도 아닌 것 가지고 며느리인 나의 엄마와 자주 다투셨..
위대한 기업의 선택 짐 콜린스, 모튼 한센 | 김영사 | 2012-10-05 마이크로 소프트, 애플, GE 등과 같은 세계적 기업들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 이들에게는 어떤 비밀이 있기에 이토록 성공적인 길을 걸어가고 있는가? 유명한 기업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질문들이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 수십 년간 연구하며 지속적인 대답을 해 온 저자가 이전 저작들의 연장선 상에 있는 이야기를 들고 다시 찾아왔다. 과연 위대한 기업들의 성공 뒤에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같은 상황속에서도 어떤 기업 혹은 리더들은 살아 남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성공하는 것을 넘어 번창하고, 오래도록 지속되는 기업을 만들어 간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성공을 일궈낸 기업들을 찾아서 다른 이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
아름다운 가치사전 채인선 | 한울림어린이 | 2005-07-11 이 세상에 아름다움을 더하는 가치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 책에 주어진 24가지 미덕이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 감사, 겸손, 공평, 관용, 마음나누기, 믿음, 배려, 보람, 사랑, 성실, 신중, 약속, 양심, 예의, 용기, 유머, 이해심, 인내, 자신감, 정직, 책임, 친절, 행복" 이 책에서 저자는 이 24가지 말의 뜻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보는 사전처럼 어떤 단어의 뜻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아이들도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예를 들어 비유적으로 설명한다. "믿음이란, 자전거를 타러 가며 언니가 혼자만 앞서 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보람이란, 열심히 노력하고서 얻게 되는 땀방울 ..
문학의 숲을 거닐다 장영희 | 샘터 | 2005-03-15 문학이란 내게 그리 의미 있는 단어는 아니었어. 과거로부터 수 많은 작가들이 보석처럼 가꾸며 그들 작품을 써 왔지만 내겐 낯선 책들일 뿐이었지. 어릴 적 읽었던 작품들이 있다면 마지막 수업, 어린 왕자, 노인과 바다 정도가 떠오르는데 그 당시에는 그냥 독서를 하면 좋다고 하니 골라서 읽어봤을 뿐이야. 더 나이를 먹어가면서는 문학 작품이라는 건 더욱 더 먼 나라 이야기였지. 문과와 이과를 나누던 고등학교 시절 난 이과를 선택했어. 지금 생각하면 웃기기도 한데 적성검사인가 뭔가를 했던 것으로 기억해. 나한텐 이과가 딱이었어. 정말 웃기지? 몇 가지 질문들로 문과와 이과, 두 가지로 사람의 인생길을 정했다는 것이. 그리곤 배우는 과목도 목표로 하는 삶..
요즘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에서 무엇인가를 미룬다 혹은 연기하는 것은 거의 죄악시된다. 이러한 관점을 뒤집는 것에 대해 언급한 책이 있고 저자가 인터뷰한 내용이 있어서 흥미가 생긴다. 그 주인공은 샌 디에고 대학, 법 및 금융학 교수이자 '기다림-지연(혹은 미룸)의 미학'의 저자인 Frank Partnoy이다. 그는 전 세계를 강타했던 금융위기 때 은행들의 잘못된 결정을 바라보면서 의사 결정의 잘못된 부분들이 무엇이었는가를 살펴보았다고 한다. 그를 통해 우리들이 하고 있는 의사 결정에서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어하는 것은 "모든 상황, 모든 사람들에게 일정한 수준의 최적의 지연 혹은 미룸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책과 관련된 인터뷰에서 "우리가 ..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무라카미 하루키 | 비채 | 2012-06-25 글을 쓰는 작가들에게 상상력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것이리라. 아니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상상력이 부족하다면 아마도 그 혹은 그녀는 작가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혹시 당신은 상상력이 형편없이 부족한데 글을 쓰고 있는 작가지망생은 아닐런지. 이런 면에서 나는 부담이 없다. 작가만큼의 다양한 상상이 필요한 직업을 가진게 아니니까. 이런 나에게는 뛰어난 상상력을 가진 작가들의 세계를 그들 작품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즐거움이 선물로 주어진다. 무라카미 아저씨의 에세이는 이런 작품들 중 수위에 꼽을 수 있겠다. 채소의 기분에다가 바다표범의 키스라니! 오오! 흥미롭다! 무라카미 라디오라는 그의 꽤 오래 된 에세이집을 만나 무라카..
톨레랑스의 두 얼굴 조시 맥도웰 외 | 스텝스톤 | 2009-11-23 “(중략) 자신의 가치 체계를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것처럼 다른 가치 체계 그러니까 엄마나 나나 다른 모든 사람의 가치 체계를 존중해야 한다는 점이요. 그렇지 않으면 편협한 거에요. 우린 자신의 가치관이나 신념을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어요. 그건 절대로 옳지 않아요.(중략)”(17쪽) 그리스도인인 저자는 이 글을 쓸 당시 미국 기독교 공동체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었던 ‘관용’이라는 문제를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신념, 관습 등을 공유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 그리고 특히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나 사물을 참아 주는 것으로 정의되어 있었던 관용의 의미가 이제는 다르게 사용되고 있음을 문제삼고 있..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하루키 | 까치 | 2001-09-27 사전적 정의로 수필(隨筆)이란,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 형식의 글을 말한다. 이 정의를 따르자면 무라카미 라디오라는 책은 완벽한 수필집이라 할 수 있겠다. 일상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소재들에 대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짧지만 재치 넘치는 생각들을 엿볼 수 있으며, 그 때 저자가 느낀 감정들을 바로 옆에 있는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것처럼 가깝게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한 잡지에 매주 한 편식 연재한 글들을 모아 놓은 것이라고 한다. 하루키가 후기에서 밝힌 것처럼 뭐가 되었는 자신이 흥미 있어 하는 것들에 대해 맘대로 쓴 글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나는 왜 상처받는 관계만 되풀이하는가 카르멘 R. 베리, 마크 W. 베이커 | 전나무숲 | 2012-02-27 참으로 오래 된 책이 최근에 번역 출판되었다. 출판된 지 16년이나 되어서 소개되는 책이라니 신기할 따름이다.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우리들 인간사에 필요한 이야기인지라 늦게라도 한국에 출판된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또는 현재 한국의 많은 인간 관계들이 풀려져야 하는 상황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어가면서 드는 느낌은 마치 교과서를 읽는 것 같았다. 피해자 덫이 무엇인지 설명한 후 그 덫에 빠지게 되는 다섯 가지 심리적 요소에 대해 차례로 소개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피해자 덫에서 빠져나와 건강하고 성숙한 인간 관계로 나아가는 10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딱딱한 흐름의 글..
남자의 물건 김정운 | 21세기북스 | 2012-02-07 나는 이 책을 한국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중년 남자들에게 부시시한 파마 머리를 한 말 많은 한 남자가 풀어내는 발랄한 편지라 말하고 싶다. 저자인 김정운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답답하게 정체된 듯 한 한국 사회의 문제를 한국 남자들의 불안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다. 이 불안함의 원인은 자신들의 존재가 확인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존재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은 확실한 적을 만듦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고 한다. 아주 오래된 자신의 존재 확인 방법이 한국 사회의 남자들에게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라고 진단한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이 진단이 거대한 정치 경제적 구조 문제 때문이라고 하는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보다는 더 일리 있다고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