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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인연 - 3판 피천득 | 샘터 | 2007-12-20 하얀색 바탕 한 가운데에 놓인 진주 조개 하나. 살짝 벌어진 진주조개 안에 단아하게 놓여 있는 진주 하나. 피천득님이 쓴 인연이란 수필집의 표지다. 이렇게 단촐하면서도 책을 잘 표현한 표지가 또 있을까 싶다. 한장 한장 넘기면서 나타나는 아름답고 신선한 수필들을 읽어가며 느껴지는 것은 노인 피천득님의 젊음이고, 표지의 진주와 같은 단아하면서도 기품이 있는 아름다움이다. 어쩜 이리도 아름답게 글을 쓸 수 있는 것인지. 피천득 선생은 '그 동안 나는 아름다움에서 오는 기쁨을 위하여 글을 써 왔다'라고 쓰고 있다. 책이 만들어지고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인연이라는 수필집을 통해 아름다움에서 오는 기쁨이 무엇인지 공감하게 된다. 나는 인연이라는 책을 통해 ..
재즈의초상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사상사 | 2006-12-22 재즈(jazz). 지금은 음악의 한 장르가 되었지만 여전히 재즈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한마디로 대답하기가 참 어렵다. 평소 재즈라는 장르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나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재즈의 초상'은 재즈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나를 광활한 재즈의 세계로 초대하였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상실의 시대 등 유명 소설을 써왔던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저자에서 뿐만 아니라 책의 제목에서도 호기심이 생겼다. 음악과 초상, 아니 음악의 초상이라니? 이 물음은 책 표지를 넘겨 목차를 보자마자 바로 해소가 되었다. 책의 목차에는 유명 재즈 뮤지션들의 그림과 그들의 이름이 함께 실려 있었다. 와다 마코토가 그린 재즈 뮤지션들의 모습을 보며 무..
이야기의 힘 EBS다큐프라임이야기의힘제작팀 | 황금물고기 | 2011-09-30 어느 인류학자가 인간을 호모나랜스라고 표현할 정도로 이야기는 인간들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다. 이야기는 인간들에 의한, 인간들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전통적으로 구전되어 내려오던 동화, 과거 선조들의 역사 등 이야기 그 자체로 있어왔으나 최근에는 스토리텔링이라는 이름으로 비즈니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건이 되고 있다. 이야기가 있는 제품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그로 인해 사람들은 기꺼이 자신들의 지갑을 열기까지 한다.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감성적으로 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게까지 하는 신비한 힘이 내재되어 있다. 과연 이야기는 어디로부터 기원하는 것일까? 그리고 어떤 이야기가 힘을 가지게 되는 ..
생각의 탄생 (양장본) 로버트 루트 번스타인, 미셸 루트 번스타인 | 에코의서재 | 2007-05-02 창조성 혹은 창의력은 일부 천재들만의 것일까? 지금까지도 매우 유명한 과거의 천재적 인물들과 같은 이들에게만 창조적 능력이 주어진 것일까? 역사속에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매우 뛰어난 성취를 이뤄낸 이들이 많이 있다.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 생각했기에 그러한 일들을 해낼 수 있었을까? 각자의 분야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낸 이들에게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역사속 창조적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그들에게서 발견되는 공통적인 사고방식을 찾아내 정리한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이 책 '생각의 탄생'의 저자인 로버트 루트번스타인과 미셸 루트번스타인이다. 이 두 저자는 과학, 문학, 미술, 음악 등 매우 ..
하버드 글쓰기 강의 바버라베이그 | 에쎄 | 2011-06-07 글쓰기. 쉽게 생각하면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이지만 막상 시도해보면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하루에도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신간의 물결들을 바라보면서 한 번 쯤은 나도 책 한 권 써볼까 생각해 본 경험이 다들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재미 있는 책을 만나 기분이 좋아지거나 감동을 받게 되면 나도 이런 글을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그런데 막상 글을 써 보려고 하면 생각한 것 만큼 수월하게 써지지 않는 경험을 하곤 한다. 답답한 경험이다. 이런 답답함 끝에 글쓰기라는 것을 언제 배웠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게 된다. 글쓰기에 대한 처음 기억은 초등학교 시절 매 방학마다 ..
스캇펙박사의평화만들기 M.스캇펙 | 열음사 | 2006-11-06 더욱 더 개인화되어가는 사회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공동체라는 말은 단어 자체만으로도 애뜻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나는 공동체라는 말을 들으면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 나의 어린 시절에 자그마한 농촌 마을에서 지내던 때가 떠오른다. 각각의 가정이 다른 집에서 살고 있었지만 마을이라는 하나의 테두리에 묶여서 서로 도우며 일하였고, 각 가정에서 일어나는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었으며, 때로는 서로의 생각이 다름으로 인해 다투기도 했다. 하지만 다투던 사람들은 어느 새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문제를 풀어갔던 그 시절이 공동체라는 단어를 생각할 때 생각이 났다. 하지만 스캇 펙 박사의 공동체 이야기에서는 이와 같은 나의 개인적 경험..
사람을 꿈꾸게 만드는 경영자 이사도어 샤프 | 지식노마드 | 2011-06-30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사람을 꿈꾸게 만드는 경영자'라는 제목에서 우선 호감이 갔다. 그리고 '포시즌즈'이라는 이름에서도 호감을 느겼다. 내가 신혼 여행에서 묶었던 리조트가 바로 포시즌즈였기 때문이다. 그 때의 정갈하고 깨끗했던 객실과 주변환경, 우리를 대하던 직원들의 표정과 친절함, 그리고 기대하지 않았던 서비스의 제공 등으로 인해 개인적으로 매우 호의를 가지고 있었던 브랜드였다. 이 책은 이런 호텔 그룹의 창업자인 이사도어 샤프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렇기에 책을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이사도어 샤프의 성공은 매우 단순하지만 실행하기는 어려운 하나의 원칙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이 원칙을 이사도어 샤프..
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 이레 | 2006-08-30 몇 년 전 알렝 드 보통이라는 이름의 작가를 알게 되어서 번역되어 나오는 그의 책들을 찾아서 읽었다. 어느 날 책꽂이를 보다가 익숙한 이름이 적혀 있는 얇은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알렝 드 보통의 책이었는데 '동물원에 가기'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처음 알렝 드 보통을 알게 되었을 때 보기는 했던 책이었는데 그 때는 읽지 않았던 책이었다. 표지를 넘겨보니 영어 원제는 On seeing and noticing이라고 되어 있었다. 동물원에 가기는 아홉 편의 짧은 에피소드들 중 하나였다. 번역자 혹은 출판한 사람들은 이것을 번역서의 제목으로 삼을 만큼 주목해서 본 듯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의 아홉 가지 에세이 중에서 어느 에피소드라도 제목으..
가치란 무엇인가 짐월리스 | IVP(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 2011-04-19 전 세계를 충격에 빠지게 했던 한 사건이 이제는 점차 잊혀져 가고 있다. 거대 금융 시스템의 실패로 일어났던 세계 금융 위기로부터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적 경제위기를 통해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었을까 생각해 볼 때 여전히 우리는 지나간 위기로부터 배운 것이 없어 보인다. 상당히 많은 부분들이 경제위기 이전의 모습들로 그대로 회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인 짐 월리스는 우리들과 같지 않다. 이는 지난 경제위기로부터 새로운 경제를 위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굉장한 통찰을 제공해 주고 있다. 짐 월리스는 '시장' 또는 '자유시장'을 하나님처럼 여겼던 우리의 가치..
히든 헤더 구덴커프 | 북캐슬 | 2011-06-02 인간은 혼자 살기 힘든 존재다. 강하게 말하자면 혼자 살 수 없는 존재다. 좋은 것이든 별로 좋지 않은 것이든, 혹은 나쁜 것이든 간에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영향을 받는다. 인간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은 보편적으로 가족, 또는 가족의 형태를 띤 집단 일 것이다. 그 안에서 기본적으로 형성된 인성 또는 성향이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근본적인 '나'를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한다. 그러나 인간은 로봇이 아니다. 많은 변수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다. 상황과 환경 속에서 받아 온 영향들을 쉽게 떨쳐내기란 어렵지만, 노력과 도움 속에서 변화되고 좋아질 희망이 있다. 그것은 부모와 형제 가족이라는 이름의 울타리 외에서도 찾을 수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