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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에세이 (19)
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길 잃기 안내서작가리베카 솔닛출판반비발매2018.11.30.리뷰보기 새해가 시작되고 어느 새 작심삼일을 10번을 할 만큼 시간이 지나버렸습니다. 올 해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살아갈까 고민하는 동안 벌써 한 달이 흘렀습니다. 이제 새해 결심을 목록으로 적기에는 너무 늦어 버린 것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 설날이 지나지 않았고 기해년은 시작되지 않았으니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으며 2019년을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해 봅니다. 죽음이라는 종착지를 향해 가는 인생여행에서 어떤 길을 걸어볼까 고민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들어서 걸어온 길을 계속 따라갈 것인지, 중간에 만나는 갈림길에서 다른 길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잠시 멈춰서서 걸어왔던 길을 돌아보며 생각할 시간을 가질 것인지. 어떤 길로 나아갈지 고민하고 ..
수영일기작가오영은출판들녘발매2017.07.14.평점리뷰보기 한 달의 자유시간이 주어지면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지난 해 2월 저를 제외한 가족들이 한 달여 정도 여행을 떠나게 되면서 퇴근 후 자유시간이 생겼습니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불현듯 수영이 떠올랐습니다. 꾸준히 운동을 하며 몸관리를 해왔기에 몸이 건장한 편인데 수영장만 가면 가족들에게 비웃음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은 ‘그 몸으로 수영장 바닥을 딛고 뛰어다니냐, 몸이 아깝다’면서 놀리곤 했습니다.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물에만 들어가면 당연히 헤엄을 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제게 물 속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물놀이를 여러번 다녀봤지만 수영장을 가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잠수와 걷기 뿐이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수영을 제대로 배워서 여름..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작가황현산출판난다발매2018.06.25.평점리뷰보기 황현산 선생님, 함께 읽은 책의 감상을 나누며 책을 소개하는 이라는 팟캐스트에 참여하고 있는 아내를 통해 선생님이 쓰신 를 몇 년 전에 알게 되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났던 다양한 사건과 문제들을 바라보며 써내려간 선생님의 글들에서 약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과 마음을 느꼈습니다. 참 마음에 드는 작가를 만나 즐거워하며 오마이뉴스에 서평을 쓰기도 했습니다. 두어 달 전엔 라는 책의 번역자에 황현산이라는 반가운 이름이 적혀 있어 내용은 알아보지도 않고 읽기 목록에 넣어두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거실 식탁 위에 황현산의 이라는 책이 한 권 놓여 있는 것을 봤습니다. 선생님을 알게 해 줬던 제 아내가 구입한 것..
호수와 바다 이야기작가마르틴 발저출판민음사발매2001.02.20평점리뷰보기 낯설지만 편안할 수 있을까? 마르틴 발저, 요한나 발저, 크빈트 부흐홀츠. 내겐 무척이나 낯선 이름들이다. 독일 작가들의 책은 자주 접해 보지 않았기에 특히나 더 낯선 이름들. 마르틴 그리고 요한나 발저의 아주 짧은 글과 크빈트 부흐홀츠의 그림 한 점이 이어지는 책, 호수와 바다 이야기. 이들의 이름 만큼이나 실린 글도 낯선 표현들이었지만 이상하리만치 편안함이 느껴진다. 요동치면서도 잔잔할 수 있을까? 크빈트 부흐홀츠의 그림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물방울들이 빛을 반사해 안개가 되기도 하고 구름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 아주 작은 수 많은 점들이 모여 형상을 이루고 있는 것 같다. 아주 작은 점들은 좁은 범위로 보게 되면 아무런 ..
조지 오웰의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를 읽고 있다. 너무나도 유명한 작가이지만 실제로 그의 책을 읽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처음으로 선택한 책이다. 들어서 알고 있던 동물농장과 1984의 작가 조지 오웰의 삶과 생각을 소설보다는 더 가깝게 만나볼 수 있을 것 같기에 에세이 집을 선택했다. 기대했던 것과 같이 그의 에세이 하나 하나를 통해 그의 삶의 향기를 맡아보고 있다. 책을 열고 처음으로 마주한 글은 '스파이크(Spike)'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역자에 의하면 스파이크는 구빈원에 딸린 부랑자(노숙자)를 위함 임시 무료 수용소를 말하는 속어라고 한다. 이 에세이는 에릭(오웰의 본명, 이 에세이는 오웰이라는 필명을 쓰기 전에 쓰여졌다)이 런던과 파리의 밑바닥 생활을 하면서 작가 수업을 하던 시기..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무라카미 하루키 | 비채 | 2012-06-25 글을 쓰는 작가들에게 상상력은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것이리라. 아니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상상력이 부족하다면 아마도 그 혹은 그녀는 작가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혹시 당신은 상상력이 형편없이 부족한데 글을 쓰고 있는 작가지망생은 아닐런지. 이런 면에서 나는 부담이 없다. 작가만큼의 다양한 상상이 필요한 직업을 가진게 아니니까. 이런 나에게는 뛰어난 상상력을 가진 작가들의 세계를 그들 작품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즐거움이 선물로 주어진다. 무라카미 아저씨의 에세이는 이런 작품들 중 수위에 꼽을 수 있겠다. 채소의 기분에다가 바다표범의 키스라니! 오오! 흥미롭다! 무라카미 라디오라는 그의 꽤 오래 된 에세이집을 만나 무라카..
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하루키 | 까치 | 2001-09-27 사전적 정의로 수필(隨筆)이란,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고 인생이나 자연 또는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 형식의 글을 말한다. 이 정의를 따르자면 무라카미 라디오라는 책은 완벽한 수필집이라 할 수 있겠다. 일상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소재들에 대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짧지만 재치 넘치는 생각들을 엿볼 수 있으며, 그 때 저자가 느낀 감정들을 바로 옆에 있는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것처럼 가깝게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한 잡지에 매주 한 편식 연재한 글들을 모아 놓은 것이라고 한다. 하루키가 후기에서 밝힌 것처럼 뭐가 되었는 자신이 흥미 있어 하는 것들에 대해 맘대로 쓴 글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인연 - 3판 피천득 | 샘터 | 2007-12-20 하얀색 바탕 한 가운데에 놓인 진주 조개 하나. 살짝 벌어진 진주조개 안에 단아하게 놓여 있는 진주 하나. 피천득님이 쓴 인연이란 수필집의 표지다. 이렇게 단촐하면서도 책을 잘 표현한 표지가 또 있을까 싶다. 한장 한장 넘기면서 나타나는 아름답고 신선한 수필들을 읽어가며 느껴지는 것은 노인 피천득님의 젊음이고, 표지의 진주와 같은 단아하면서도 기품이 있는 아름다움이다. 어쩜 이리도 아름답게 글을 쓸 수 있는 것인지. 피천득 선생은 '그 동안 나는 아름다움에서 오는 기쁨을 위하여 글을 써 왔다'라고 쓰고 있다. 책이 만들어지고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인연이라는 수필집을 통해 아름다움에서 오는 기쁨이 무엇인지 공감하게 된다. 나는 인연이라는 책을 통해 ..
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 이레 | 2006-08-30 몇 년 전 알렝 드 보통이라는 이름의 작가를 알게 되어서 번역되어 나오는 그의 책들을 찾아서 읽었다. 어느 날 책꽂이를 보다가 익숙한 이름이 적혀 있는 얇은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알렝 드 보통의 책이었는데 '동물원에 가기'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처음 알렝 드 보통을 알게 되었을 때 보기는 했던 책이었는데 그 때는 읽지 않았던 책이었다. 표지를 넘겨보니 영어 원제는 On seeing and noticing이라고 되어 있었다. 동물원에 가기는 아홉 편의 짧은 에피소드들 중 하나였다. 번역자 혹은 출판한 사람들은 이것을 번역서의 제목으로 삼을 만큼 주목해서 본 듯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의 아홉 가지 에세이 중에서 어느 에피소드라도 제목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