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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르디플로 (24)
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2011년 11월호에서 구글에 관한 아주 흥미로운 기사를 발견했다. 구글이라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검색 서비스는 거의 매일 이용한다고해도 과언이 아닌데, 정작 구글이라는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었다. 그냥 대략 광고 수입이겠지 정도로 생각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르디플로 기사를 통해 나 개인적으로는 전혀 몰랐던 세계를 알게 되었다. 구글 창업자들의 창의적인 발상에 한편으론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론 두려운 생각도 들었다. 구글은 인터넷에 무한정 널려 있는 것 같은 정보의 바다에서 검색을 효과적으로 해내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리고 이것을 사업화시켰다. 이들의 검색 연산법도 뛰어나다 생각되지만 더 놀라운 것은 그 동안 상품화의 대상으론 여겨지지 않았..
우리는 어떤 사회체제에서 살아가고 있는 걸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주된 체제는 명목상으로는 자유주의, 민주주의인 것 같지만 실제는 자본주의라고 하는 것이 더 맞는 말이다. 정말 거의 모든 것이 자본화되는 사회. 이곳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진정한 사회체제이다. 이러한 체제 하에서 국가 혹은 정부는 시민들의 마땅히 누리고 또 시민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공공 서비스와 공유 재산을 자본에 팔아먹고 있다. 신자유주의라는 괴물이 전 세계를 지배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공공 부문의 민영화작업, 다시말하면 자본에 팔아먹는 작업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 선진국들에서 진행된 민영화의 결과가 실패로 돌아갔음이 명백해졌음에도 뒤늦게 그들을 흉내내려고 하는 한국 정부는 실패의 결과는 외면한 채 선진국들에서 그렇게 하기 때문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1년 12월호 기고문 중 눈에 띄는 기사가 하나 있다. 미국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정시 질환과 그 치료에 관한 불편한 진실을 말하고 있는 글이다.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SM: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이라는 것의 영향력이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것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이 DSM은 미국정신의학협회에서 만들어지는 정신장애 진단을 위해 작성되는 통계 편람이다. 이 통계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정말 많음에도 이른바 '제약 자본'에 의해 이것의 영향력은 커져만 갔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기고문에서 말하는 DSM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살펴보자. 필자의 의견에 상당..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2011년 12월호에서 관동대 박창근 토목학 교수는 4대강 사업이 가진 진실에 대해 다시금 쓰고 있다. 예전부터 4대강 사업을 적극적으로 반대해 왔던 박 교수가 토목 전문가 입장에서 쓴 글이라 믿을만 하다고 생각된다. 이 기고문에서 박 교수는 4대강 사업을 잘못된 설계와 부실시공으로 인해 실패한 사업이라고 단정지어 말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의 목표는 홍수 방어, 물 확보, 수질 개선이었는데 홍수는 4대강 사업 구간이 아닌 지천에서 발생하고 있고, 확보된 물은 사용처가 없으며, 보에 물을 저장하면 썩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은 애초 목표가 잘못되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업을 자신의 임기 내에 완료하기 위해 명박 정권은 정말 미친듯이 이 사업을 추진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2011년 10월호에 실린 하승수 변호사의 '녹색이 진보통합에게'라는 기고문을 읽으며 나도 그와 비슷한 상상을 해 보게 된다. 하승수 님은 그의 글에서 진보의 재구성이 계속해서 실패해 왔던 이유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실패의 원인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승수 님은 기존 진보의 재구성 논의가 (1) 성장주의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즉 탈성장에 대한 핵심적 담론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2) 탈핵에 대한 논의를 중점을 두어 추진하지 못했다 라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진보의 재구성 논의에서는 과연 누가 진보를 재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주체가 상실되어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의견에 매우 동감하고 있다. 기존의 진보 세력들은 이러한 논의 없이 기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2011년 10월호에 실린 '아파트 경비원의 노동경제학'이라는 글을 보며 서글퍼졌다. 이 글을 통해 대한민국의 최저임금을 확인했다. 2012년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논쟁이 있었던 것을 스치는 뉴스로 접하긴 했었지만 실제 금액을 확인해 본 것은 처음이다. 이 글에 따르면 2011년 시간당 최저임은은 4,320원이다. 하루 8시간이며 34,560원이고 주 40시간씩 한 달을 일하면 902,880원이다. 2012년 시간당 최저임금은 4,580원이라고 한다. 90만원을 가지고 한 달을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최저임금의 수준이 정말 현실성이 있는 것일까? 최저 임금도 이렇게 적게 느껴지는데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 단속직 노동자라고 하는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이 최저임금법마저도 적용되지 않..
여성해방 운동가인 에마 골드만이 1906년에 쓴 글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9월호에서 읽을 수 있다. 한 세기가 지났는데도 여성해방에 관한 이 식견과 통찰에서 더 나아갔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녀가 주장했던 논지들을 따라가다 보니 그녀가 그 당시 얼마나 혁명적인 운동가였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그녀는 남녀 혹은 개인간의 평화와 조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균등화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자기 자신이 되면서도 타인과 화합할 수 있느냐에 두었다. 이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해하는 것이 된다. 그녀는 여성의 진정한 자유 혹은 해방이 어디에 놓이느냐에 관심을 가졌다. 그 당시 부르짖던 여성 해방에서 진정으로 해방되어야 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주장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의..
최근 몇 년간 이어지고 있는 경제적 위기로 인해 세계화라는 유토피아를 찬양하던 소리들은 잦아들고, 탈세계화를 향한 논쟁들이 점화되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2011년 10월호에서는 탈세계화, 탈자본주의화에 대한 논쟁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 프랑스 보르도 4대학 전임강사인 장마리 아리베는 '금융 투자자에게 최대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한편, 노동력 가격은 끊임없이 인하하는 방향으로 자본구조가 변화해왔음'을 지적한다. 이로 인해 세계 각 국가의 복지/조세 시스템이 경쟁관계에 놓였다. 이것이 바로 '세계화'라는 말의 의미이다. 장마리 아리베는 1980년대 초부터 형성된 이와 같은 자본구조는 2000년대부터 실질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고, 이런 근본적인 자본구조의 취약성이 현재의 경제위기를 낳게 한 근본 ..
경제라는 말을 떠올리면 나도 모르게 주식시장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나뿐일까? 금융 부문은 이제 경제분야에 가장 큰 덩어리가 되어 버린 듯 하다. 가장 큰 덩어리여서 그것이 곪아 썩어도 떼어버릴 수 없게 된 것 같다. 금융 부문을 자유롭게 해 주는 선진 시스템이 커다란 실패를 경험한 지 어언 3년이 지났다. 최근 연이어 보도 되고 있는 유럽의 재정 위기, 미국의 신용 등급 강등 등의 소식은 꼭 3년 전의 데자부를 보는 듯 하다. 그 당시 위기를 초래하게 한 금융계 거목들은 잠깐 동안 참회하며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는 듯 했으나, 그들은 여전히 건재하고 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2011년 9월호에 실린 미국 버클리대학 교수인 이브라임 와르드의 글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브라임..
한국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아래에 있는 것일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8월호 한국 특집 기사에는 '조폭 형님이 된 국가와 자본'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이 실렸다. 이 글에서 저자인 김동춘 님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폭력이 아닌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교환,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법과 사법기구에 의해 움직이는 체제'라고 말하고 있다. 이 때 '폭력은 공권력만이 배타적으로 사용하고, 군과 경찰 등 억압기구는 전쟁이나 국가의 큰 위기 상황에서만 가동한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 사회를 바라보고 있자면 법과 공권력을 대체하는 사설 폭력이 횡행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공권력의 보호 아래 용역 업체들이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용역이라는 이름의 폭력 회사가 등장하는 곳은 주로 건설 현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