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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정치권력과의 유착관계를 통해 정치의 뒷마당에서 마음껏 권력을 누려왔던 검찰이 윤석열이라는 검사출신 정치 새내기를 중심으로 정치 전면에 나서고 있다.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때 법무부와 갈등을 이어가다 총장직을 사퇴한 윤석열은 과거 검찰을 유용하게 활용하던 정당의 제안을 받아 급기야는 대통령 후보까지 되었다. 이 기회를 놓칠새라 검사 출신 정치인들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며 검사출신의 꿈동산인양 윤석열 대선캠프로 모여들고 있다. 윤석열 후보에 대한 의혹을 투명하게 밝혀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질을 검증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지금의 윤석열을 만든 대한민국 검찰이라는 조직의 본질을 모든 국민들이 다시 살펴보는 일이다. 이와 함께 검찰이라는 조직이 민주정부들에서 왜 개혁 대상이 되었는지,..
전략적 의사결정 분야 권위자 올리비에 시보니 지음 '선택 설계자들' 부패하고 무능했던 대통령을 탄핵하고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을 선출한 지 4년 반. 대한민국은 또 한번 나라의 리더를 선택해야 하는 때를 맞이하고 있다. 시민의 투쟁으로 희망과 기대를 받으며 만들어졌던 정부였건만 참 얄궂게도 지금은 시민들의 원망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촛불 정부라고까지 불리던 시민의 정부가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시민들의 마음을 돌아서게 만드는 반복된 정책 실패들 때문이라 생각한다. 대표적인 반복된 실패를 꼽는다면 양극화 심화와 노동의욕 상실을 초래한 부동산 정책일 것이다. 소위 전문가라 불리는 엘리트들이 어째서 반복되는 실책을 저지르는 걸까? 나쁜 리더가 나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
살아남기 위해 끊이 없이 공부하는 수 밖에 “다음 10년 안에, 우리는 지구상의 모든 산업을 재창조할 것이다.” - 미국 기업가 피터 디아만디스(Peter H. Diamandis) - 얼마 전 에서 주최한 인공지능(AI) 컨퍼런스에서 ‘AI혁명: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미래는 빠르다’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엑스프라이즈재단 설립자 겸 회장 피터 디아만디스가 과의 인터뷰 말미에 덧붙인 말이다. 2016년 구글의 ‘알파고’ 이후 5년이 지난 지금 인공지능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었고, 데이터 분석과 학습을 넘어 추론과 창작이 가능한 인간의 뇌에 더 근접한 ‘초거대 인공지능’으로 불린다. 대표적인 초거대 인공지능인 오픈AI의 GPT-3는 인터넷에 있는 글과 책 수천 권을 학습하고 나서 사람이 쓴 것처럼 복잡하..
인류 불평등의 역사를 탐구한 ‘불평등의 역사’ 지난 10월 민주노총은 각 지역 본부들을 중심으로 “불평등 타파”를 구호로 내걸고 집회를 열었다. 코로나19 감염확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총파업대회를 진행했던 이유는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에게 불평등이 그만큼 절박한 문제라 생각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총파업대회를 통해 불평등이 문제인 이유와 평등이 왜 중요한지 시민들의 광범위한 공감을 얻어내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는 능력과 노력에 따라 보상을 받는 소위 ‘능력주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과정이 공정하다면 그 결과로 오는 불평등은 수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학력, 시험 등의 결과로 인한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한국식 능력주의가 공고한 사회에서 불평등을 타파하자는 구호는 능력을 갖추지 ..
조직문화 변화를 위해 집중해야 할 영역은? 매일 아침 5시 55분, 개짖는 소리 알람에 깜짝 놀라 눈을 뜬다. 알람을 끄고 밤새 뻣뻣해진 관절들을 움직여 일어나 출근준비를 한다. 세면대 앞에서 세수하다 문득 거울을 봤는데 오늘은 왠지 얼굴에 팔자주름이 더 깊어 보인다. 눈가의 주름도 더 많아지고 짙어진 것 같다. 흰머리는 또 언제 이렇게 많아졌는지. 세수하며 매일 마주하는 얼굴인데 유독 세월의 흐름이 더 크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통근버스에 앉아 SNS 어플을 열었는데 8년전 과거의 오늘 사진을 보여준다. 세면대 앞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보며 느낀 세월의 흐름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매일 크게 변하지 않는 하루를 지내는 것 같은데 어느 날 뒤돌아보면 크게 변한 것들에 놀라곤 한다. 어느 날 문득 발견한 변..
쓸만한 블루투스 이어폰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만난 mifo O7. 듣도 보도 못했던 브랜드였으나 적당한(?) 가격과 1회 충전 시 사용시간, 끈 없는 디자인, 너무 크지 않은 크기 등을 고려해 선택했던 제품이다. 구입 후 첫 느낌을 쓰고 1년 정도 사용해 본 후에 다시 리뷰를 해봐야겠다 생각했는데 시간이 조금 더 흘렀다. 대략 1년 반 정도 사용한 개인적인 느낌을 적어보겠다. 이전 리뷰: https://m.blog.naver.com/eguitar97/221436664433 1충전 후 사용시간 과도하게 오랜 시간 이어폰을 사용하는 편이 아니어서 제품 스펙에 나와 있는 시간 동안 사용해보지는 못했다. 일반적으로는 출근할 때 1시간, 퇴근할 때 1시간 음악이나 영화를 보는 정도이고 1주일에 3~4번 정도 30분..
1980년대 후반 영화 시리즈는 영화 자체의 스토리도 재미있지만 영화에서 상상한 30년 후 미래의 모습(2015년)을 현실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영화에서 주된 도구가 되는 타임머신은 실현될 수 없을 것 같아 보이지만 다른 다양한 기술이나 제품들은 현실에서 이뤄진 것들이 꽤 많습니다. 지문결제, 드론, 무인상점, 스마트 TV 등 상상이 이미 현실이 된 기술들을 보면 신기하기만 합니다. 호버보드, 하늘을 나는 자동차, 쓰레기를 이용한 에너지 변환 시스템 등도 아직 대중화되지는 않았지만 기술을 구현한 제품이 실제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미래를 상상하고 그것을 향해 집요하게 나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면 참 놀랍습니다. 호모 이마기쿠스(Homo imagicus)라는 별명이 있는 것이 이상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새로 만나서 나를 소개해야 할 때 보통은 이름, 하는 일, 취미생활, 가족관계 등을 말하곤 합니다. 말하다 보면 그것들이 ‘나’라는 존재를 충분히 정의하지 못하는 것 같아 더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하는 일, 관심사, 가정과 사회에서의 위치와 역할, 정치적 입장 등에 대해 더 말한다 해도 그것들이 ‘나’라는 존재를 제대로 정의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하지만 정체성에 대해 그리 큰 고민을 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남들에게 나란 존재를 충분히 정의하고 설명하지 못한다고 해도 살아가는데 큰 불편함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체성을 말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 중 한가지일 뿐인 성적 정체성 때문에 불편을, 불편을 넘어 차별을 당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성소수자라고 불리는 ..
“회사 그만두고 까페나 하나 하면서 살고 싶다. 매일 커피향을 맡으면서.” “회사 그만두고 동네에서 책방이나 하고 싶다. 여유롭게 책이나 읽으면서 지낼 수 있잖아.” 직장생활이 힘들다며 회사 동료들과 푸념을 나누다 보면 종종 들을 수 있는 말들입니다. 그런데 까페 사장, 책방 사장이 이 말들을 들으면 얼마나 어이가 없을까요. 회사에 매여 월급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까페나 책방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 또한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책을 읽는 사람들 숫자가 점점 적어지는 한국에서 책방을, 그것도 자그마한 동네책방을 하겠다는 건 어쩌면 무모한 도전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왠지 책방 주인이 된다고 생각하면 여전히 자유, 여유, 낭만이 먼저 떠오르는 것..
한국전쟁 후 어린시절을 보내면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해 평생 농부로 고생하며 살았다고 하시는 제 부모님은 자식들은 공부해서 대학교에 가기를 원하셨습니다. 아주 단순한 공식이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직장을 구해 자식들이 본인들보다는 덜 고생하며 사는 것. 부모님은 열심히 공부하면 조금은 더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셨습니다. 부모님에게 ‘성공’은 경제적인 안정이었습니다. 부모님에게 ‘좋은 직장’이란 높은 급여를 받는 안정적인 직업이었고 공부는 이 목표에 이르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을 돌아보면 제가 공부했던 이유도 상위권 대학에 가기 위해 높은 수능 점수를 얻기 위함이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상위 몇%에 들기만 하면 이후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