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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매일 곁에 두고 읽는 묵상집, 박노해 사진에세이 연말연시. 또 한 해가 흘러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온 나날들을 돌아볼 것이고 또 새롭게 맞이할 한 해를 계획할 것입니다. 연말이 되니 저 역시 한 해를 어떻게 살았나 돌아보게 됩니다. 달력, 다이어리, 스마트폰 메모 등을 찾아보며 지나온 한 달 한 달, 하루 하루를 추적해 봅니다. 자연스레 ‘하루’의 의미도 생각하게 됩니다. “‘하루’. 참으로 평범하고도 경이롭고, 흔하고도 무서운 말이 ‘하루’다. 하나의 물방울이 온 하늘을 담고 있듯 하루 속에는 영원이 깃들어 있는 일일일생의 하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하루는 저 영원과 신성이 끊어진 물질에 잠긴 시간이 되고 말았다. 지금 시대는 돈이 없이는 살 수 없고 돈이 있어도 삶이 ..
위임받은 권력을 자기 이익을 위해 사용한 불의한 대통령에게서 권력을 회수했던 대한민국 국민들이 다시 촛불을 들었습니다. 이번엔 광화문 광장이 아니라 서초역 주변입니다. 3년 전 촛불은 국민의 대리인들 중 수장인 대통령과 그 종복들의 잘못된 권력행사를 국민들이 질타한 것이었다면 이번 촛불은 대리인들 중 선출되지 않는 권력, 검찰을 향한 명령입니다. 다시금 주권자들의 의견을 대리인들에게 직접 전달하게 된 이 즈음 3년 전 촛불을 들었던 상황과 그 기록들을 꺼내봅니다. 시민들의 저항운동으로 대통령을 탄핵하고 정권교체를 이뤄낸 것으로 평가하는 ‘촛불혁명’. ‘촛불정부’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고 그 당시 우리 국민들은 무엇을 요구했었는지 다시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박노해 시인이 잘 표현한 바 있습니..
더 나은 일터와 노동을 꿈꾸다. E.F.슈마허의 오늘도 이른 아침에 출근을 합니다. 표정은 생기가 없고 어둡습니다. 발걸음은 무겁습니다. 비교적 좋은 조건에서 일을 하고 급여도 상당한데 일터로 향하는 발걸음은 왜 항상 무거운지 모르겠습니다.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은 ‘일’. 만족하며 즐겁게 할 수는 없을까요? 일터가 재미없다고 하면 직장 동료도, 부모님도, 친구들도 욕심부리지 말고 월급 따박따박 나오는 직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라고들 합니다. 물론 감사합니다. 하지만 돈을 받으며 하는 일이라도 즐겁게 하고 싶다는 것은 정말 과한 욕심일까요. 직장이 고통과 돈을 바꾸는 곳이 아니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만족스러우며 창조적인 노동을 하고, 품위 있는 생활을 유지하며 조화로운 삶을 살 수..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작가박노해출판느린걸음발매2010.10.16.평점리뷰보기 "혹시 데모하러 가려고 ㅋ 하지마라 잉~ 아들이 한다고 될 일이 아냐" 11월 12일 토요일에 아이들을 좀 봐주실 수 있느냐는 필자의 물음에 어머니께서 보내신 카카오톡 메시지다. 2012년 대선 때 독재자의 딸을 찍지 말라는 아들의 말에 '어릴 때 에미를 잃은 불쌍한 사람'이라며 박근혜를 동정하셨던 농민 어머니. 정권에 충실했던 주요 방송사들까지 최순실 문제를 떠들어대기 전 최근까지도 어머니는 박근혜를 동정하셨다. 하지만 최근에 밝혀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동정심은 이제 거두신 듯 하다. 메시지를 저렇게 보내시긴 했지만 막상 토요일 아침 아이들을 맡기러 찾아갔을 땐 집회에 가지 말라고 말리지는 않으셨다. 걱정스러운 표정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