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기 안내서

작가
리베카 솔닛
출판
반비
발매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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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되고 어느 새 작심삼일을 10번을 할 만큼 시간이 지나버렸습니다. 올 해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살아갈까 고민하는 동안 벌써 한 달이 흘렀습니다. 이제 새해 결심을 목록으로 적기에는 너무 늦어 버린 것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 설날이 지나지 않았고 기해년은 시작되지 않았으니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으며 2019년을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해 봅니다.

죽음이라는 종착지를 향해 가는 인생여행에서 어떤 길을 걸어볼까 고민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들어서 걸어온 길을 계속 따라갈 것인지, 중간에 만나는 갈림길에서 다른 길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잠시 멈춰서서 걸어왔던 길을 돌아보며 생각할 시간을 가질 것인지. 어떤 길로 나아갈지 고민하고 있는 제게 ‘장기하와 얼굴들’이 부른 <그건 니 생각이고>라는 제목의 노랫말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이 길이 내 길인 줄 아는 게 아니라 그냥 길이 거기 있으니까 가는거야.”
“원래부터 내 길이 있는 게 아니라 가다보면 어찌어찌 내 길이 되는거야.”
“그냥 니 갈 길 가. 이 사람 저 사람 이러쿵 저러쿵 뭐라 해도 상관 말고 그냥 니 갈 길 가.”
“이 길이 내 길인지 니 길인지 길이기는 길인지 지름길인지 돌아가는 길인지는 나도 몰라.”
“그대의 머리 위로 뛰어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너처럼 아무 것도 몰라.”
-<그건 니 생각이고> 노랫말 발췌 -


살아가는데 내 길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됩니다. 무엇인가 선택을 해야 할 때 자꾸만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조언을 구하게 되는데 그들 역시 나의 삶을 살아본 것이 아니기에 내 길을 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노랫말을 통해 재확인합니다.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이 모여 내 길이 된다는 말이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에 움츠러드는 마음에 용기를 불어넣어줍니다.

선택을 해야 할 시기를 맞을 때면 길을 잃고 싶지 않아서, 돌아가고 싶지 않아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었는데 이제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생애 마지막 도착지에 이르기까지 어떤 길을 따라가던 그 길을 가는 동안 즐길 수 있다면, 나만의 가치를 발견하며 걸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니까요. 그래서 때론 길을 잃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새로운 한 해를 어떻게 살아갈까 생각하다 장기하의 노랫말과 함께 리베카 솔닛이 쓴 매력 넘치는 제목의 책이 눈에 들어옵니다. <길 잃기 안내서>. 어떤 여정에서 길을 잃는 것은 왠지 피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길을 잃을 수 있게 안내하는 책이라니. 단 한번 뿐인 인생에서 길을 잃고 헤매도 되는 걸까요? 길을 잃게 되면 그 만큼의 인생을 허비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길을 잃는다는 것이 제겐 그리 긍정적인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리베카 솔닛은 위와 같은 제 생각을 뒤집어 놓습니다. 저자는 길을 잃는다는 것을 “미지를 향해 문을 열어두는 것”이라 말합니다. 그 문을 통해 가장 중요한 것들이 들어오고, 그 문을 통해 우리들 자신이 들어오기도 하고 나가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길을 잃어버림은 원래의 길을 찾는 것일 수도 있고 아예 새로운 길을 찾는 계기라며 ‘길 잃기’에 담긴 역설을 이야기합니다.
 

“길을 잃는 것, 그것은 관능적인 투항이고, 자신의 품에서 자신을 잃는 것이고, 세상사를 잊는 것이고, 지금 곁에 있는 것에만 완벽하게 몰입한 나머지 더 멀리 있는 것들은 희미해지는 것이다. 베냐민의 말을 빌리자면 길을 잃는 것은 온전히 현재에 존재하는 것이고, 온전히 현재에 존재하는 것은 불확실성과 미스터리에 머무를 줄 아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우리는 그냥 길을 잃었다(get lost)는 표현 대신 자신을 잃었다(lose oneself)는 표현을 쓰는데, 이 표현에는 이 일이 의식적 선택이라는 사실, 스스로 택한 투항이라는 사실, 지리를 매개로 하여 도달할 수 있는 어떤 정신 상태라는 사실이 함축되어 있다.”(19-20쪽)


저자의 제안에 따라 적극적으로 길을 잃어보면서 아직 알지 못하는 영역으로 스스로를 확장시켜 가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내가 되어보고 싶습니다. 잘 모르는 상황이나 속성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것 앞에서 종종 당황하거나 두려워하게 되는데, 리베카 솔닛이 말하는대로 길을 잃어보는 경험을 하게 되면 낯선 것들을 좀 더 편안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장소가 처음 가보는 장소였기에 길을 잃는 것에 전문이었던 탐험가들처럼 인생을 대하고 싶어졌습니다.

혈기왕성했던 청년기를 지나고 중년에 이르면 어느 정도 안정된 삶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리베카 솔닛의 길 잃기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니 안정에의 추구는 어쩌면 영영 도달할 수 없는 욕망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가 지평선의 푸름을 바라보며 그 푸름에 취해 그곳까지 다가간다고 해도 지평선의 푸름에는 이르지 못하는 것처럼 도달할 수 없는 어떤 욕망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세상의 어떤 것은 영영 잃어버린 상태일 때만 우리가 가질 수 있고, 또 어떤 것은 멀리 있는 한 우리가 영영 잃지 않는다.”(68쪽)


중년의 초입에 이르고 보니 무엇인가 새로운 곳에 발을 딛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지금보다는 앞으로의 삶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앞서고 그러다보니 행동은 신중해지는 것을 넘어 머뭇거리게 됩니다. 일상에서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마다 가능하면 실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나이들어서 실수를 하게 되면 쉽게 돌이킬 수 없을 것만 같아 두렵기 때문입니다. 리베카 솔닛은 이런 제 마음을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젊은이는 절대적으로 현재만을 산다. 그러나 그 현재는 드라마와 무모함의 현재, 충동적으로 행동하고 친구들과 몰려다니는 현재다. (중략) 성인기는 신중한 예상과 철학적 기억으로 이루어지고, 그 덕분에 우리는 좀 더 느리고 착실하게 길을 찾는다. 하지만 실수를 두려워하는 태도는 그 자체로 크나큰 실수일 수 있다.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하게 하는 실수일 수 있다. 삶은 늘 위험한 법이니, 조금이라도 덜 위험한 삶은 이미 무언가를 상실한 것이기 때문이다.”(154쪽)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 지 어언 한 달이 지나고 있는 지금 나의 모습을 돌아봅니다.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나 역시 내가 싫어했던 선배들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은 늦은 감이 있는 시기에 새해 계획 혹은 새해 목표 목록을 적어볼까 생각하다 형식적인 목록보다는 고착화된 혹은 정형화된 삶에서 벗어나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곳으로 발을 내딛어 보자는 결심 하나만을 적었습니다.

지금보다 조금은 더 무모했고, 충동적이었던 때. 이런 저런 실수를 반복하며 때론 앞으로 나아가기도 했고, 되돌아가기도 했던 조금 더 어렸던 시절. 이리저리 길을 찾아보며 미지의 영역으로 탐험하듯 살았던 그 시절의 나를 떠올리며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여전히 좌충우돌하며 나만의 인생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 리베카 솔닛이라는 길 잃기 안내자를 만난 것은 행운입니다.

리베카 솔닛의 <길 잃기 안내서>는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 고인물이 되어가고 있었던 제 인생에 다시 물고를 터준 책이 될 것 같습니다. 리베카 솔닛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아가야 할 길을 잃는 것이 두려워서, 혹은 물길을 내지 못하고 그냥 땅속으로 사라지게 될까봐 두려워서 새로운 길을 내지 않고 고여있으려는 중년에 진입한 저는 다시금 용기와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선원에서 설법 시간에 저자가 참석해 들었던 초콜릿을 팔던 맹인의 일화에 인용된 ‘알아차림’ 수련이 기억에 남습니다. 적극적으로 길을 잃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정신의 회복성이라고 부를 만한 능력,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든 기꺼이 맞을 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 데 제격인 훈련이기에 그렇습니다.
 

“만일 내가 내 삶을 진지하게 따져본다면, 오늘 오후 내게 벌어질 일을 미리 알 순 없다는 사실, 그리고 내가 그 일을 너끈히 처리할 능력이 있다고 철석같이 자신할 순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중략) 정말로 나는 미래를 정확히 알 수 없죠. 하지만 모르면 몰라도, 높은 확률로, 오늘 오후는 보통의 날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나는 그럭저럭 헤쳐나갈 수 있을 겁니다.(중략)

하지만 우리가 알아차림을 실천하다 보면, 일상에 존재한다고 여기고 싶은 그 합리성 아래 깔린 것이 드러나면서 꽤 흥미로운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자신의 내면에서 진행되는 대화, 자신의 머릿속을 흐르는 이야기들과 마음 속을 흐르는 감정들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이 영역에서는 세상이 그다지 질서 정연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아가 안전하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렇다 보니 지난 수백, 수천 년 이어져온 알아차림 수련에서 사람들은 늘 이렇게 자문했습니다. 음 어떻게 하면 이 과정에서 펼쳐질지도 모르는 것들에 지나치게 겁먹지 않고 그렇다고 무사안일하게 회피하지도 않으면서 알아차림을 실천할 수 있을까?”(275-6쪽)


2년 여간 사용하던 보스 사운드 스포츠 와이어리스의 전원부분 고무 벗겨짐으로 인해 새로운 블루투스 이어폰을 찾게 되었다. 보스 사운드 스포츠 와이어리스의 경우 사운드는 상당히 만족했고 운동을 할 때도 그리 불편하지 않았다. 하지만 양쪽 이어폰을 이어주는 줄조차 번거로워졌다. 새로운 제품을 알아볼 때는 완전히 선이 없는 애플의 에어팟 같은 이어폰을 후보군으로 정했다.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으니 에어팟이 제격일 것이나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망설여졌다. 쇼핑몰에 블루투스 이어폰을 검색해 보는데 머리만 더 복잡해졌다. 제품은 왜 이리 많으며 가격대는 또 천차만별. 그러다 주변 동료가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샤오미 이어폰을 보게 되었다. 가격은 2만원대인데 착용감이나 사용시간 등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하는데 큰 문제는 없어보였다. 디자인도 나쁘지 않았다. 보스 제품의 경우 이어폰 유닛 크기가 너무 커서 이어폰을 귀에 꽂았을 때 참 웃기다. 그런데 샤오미 제품은 아주 작으면서도 적당한 기능은 다 갖추고 있었다.

처음엔 이미 사용해봐서 음질이 일단 보증되는 보스 제품을 사려고 했다. 보스 사운드 스포츠 프리가 구매 후보였으나 역시나 너무 큰 크기로 인해 보류. 뱅앤올웁슨 제품은 너무 비싸서 패스. 브랜드도 유명하고 제품도 괜찮아 보였던 자브라, 제이버드 등도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서 패스. 일단 가격은 10만원 이하로 정하고 제품을 검색했다. 샤오미의 2만원대 이어폰의 소리와 기능이 생각보다 괜찮았던 것이 가격대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정말 듣도 보도 못한 회사들이 많았다. 그러던 중 눈에 띄는 제품을 발견했다. 역시나 듣도 보도 못했던 mifo O7이라는 제품.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충전 사용시간. 비슷한 디자인의 선 없는 대부분의 이어폰들은 한 번 충전하면 4~5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어폰 보관 케이스에서 충전을 하면 뭐 열 몇시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정도가 대부분의 제품들 스펙이었다. 그런데 이 녀석은 7시간에 케이스에서 충전을 하면 15번 충전을 할 수 있기에 105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방수까지.

나도 모르게 쇼핑몰에서 구매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ㅜㅜ 가격은 8만원. 샤오미보다는 2~3배 비쌌지만 그래도 8만원이면 나쁘지 않다 생각했다.

제품 박스와 박스를 연 사진이다. 이어폰, 이어폰 케이스 겸 충전기, 사용설명서/충전케이블/이어팁이 들어있는 박스. 이렇게 단촐한 구성이다. 뭐 다른 구성은 사실 있을 수도 없겠지.^^ 쇼핑몰 상품 설명에서 보던 것보다 케이스도, 이어폰도 크기가 더 작은 느낌이다. 일단 개봉 시 느낌은 만족.

충전케이블과 이어팁을 꺼내놨다. 일단 사용설명서를 간략히 살펴본 후 이어폰 충전단자에 있는 비닐을 벗기고 저케이스에 넣었다. 충전케이블을 케이스에 연결한 후 양쪽 이어폰을 케이스에 넣었다. 에어팟의 경우 이어폰들이 케이스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는데 이 제품은 이 부분에 있어선 좀 수준이 떨어졌다. 잘 매만져 넣어야 하했다.

일단 충전 케이스에 넣었다가 빼면 페어링 모드가 된다. 아이폰 블루투스 설정에 들어가니 mifo O7이 나온다. 탭하니 바로 연결되면서 이어폰이 연결되었다는 음성이 나온다. 이 제품은 양쪽을 사용할 수도 있고 각각을 따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한다. 양쪽 이어폰을 각각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회사같은데서 뭔가 몰래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거나 할 때 유용할 듯.

음질은 보스 사운드 스포츠 와이어리스에 비해 약간 부족한 느낌이다. 하지만 막귀인 내겐 가격대비 음질의 차이가 크다고 할 수 없는 정도다. 즐겨듣는 팟캐스트나 멜론에서 음악을 들어봐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8만원 정도의 음질은 충분히 한다고 생각한다.

이어폰을 착용했을 때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완벽히 귀에 고정된다고는 할 수 없으나 쉽게 떨어지는 수준도 아니다. 이어폰 크기가 작아서 귀에 넣으면 보스 제품처럼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괴물 느낌은 전혀 나지 않는다. 이어폰과 충전케이스 디자인은 꽤 감각있게 했다고 생각한다. 케이스는 금속재질이어서 상당히 고급스럽다. 퇴근길에 목도리를 두르고 이어폰을 끼고 버스에서 잠이 들었는데 뭔가 툭 하는 소리가 나서 깨보니 왼쪽 이어폰이 귀에서 빠져 떨어졌다. 다시 귀에 꽂고 이리저리 움직여보니 목도리에 왼쪽 귓볼이 눌리면서 이어폰을 밀어낸다. 이건 어쩔 수 없겠지. 아직 달리기나 조금 과격하게 움직이는 운동을 하지는 않아서 어떨지 모르겠으나 일단 일상생활을 하면서는 귀에서 잘 떨어지지 않을 것 같기는 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이어폰을 케이스에 넣었을 때 착!하고 달라붙는 느낌이 부족한 것. 그리고 케이스에 잘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스마트폰을 열어보니 이어폰이 아직 연결되어 있었다. 즉 이어폰이 케이스 충전단자와 정확히 밀착되지 않았던 것. 이어폰을 케이스에 넣을 때 신경을 좀 써야 하는 부분은 좀 아쉽다. 이 부분은 에어팟을 잘 벤치마킹하면 좋을 듯 하다.

디자인, 사용시간, 방수기능, 적당한 음질 모두 가격대비 만족스럽다. 이 제품 첫 느낌은 괜찮다. 보스 사운드 스포츠 와이어리스를 사용하면서 아쉬웠던 전원버튼 고무 부분의 내구성 문제 등도 이 제품에선 없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용시간이 훅훅 줄어든다든지, 스마트폰과 페어링이 잘 안된다든지, 연결이 끊긴다든지 등에 대해선 1년 정도 사용해 본 후 느낌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2016년 애플이 아이폰 7을 출시하면서 3.5인치 이어폰 잭을 없애버렸다. 아이폰 7을 구입하고 처음엔 아이폰에 포함되어 있는 번들 이어폰을 사용했었다. 그런데 충전 포트와 이어폰 포트를 함께 사용하게 되니까 충전하면서 이어폰을 사용할 수 없는 게 점점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사소한 불편함을 참지 못하고 블루투스 이어폰을 찾아보게 되었다.​

블루투스 이어폰은 일상적인 사용뿐만 아니라 운동을 할 때 특히 달리기를 할 때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을 고르고 싶었다. 당시 여러 회사에서 비슷한 모양과 기능을 갖춘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가격대도 몇 만원에서부터 수십만원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이 넓었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수많은 사용기들을 읽어보았지만 그것으론 선택을 할 수가 없었다. ​

그러던 중 음향기기들을 모아놓고 판매하는 오프라인 상점 하나를 발견했다. 지금은 이름이 가물가물 생각이 나질 않는다. 암튼 대학로, 강남 등에 상점이 있었다. 난 대학로에 있는 지점에 찾아갔다. 왠만한 회사 제품은 거의 다 갖추고 있었다. 하나하나 착용해보고 음질, 연결성, 편의성 등을 느껴볼 수 있었다. 그렇게 고른 제품이 보스 사운드 스포츠 와이어리스. 2016년 12월에 구입했다.



교체 받아서 2년 좀 안된 사운드 스포츠 와이어리스

이어폰은 달리기를 해도 귀에서 잘 빠지지 않았다. 뛸 때도 두 이어폰을 연결한 줄이 몸에 부딪쳐도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지지 않았다. 이 점이 참 좋았다. 음질 꽤 괜찮았다. 아이폰과 연결도 잘 되었고 끊기지도 않았다. 헌데 몇 달 사용하자 전원버튼쪽을 감싸고 있는 고무 부분이 들뜨기 시작했다. 달리기를 하는데 땀이 나면 그쪽으로 물이 들어가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충전을 해 놓은 이어폰을 켜는데 전원이 들어오지 않았다. 2017년 가을쯤이었다.​

A/S을 위해 남산 중턱에 있는 센터를 찾아갔다. 제품을 이리저리 살펴보시던 직원분이 전원부품쪽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하셨다. 다행히 구입 후 1년은 무상보증 기간이어서 그냥 새제품으로 교체해 주셨다. A/S센터가 멀고 제품을 교체하는데까지 며칠이 걸렸던 점은 좀 아쉬웠다. 제품을 사기는 참 편한데 고장났을 때는 엄청 불편하다. 사후 관리도 제품을 판매하는 것만큼 노력을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나. 뭐 암튼 새로 교체받아서 이어폰을 잘 썼다.

그렇게 2018년 11월 정도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사용해왔다. 스펙상 한 번 충전 후 5시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었다. 근데 귀에 꽂았을 때 이어폰이 좀 커서 프랑켄슈타인 스타일은 피할 수 없다. ㅠㅠ 그렇지만 꽤 만족하며 사용했다. 어허...그런데 이어폰 오른쪽 유닛을 감싸고 있는 고무가 또 다시 들뜨기 시작했다. 전원 버튼을 많이 사용하게 되는 구조이다보니 그것을 감싸고 있는 고무 부분이 반복되는 누름을 견디지 못하는 듯하다.



이렇게 되면 이번 여름철 달리기를 할 때 망가질 가능성이 클 것 같다. ㅜㅜ 20만원이 넘는 제품인데 2년을 못 버티는 내구성은 좀 만족스럽지 않다. 보스님 좀 도 내구성있게 만들어줘요. 이제 다시 블루투스 이어폰을 고를 시기가 온 것 같다. 요즘은 제품군이 더욱 다양해져서 2년 전보다 고르기가 훨씬 더 어려워졌다. 그래도 열심히 골라봐야지.

어떤 이유에서든지 #아이폰 전원을 끄고 싶은데 #전원버튼이 고장났다면? 아이폰을 10년째 사용하면서 아직까지 전원버튼이 고장난 적은 없지만 궁금하기는 하다. 전원버튼 없이 아이폰을 끌 수 있나? 있다.

1.설정에 들어간다.

2.일반으로 들어간다.

3.아래쪽에 #시스템 종료를 누른다.

4.밀어서 전원끄기 화면이 나온다.

​        

전원을 끈 다음 다시 켜려면? 전원버튼이 고장났는데 큰일났다. 켤 수 있을까? 있다.^^ 아이폰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면 된다. 허허. 10년을 쓰면서도 몰랐다. 물론 이럴 일이 없었으니 몰랐던 것이긴 하지만 재밌는 정보다.

참고: Michael Potuck, How to turn off iPhone with a broken power button, 9To5Mac.

안녕하세요, 시간입니다

작가
슈테판 클라인
출판
뜨인돌출판사
발매
2017.06.19.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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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12월이 되면 머리속에서 지나온 한 해를 돌아보라는 알람이 울립니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연초 새해 목표 목록을 아주 오랜만에 들춰보며 지나온 한 해의 성과를 가늠해 봅니다. ‘음, 이 정도면 잘 살았군’하고 스스로를 칭찬하기도 하지만 어떤 항목에선 ‘이걸 내가 썼나?’하고 놀라기도 합니다. 그리곤 생각합니다. ‘와, 진짜 시간이 빨리 지나갔네. 왜 이렇게 1년이 짧지?’ 연말연초엔 ‘시간’ 이야기를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왜 즐거운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갈까?”
“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빨리 흐르는걸까?”
“왜 이렇게 시간이 부족할까?”


아마도 다들 위와 같은 질문을 해 보셨을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이 점점 빠르게 흘러가버리는 것 같아 아쉬움이 커집니다. 게다가 왜 항상 시간은 부족한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궁금증에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시간과 삶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게 해 주는 책이 있습니다. 슈테판 클라인이 쓴 <안녕하세요, 시간입니다>를 보면 인간이 어떻게 시간을 경험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시간을 더 신중하게 활용할 수 있는지 조언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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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붙잡기 위해선 내면의 시간을 이해해야

저자는 시계가 돌아가는 시간과 내가 경험하는 시간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시간에 대한 느낌은 외부의 시간과 인간의 내면에서 생겨나는 현상이 결합되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시간을 잘 다스리려면 내면의 시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내면의 시간을 잘 다룰 줄 알게 되면 하루 24시간을 더 풍성하게 경험할 수 있다고 저자는 쓰고 있습니다. 정신이 없을 정도로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을 잡아두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는 매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귀중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그리하여 삶의 속도는 가끔 우리가 견디기 힘들 정도로 빨라진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스스로 시간에 대한 느낌을 조절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쫓기는 기분이나 평온한 마음도, 과거를 회상하며 느끼는 풍요로움이나 공허함도 외부 상황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10쪽)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여러 편리한 도구들의 도움으로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여유시간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현대인들은 왠지 항상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 이유를 저자는 참으로 매력적인 말로 표현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루하루를 ‘맞춤복’처럼 이용할 수 있는데 ‘기성복’처럼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딸깍딸깍 흘러가는 시계의 시간은 동일하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은 충분히 조절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시간을 경험하는 것은 우리가 바라는 것과는 정반대입니다. 즉, 즐거운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불쾌한 순간은 지독히도 깁니다. 그러면 어떻게 시간을 연장시켜 경험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주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시간 감각이 달라진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어떤 일에 몰두하면 시간이 지나는 것을 잊어버리고, 시간을 계속 의식하면 몇 초도 길게 느껴진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경험상 맞는 이야기 같습니다.

주의 집중 훈련으로 풍요를!

시간의 흐름을 조종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집중력입니다. 우리가 지루할 때 다른 데 주의를 돌려 시간을 짧게 느끼는 경우를 경험하기는 하지만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연장시키는 기술은 좀처럼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이 저자의 지적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이 기술을 터득해 외부에서 주어지는 정해진 하루 더욱 풍성하게 누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하면 내년 12월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덜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자는 주의집중 혹은 몰입 훈련을 통해 시간을 붙잡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단순한 예로 무엇인가에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살펴보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이를 테면 잡지를 볼 때 평소 보지 않던 세세한 부분까지 자세히 살펴보거나, 그림을 볼 때 아주 작은 부분들에까지 관심을 두고 살펴보는 것입니다. 저자가 지각훈련이라고 말하는 이 훈련을 통해 우리는 ‘지금’에서 더 많은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날마다, 순간마다 감각적 인상들을 더 많이 받아들일수록 시간은 더 풍요롭고 길게 느껴진다. 나중에 돌이켜 보면 활기찬 대화를 나누었던 1시간은 멍하니 몽상에 잠겼던 1시간보다 훨씬 길게 느껴질 것이다. 시간에 더 많은 생기를 불어넣음으로써 우리는 인생을 더욱 길게 느낄 수 있다.(중략) 온전한 현재에 사는 사람은 인생을 구성하는 순간들을 더 자세히 지각할 뿐 아니라 그런 순간들을 만끽할 수 있다.”(108, 109쪽)


나이와 비례하는 시간의 속도를 늦추려면

글의 서두에 던진 질문 중 나이가 먹을 수록 시간이 왜 빨리 흐르는지도 저자는 설명합니다. 우리는 정보의 양을 가지고 시간을 느끼는데, 새로운 것 혹은 변화를 많이 경험할수록 시간을 길게 느끼게 됩니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젊을 때 새로운 경험들을 많이 하게 되어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낍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경험은 평범해져 하루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가는 것 같아지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날아가는 듯한 시간을 붙잡고 싶으신가요? 언제든 풍성한 기억을 소환할 수 있도록 체험한 것을 메모하거나 사진으로 남기면 좋다고 합니다. 또 두뇌를 계속해서 사용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노년의 시간을 연장하고 싶은 분들은 “습관을 바꾸거나 새로운 습관을 들이는 것은 생명을 유지하고 우리의 시간감각을 새롭게 하는 유일한 수단이다.”라는 말을 기억하십시오.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항상 부족한 시간, ‘시간을 발견’해 채우다

현대인들은 거의 무한정으로 몰려오는 감각적 자극 속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향유할 시간이 부족한 것은 당연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많은 자극들에 주의를 계속 분산시킬 것인지, 아니면 향유할 수 있는 자극 몇 가지를 선택하든지. 하지만 사람들은 종종 일정표에 빈 공간이 없도록 시간을 빽빽하게 채우곤 합니다. 저자가 지적하듯 시간을 온전히 향유하지 못하는 경우 분주함과 공허감을 오가게 됩니다.

저자는 집중력 부족, 스트레스, 의욕부진 때문에 사람들이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제대로 쓸 줄 모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고도 했습니다. 이 세가지 원인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앞서 말한 ‘집중력 훈련’, ‘자신의 통제 하에 놓이는 시간 마련’, ‘적당한 동기부여와 선택’을 제안합니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매일 바쁘다. 우리는 어떤 일을 진정으로 만끽하기 위해 다른 일을 의식적으로 팽개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우리 사회는 욕망을 억누르는 대신 일깨운다. (중략) 그리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느끼는 기쁨보다는 시간이 부족하여 하지 못하고 남겨두는 일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큰 것이다.”(218-9쪽)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풍요로운 인생을 위해 ‘시간을 발견’하는 6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저는 이 여섯 가지 방법을 ‘지금’부터 연습해 보려고 합니다. 이 방법이 궁금하신 분들은 함께 책을 열어보시죠. 흐르는 시간을 잡아둘 수는 없겠지만 이전처럼 시간의 강물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고 시간의 강에 나룻배를 띄워 여행하듯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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