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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맛있는 책읽기 (275)
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너라는 우주를 만나작가김경아출판IVP발매2018.02.22.평점리뷰보기 이따금씩 아내는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들로 저를 불편하게 합니다. 요즘에도 그렇지만 결혼하기 전 연애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여자친구였던 아내는 어느 날 제게 물었습니다. “우리 결혼하면 입양하는 건 어때?” 결혼도 안했고 아이를 낳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입양이라는 주제는 제게 너무나 먼 주제였습니다. 특히나 현재에 충실한 성향을 가진 제게는 더욱. 그래도 물음에 답은 해야 하기에 힘겹게 상상을 해 보고 제가 했던 대답은 ‘입양을 한다고 해도 그 아이를 내가 낳은 아이만큼 사랑할 자신이 없다’였습니다.(사실 제가 낳지도 않았네요. ‘제 정자를 제공해 잉태되고 아내가 낳은’이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겠네요) 그 동안 ..
당신은 지루함이 필요하다작가마크 A. 호킨스출판틈새책방발매2018.01.02.평점리뷰보기 “우리 사회는 산만함이 임계점에 도달했다. 의미를 애타게 갈구하지만,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오락과 몰입에 중독된 나머지, 인생을 의미 있게 느끼기 위해 더 많은 갈등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지금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세상만사와 치르는 끊임없는 전쟁은 나날이 악화되기만 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의미와 몰입 대상을 찾고, 무엇인가에 매달리려는 잠재의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얄궂게도 주의를 흩뜨리는 온갖 것들 때문에 진정으로 의미 있는 인생을 찾고 만들어 나갈 기회가 사라진다.”(135쪽) 마크 A. 호킨스의 책 에 나오는 대목입니다. 우리 사회와 우리의 모습을 아주 정확히 표현했다 생각합니다. 많은..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작가오연호출판오마이북발매2018.02.23.평점리뷰보기 세계 행복의 날이 있는걸 아시나요? 유엔(UN)은 2012년부터 3월 20일을 세계 행복의 날(International Day of Happiness)로 정하고 세계행복보고서를 발표해왔습니다. 유엔 자문기관인 SDSN(Sustainable Development Solution Network)에서 작성하는 이 보고서는 1인당 GDP, 사회적 지원, 건강 수명 기대치, 인생 선택의 자유도, 관용, 정부와 기업의 투명성 등에 대한 자료와 설문응답을 기초로 작성됩니다.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보고서를 행복에 대한 절대적 평가로 여기기보다는 사람들이 행복하다 느낄 수 있는 기본적인 ..
만화 9급 공무원작가Sepia출판필로소픽발매2018.01.31.평점리뷰보기 88만원세대에서 9급 공무원 세대까지 10여 년 전 우석훈, 박권일님은 라는 책에서 취업난을 겪으며 어렵게 직장을 구해도 대부분이 비정규직인 청년 세대를 ‘88만원 세대’라 불렀습니다. 88만원은 어린시절에 소위 IMF 시대를 겪으며 불안한 미래를 맞이했던 세대가 비정규직으로 일하게 될 때 받을 것으로 추정되는 급여액이었습니다. 우리나라가 IMF 시대를 극복해가는 과정에선 신자유주의라는 괴물을 받아들여 경쟁은 격화되고 고용은 더 불안정해졌습니다. 구제금융 시대를 지나 힘겹게 회복해가던 경제는 2008년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또 한번 휘청거립니다.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성역없이 구조조정을 감행하는데, 구조조정의 대부분은 인력감축이었..
악어 프로젝트작가토마 마티외, 토마 마티출판푸른지식발매2016.06.01.평점리뷰보기 대화 1. 아내: 어두운 골목길을 걸어갈 때 무서워. 특히 뒤에서 남자가 걸어올 땐 더.나: 너무 예민한 거 아냐? 남자들이 다 성폭행범도 아닌데. 우리 나라는 밤에 다녀도 안전하잖아. 대화 2. 아내: 아까(밤 늦은 시간) 집에 오는데 어떤 취객이 치근덕거렸어. 정말 불쾌해.나: 그러게 왜 그렇게 늦게 다녀. 아내가 이야기하는 두렵고 불쾌한 경험을 전혀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제 반응에 아내는 얼마나 어이가 없고 열받았을까요. 그때를 생각하면 부끄럽고 아내에게 한없이 미안합니다. 남성 중심 사회를 살아왔던 제겐 밤늦은 거리도 꽤나 안전하게 느껴졌고 길거리를 다니면서 불쾌한 경험을 할 일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성폭력..
모든 것이 되는 법작가에밀리 와프닉출판웅진지식하우스발매2017.11.30.평점리뷰보기 “이 책은 하나의 집중 대상을 선택하고 나머지 다른 관심사들은 포기해야 하는, 그런 상황을 원치 않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아울러 새로운 것을 배우고 창조하며 여러 정체성 사이를 오고가는 데서 기쁨을 찾는, 별난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10쪽)에밀리 와프닉이 쓴 이 누구를 위한 책인지는 위 두 문장에 아주 명확하게 나와 있습니다. 세상에 흥미로운 일들이 너무 많아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 어려운 사람들, 과연 내게 적성이라는 게 있을까 의심스러운 사람들, 뭔가 하나를 꾸준히 할 수 없어서 종종 좌절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큰 용기를 줄 것입니다. 어린 시절 어른들로부터 흔히 들었던 ‘커서 뭐가 되고 싶니?’, ..
리처드 파인만작가크리스토퍼 사이크스출판반니발매2017.02.10.평점리뷰보기 1918년부터 1988년까지 70년 생애를 화려하게 살다간 독보적인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 2월 15일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30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파인만이 남긴 과학적 성과와 업적들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골치아픈 물리학보다는 리처드 파인만이라는 사람과 그가 살았던 인생의 자취를 돌아보는 것이 더 흥미롭습니다. 유별나면서도 한편으론 평범하기도 했던 파인만의 인생을 추억하기 위해 이 책 을 선택했습니다. 영국 출신 다큐멘터리 제작자 크리스토퍼 사이크스는 파인만의 인생 이야기를 다룬 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바 있습니다. 이 책은 그가 1981년에 제작했던 이 다큐멘터리와 BBC TV에서 방영했던..
누가 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가작가마이클 만, 톰 톨스출판미래인발매2017.06.05.평점리뷰보기 2050년에 지구는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요? 올해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에서 다시 한 번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을까요? 날로 가속화되는 지구온난화로 과거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도시들 20곳 중 9곳에서는 2050년 이후에 동계올림픽 개최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있었습니다.(캐나다 온타리오 워털루대학 연구진) 다행히 평창은 2050년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2.2도 상승할 경우를 가정해도 동계올림픽은 치룰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구 전체를 생각하면 결코 다행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최근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러시아의 소치, 캐나다의 밴쿠버 등은 동계올림픽 다시 개최할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나는 죽을 권리가 있습니다작가나가오 가즈히로출판심포지아발매2017.11.29.평점리뷰보기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 치료가 불가능한 병에 걸려서 앞으로 살 수 있는 날이 1년, 6개월, 아니 3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는 판정을 받는다면 어떻게 할까요?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생각해 봅니다. 병상에서 혹시 모를 가능성을 붙잡고 치료를 받으며 살아갈까, 아니면 병원을 나와 고통을 견디며 죽음이 찾아올 때를 기다릴까? 하루에도 수십 번씩 햄릿이 했던 저 말을 되뇌일 것 같습니다. 선택지가 많지도 않고 어떤 선택을 해도 고통스러울 듯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임종을 앞둔 사람들에게 선택지가 하나 더 주어집니다. 다음달 4일부터는 임종을 앞둔 사람들이 의미 없는 연..
100℃작가최규석출판창비발매2009.06.05.평점리뷰보기 “파헌철 군독타!!” ‘파쇼헌법 철폐하고 군부독재 타도하자!’라는 구호의 줄임버전입니다. 이젠 대한민국 어떤 시위 현장에서도 이런 구호는 들을 수 없을 것입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대한민국은 군부의 독재를 무너뜨리고 형식적인 민주화를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이 민주화 운동 이후로도 대한민국 국민들은 진보와 퇴행을 오가며 자신들의 대표자를 선택하면서 많은 부침을 겪어왔습니다. 6월 민주항쟁 이후 30년이 지난 2017년. 더 이상의 퇴행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다시금 끓어오른 민주 시민들은 새로운 국민의 대표를 선택하고 또 다른 차원의 민주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때마침 30년 전 대한민국 시민들의 투쟁 모습을 그린 영화 도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