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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기업과 개인을 위대함으로 이끄는 원천 본문
마이크로 소프트, 애플, GE 등과 같은 세계적 기업들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 이들에게는 어떤 비밀이 있기에 이토록 성공적인 길을 걸어가고 있는가? 유명한 기업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질문들이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 수십 년간 연구하며 지속적인 대답을 해 온 저자가 이전 저작들의 연장선 상에 있는 이야기를 들고 다시 찾아왔다. 과연 위대한 기업들의 성공 뒤에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같은 상황속에서도 어떤 기업 혹은 리더들은 살아 남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성공하는 것을 넘어 번창하고, 오래도록 지속되는 기업을 만들어 간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성공을 일궈낸 기업들을 찾아서 다른 이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그들은 이러한 성공적 기업군들이 동종 업계에 비해 10배 이상의 성과를 냈던 것에 착안해 10X라는 이름을 붙였다. 저자들은 성공적 기업들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할 수 있었던 방법 혹은 원천이 무엇인지를 데이터를 통해 보여준다. 단, 이 연구가 2002년까지의 특정 기간 동안에 이루어진 것과 대조 연구를 통해 수행되었다는 것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대조 연구란 위대한 기업들이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위대한 기업들이 비교 기업들과 달리 무엇을 공통으로 갖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춘 것을 말한다. 저자들은 성공적인 기업과 비교 기업을 치밀한 분석을 통해 선정한 후 이들에 대한 역사적 데이터를 분석해 다양한 사실들을 찾아냈다. 그 중에는 일반적인 생각을 벗어나는 것들도 많이 있었다. 이 연구는 경영에 대한 연구라기보다는 좋은 조직을 위대한 조직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원칙에 대한 연구라 할 수 있다.
저자들은 책의 도입부에서 유명한 아문센과 스콧의 이야기를 통해 "왜 한 명은 극한의 상황에서도 눈부신 성공을 거둔 반면 다른 한명은 목숨조차 보존하지 못했을까"라는 질문을 제기한다. 아문센과 스콧이 처한 상황은 동일했지만 그에 대한 행동이 달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문센은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하며 경험을 쌓았지만 스콧은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10X리더들은 계속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을 맞을 것이라는 사실,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세상의 중요한 측면들을 통제할 수도 정확히 예측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통제할 수 없는 상황과 기회가 성과를 결정한다는 생각은 거부한다. 그들은 자신의 운명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자신이 지려고 했다." (p.35)
저자들은 10X기업을 이끈 이들을 10X리더라 칭하고 그들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그들은 광적인 규율, 실증적 창의성, 생산적 피해망상이라는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10X리더들은 광적인 규율을 통해 10X기업이 계속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하고, 실증적 창의성을 통해 활기 넘치는 기업을 만들고, 생산적 피해망상으로 기업이 살아 있는 것처럼 했다. 여기에 더해 이들은 이전 짐 콜린스가 역설했던 5수준의 리더가 갖추었던 야망을 가지고 동기 부여된 이들이었다. 이후 저자들은 이와 같은 덕목들에 대해 조금 더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규율이란 '일관성 있는 행동'이다. 가치, 장기적 목표, 행동기준, 일처리 방식 등에 있어서 시간이 지나도 계속 일관성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또한, 자신의 가치관과 행동기준, 장기적 목표를 거스르는 압력이 들어왔을 때 그것을 거부할 수 있는 정신적인 독립을 말한다. 저자들은 이러한 독립심의 기반이 경험에 의거한 실증적 태도로부터 생겨난다고 주장하다. 실증적이라는 말은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변덕, 전통적 방법이나 권위,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의지하는 대신, 직접 관찰하고 실험하며 중거자료를 살펴본다는 뜻이다. 10X 리더들은 분석이 아니라 실증을 토대로 결단력 있게 행동하였다. 하지만 그들도 갑자기 다가올 위협을 계속 두려워했고 계속해서 그것에 대비했다. 이들은 상황이 나쁠 때뿐만 아니라 좋을 때도 극도의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이 과도한 듯한 걱정이 10X리더들에게는 효과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다. 두려움으로 인해 광범위하게 준비하고 명료하게 생각해서 행동하게 된다면 두려움은 훌륭한 기능을 하는 것이다. 이것을 저자들은 '생산적 피해망상'이라 표현했다. 이러한 세 가지 행동양식에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사람들을 깊이 매혹시킬 만큼 가치가 있는 야망, 자신까지도 뛰어 넘는 큰 목적을 위한 야망이었다.
지속적인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이루고 싶은 야망과 절제하는 자기통제 둘 다를 갖출 필요가 있다. 저자들은 이것을 20마일 행진이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즉, 하루에 걸을 수 있는 적당한 거리를 정해놓고 꾸준히 목표를 향해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것은 어려운 시기에 꾸준히 높은 성과를 내야 하는 불편함과 경기가 좋은 시기에 자제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함을 의미한다. 20마일 행진은 역경에서 가시적 성과를 얻게 하여 자신감을 심어준다. 또한 혼란스럽고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앞으로 나아가도록 해 주는 연결고리를 잡을 수 있게 해 준다. 바람직한 20 마일 행진은 분명한 성과 기준, 자기 규제, 해당 기업의 특성에 맞는, 대체로 통제 범위 내에서 달성할 수 있는, 적절한 타임 프레임을 갖는, 기업 스스로 부여할 것, 꾸준히 지속해서 달성할 것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급변하는 세상에선 혁신이 성공의 가장 큰요인일 것이라는 일반적 예상과는 달리 10X기업의 결정적 성공 요인은 혁신이 아니라 창의성과 규율의 혼합이었다. 필요한 최저 한계점의 혁신 이후에는 적정한 가격으로 신뢰성 있게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 성공 요인이다. 올바른 혁신을 실행하는 것을 총 먼저 쏘고 대포 쏘기로 표현할 수 있다. "우선 무엇이 성과를 내는지 확인하기 위해 총을 쏜다. 그리고 이를 통한 실증적 토대 위에 자신감을 얻게 되면 자원을 집중하여 대포를 발사한다"(p.115) 애플의 성공 스토리에서도 앞날을 예측하는 천재성보다는 실증적 확인에 기반을 둔 작은 걸음의 반복적인 과정이 성공의 토대가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광적인 규율과 실증적 창의성의 결합이 한방의 혁신보다 성공에 더 가깝게 한다.
광적인 규율, 실증적 창의성과 함께 생산적 피해망상은 예기치 못한 위기 상황에서 기업이 살아 남을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발생확률은 낮지만 큰 혼란을 초래하는 사건을 말하는 블랙스완은 언젠가는 100%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이것에 대비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생산적 피해망상이다. 10X기업들은 대체로 보수적이고 신중한 자금 운영 전략을 사용했다. 또한 이들은 더 보수적이고 위험 회피적인 방법으로 회사를 이끌었다. 생산적 피해망상을 가진다는 것은 숨은 위험을 인지하고 혹시 모를 붕괴를 경계하지만 불안과 불확실성을 없애려고 빠르고 즉각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변화를 감지했을 때는 멀리 떨어져서 살피며 이 변화의 속성이 파괴적으로 변하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있을지를 신중히 따져보는 것이다. 이후 반사적 행동을 자제하고 엄격히 그리고 시간을 가지고 살펴본 후 결정하고 결정적 순간에는 최선의 실행을 위해 완벽하고 집요하게 몰두한다. "인생의 모든 시간이 평등한 것은 아니다. 삶에는 더욱 중요한 순간들이 있다."(p.167)10X 리더들은 평소보다 훨씬 중요한 순간들, 즉 우리가 붙잡거나 놓쳐버릴 수 있는 순간들을 위해 준비하고 그 순간을 알아보고 기회를 잡고 인생울 걸고 최선을 다한다. 그들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가장 전력으로 임한다.
저자들은 극한 상황에서도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고 높은 성과를 이어갈 수 있게 해주는 방법으로 지속적 경영 방식인 SMaC(Specific, Methodical, Consistent) 레시피를 제안한다. 이 레시피의 가치를 가장 잘 증명해 주는 사례로 애플의 몰락과 부활을 들고 있다. 애플은 그들의 부활기에 초창기 실천항목들을 되살려냄으로써 다시 생명을 불어넣었다. 중요한 것은 레시피의 효과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충실히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규율이다. "평범한 이의 특징은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늘 우왕좌왕하는 것이다"(p.189) 그렇다고 SMaC레시피가 불변하는 것은 아니다. 숙고 끝에 중대한 변화라는 판단이 서면 그에 대해서는 과감한 선택을 실행에 옮기면서 동시에 그 동안의 일관성은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10X 기업들의 특징은 일관성과 변화를 동시에 추구하며 실행했다는 것을 저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재미 있는 부분은 '운'을 연구한 것이다. 저자와 연구팀은 혹시 10X 기업들이 비교기업들에 비해 더 운이 좋았던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을 품고 운의 역할에 대해 고찰하였다. 저자들은 지금까지 정확하게 정의되지 않았던 운을 세 가지 조건으로 정의하였다.
(1) 사건의 어떤 중요한 측면이 기업 내 주요 행위자들의 행동과 대부분, 혹은 완전히 독립적으로 일어난 사건
(2) 기업에 중요한 결과(좋거나 나쁘거나)를 초래할 수 있는 사건
(3) 예측 불가능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사건
이러한 정의 하에 10X기업과 비교 기업들에 개입되었던 운을 비교분석한 결과 두 기업들 모두 비슷한 수준의 운을 경험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또한, 10X기업이 초기에 중요한 영향을 준 운을 경험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있었지만 분석 결과 운의 시간적 개입도 비슷했다. 이 두 기업군의 진정한 차이점은 운 자체가 아니라 운으로 무엇을 했느냐였다. 10X기업들의 성공을 이뤄낸 것은 사람들이었다.
저자들은 기업의 성공을 결정하는 것은 외부적 환경이 아니라 사람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기업들뿐만 아니라 개인들에게도 환경과 행운은 비슷하게 주어진다. 위대한 성과를 이룩한 사람들의 특징은 비슷한 조건을 더 잘 활용했다는 것이다. 10X 리더들을 남다른 인물로 만들어준 것은 중대한 순간에 운으로부터 높은 수익을 얻어낼 수 있었던 능력이었고, 이 능력은 엄청난 증식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저자들은 운을 바라보는 두 가지 극단적 관점 즉 운이 성공의 전부였다는 관점과 운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는 관점을 둘 다 지지하지 않는다. 운으로부터 높은 수익률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운이 따르는 사건에 일상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열성적으로 자신을 내던져야 하며 이런 태도를 항상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어떻게 불운을 활용하고 불운이 정신적 감옥이 되는 것을 막으며 이제껏 없었던 최고의 기회로 바꾸느냐이다. 이것이 바로 10X 리더들의 행동이다."(p.233)
"위대함은 어떤 환경에 놓여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보다 신중한 선택과 규율 있는 실행의 문제라는 사실이다. 혼돈과 불확실성의 세계에서도 어느 기업을 진정 위대하게 만드는 요인은 그 기업의 사람들 손에 달려 있다. 그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가 아니라 그들이 무엇을 어떻게 잘하느냐가 중요하다"(p.244)
이 마지막 문단에 저자들이 말한 위대한 기업과 위대한 성과를 보였던 개인의 핵심적 특징이 잘 표현되어 있다. 기업과 개인을 위대함으로 이끄는 비밀이 공개되었다. 이제 이것을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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