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아이폰7
- 애플워치
- 구스범스
- The imiation game
- 영어회화
- Goosebumps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 글쓰기
- 애플
- 애플신제품
- 이근철의 굿모닝팝스
- 지구대충돌
- 르디플로
- Zootopia
- 굿모닝팝스
- 씀
- 이미테이션 게임
- 직장생활
- 서평
- 리더십
- 아이스에이지
- 아이폰
- 이근철
- 직장인
- 독수리 에디
- 조이
- 이근철의 굿모닝 팝스
- 인공지능
- 아이패드
- 주토피아
- Today
- Total
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혼자 살 수 없는 우리 본문
헤더 구덴커프 | 북캐슬 | 2011-06-02 | ||
인간은 혼자 살기 힘든 존재다. 강하게 말하자면 혼자 살 수 없는 존재다. 좋은 것이든 별로 좋지 않은 것이든, 혹은 나쁜 것이든 간에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영향을 받는다. 인간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은 보편적으로 가족, 또는 가족의 형태를 띤 집단 일 것이다. 그 안에서 기본적으로 형성된 인성 또는 성향이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근본적인 '나'를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한다.
그러나 인간은 로봇이 아니다. 많은 변수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다. 상황과 환경 속에서 받아 온 영향들을 쉽게 떨쳐내기란 어렵지만, 노력과 도움 속에서 변화되고 좋아질 희망이 있다. 그것은 부모와 형제 가족이라는 이름의 울타리 외에서도 찾을 수 있는 희망이다.
히든의 주인공들은 모두 아픔이 있다. 높이 더 높이, 최고의 자리에서 빛나는 것이 영광이라고 생각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난 두 자매 '앨리슨'과 '브린'. 한 곳에 안주하지 못하는, 끊임없이 사랑과 관심에 목마른 엄마를 둔 '차메인', 자신의 아이를 갖지 못해 아들 '조슈아'를 입양하여 극진한 사랑을 주고 있지만, 과거 입양이 취소 되었던 경험에 의해 불안해 하는 '클레어'.
이들은 자신이 가진 아픔과 상처로 인해 괴로워 하기도 힘들어 하기도 하며 각각 쉽지 많은 않은 길들을 가게 된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코자 앞만 보고 달리던 앨리슨은 뜻하지 않은 임신과 유아살인죄로 수감되면서 몰락한 골든걸이 되고, 동생 브린은 언니의 그늘 밑에 존재감 없이 살아가다 언니의 몰락으로 말미암아 범죄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세상의 손가락질과 냉대를 받게 된다. 끊임없이 남자를 바꿔가며 인생을 즐기는 엄마에게 거의 버림받은 차메인은 페암에 걸린 의붓아버지의 병간호와 학업에 고단한 젊은 날을 보내고, 버려진 아이 조슈아의 부모가 되어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클레어는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할까봐, 예전처럼 아이의 친 부모가 나타나 아이를 데려가 버려 이 행복이 끝나버릴까 두렵다.
히든 속 주인공들을 보면 처음엔 가족, 부모, 형제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그 가치와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조금만 시각을 달리 해본다면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왜 우리는 저들의 가족이 될 수 없을까? 내가 만약 저들의 주위에 있는 사람이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어째서 보편적으로 우리는 골든걸의 몰락을 기뻐하고 판단하기에 급급한지, 세상에는 범죄를 일으킨 사람과 그 가족을 분리해서 생각해 보려고 노력을 하는 사람은 정말 드믄 것일까 하는 것들이다.
우리는 일어난 일에 대해 반응하고 판단 분석하는 일이 더 쉽다.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 미리 결과를 생각해보고 그 과정에 신경을 쓰고, 특히 그것이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 오기 전에, 손 쓰기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는 거 같다.
특별히 나의 일이거나 나와 관계가 있는 일이 아니라면 신경 쓰지 못한다. 아니,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때문에 이웃의 일에, 같은 반 친구의 표정에, 또는 그냥 아는 사람의 빈틈에 관심을 가지고 다가가 그들의 상황에 함께 동참하는 것은 점점 보기가 힘들다.
가족도 하기 힘든 일을 그냥 주위의 아는 사람으로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느냐고 한다면 쉽게 대답해서는 안되겠지만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핵가족을 넘어 이젠 편부모 가정, 소년 소녀 가장, 독거노인 등 다양한 형태의 사람들이 자연스러운 사회에서 우리는 그들의 현재를 관망 판단 분석하며 안타까워 하는 사람들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가족으로 함께 그 인생에 상관하여서 영향을 미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외로운 싸움을 해나가고 있다. 만약 브린과 앨리슨에게 의지할 수 있는 이웃이 있었다면, 자신들을 있는 모습 그대로 봐주는 친구들이 있었다면 조금은 다른 미래를 살 수 있지 않았을까? 그 반대의 경우가 바로 차메인이다. 그녀는 자신을 거둬 준 의붓아버지로 부터 진정한 사랑을 받고 인간과 인생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을 수 있었다. 그것이 결과적으로 클레어와 조슈아를 이어 준 끈이 되어 자칫 또 다른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생명의 탄생을 사랑으로 변화 시킨다.
히든은 탄탄한 스토리 전개로 긴장감을 놓치지 않음과 동시에 단순한 재미로만 독자를 붙잡지 않는다. 이야기를 통해 우리를 돌아보게 하고 이웃들의 비극이 그들 자신과 그들의 가족에게만 책임이 있지 않음을 말해준다. 반전이 거듭 될 수록, 비밀이 벗겨질 수록 그들의 삶 속에 우리가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안타까움과 새로운 시작 모두를 보여주는 결말은, 우리들이 지나쳐온 삶이 비극으로 치달을 수도 있지만, 아직은 기회와 희망이 존재한다는 것과 우리가 도움을 주는 이웃이 될 수 도 있지만 우리 역시 히든의 주인공들처럼 따뜻한 이웃의 손길과 관심이 필요한,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임을 기억하라고 말해준다.
히든, 숨겨진 것들, 하지만 드러날 수록 우리를 성장시키는 이야기이다.
'맛있는 책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변의 소소한 일상을 세밀히 관찰하게 하는 알렝 드 보통 (0) | 2016.03.16 |
---|---|
새로운 경제를 위한 핵심가치 (0) | 2016.03.16 |
정치권력, 경제권력, 언론권력의 추악한 범죄행위를 고발하다! (0) | 2016.03.16 |
창의성만으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0) | 2016.03.16 |
공익으로 바라본 민주주의, 미국사회 그리고 세계질서 (1) | 2016.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