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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노동자 (20)
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더 나은 일터와 노동을 꿈꾸다. E.F.슈마허의 오늘도 이른 아침에 출근을 합니다. 표정은 생기가 없고 어둡습니다. 발걸음은 무겁습니다. 비교적 좋은 조건에서 일을 하고 급여도 상당한데 일터로 향하는 발걸음은 왜 항상 무거운지 모르겠습니다.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은 ‘일’. 만족하며 즐겁게 할 수는 없을까요? 일터가 재미없다고 하면 직장 동료도, 부모님도, 친구들도 욕심부리지 말고 월급 따박따박 나오는 직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라고들 합니다. 물론 감사합니다. 하지만 돈을 받으며 하는 일이라도 즐겁게 하고 싶다는 것은 정말 과한 욕심일까요. 직장이 고통과 돈을 바꾸는 곳이 아니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만족스러우며 창조적인 노동을 하고, 품위 있는 생활을 유지하며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운칠기삼(運七技三). 평균수명을 고려해 대략 절반 정도 살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나의 인생을 돌아볼 때 떠오르는 말이다.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내 인생엔 나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다음날 출근하면 옆자리 동료가 사라져 있어서 떠난 사람도 남은 사람도 모두가 고통스러웠다고 전해지는 IMF 구제금융 시절의 수렁에서 기업들이 빠져나와 회복해 가던 시기에 난 대학을 졸업했다. 대학생들이 원하는 회사를 골라갈 수 있었다는 80년대 고도 성장기만큼은 아니었지만 기업들은 어려운 시절을 힘겹게 견뎌냈고 신입 사원을 다시 채용하기 시작했다. 내가 취업하려던 시기엔 기업들이 채용 인원을 상당히 빠르게 늘려가고 있었다. 그래서였는지 요즘보다는 수월하게 한 대기업 연구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
"오늘 택배로 김장 보냈다." 매년 김장철이 되면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시는 부모님께 받는 메시지입니다. 부모님께 메시지를 받은 다음 날엔 택배 기사님에게 "고객님의 택배를 안전하게 배송하였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받습니다. 현관 앞에 쌓인 김장박스 사진과 함께. 신속한 배송에 놀라면서도 그 무거운 김장박스를 엘리베이터도 없는 3층에 올려다 놓으신 배송기사님께 미안한 맘이 들곤 합니다. 우리나라 택배는 정말 놀랍습니다. 왠만한 물건은 하루이틀이면 배송이 완료되고 온라인 쇼핑의 경우엔 오전에 주문하면 당일에 상품을 받아볼 수도 있습니다. 이토록 편리한 서비스를 빈번하게 이용하면서도 그 과정에 있는 노동자들을 생각해 본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나마 김장이나 쌀 같이 무거운 물건을 배송받았을 때 배송기사님께 느끼..
“만국의 노동자(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함께 쓴 에 나오는 문구인데 너무 유명해서 공산당 선언을 다 읽지 않은 사람들도 한 두번 쯤은 들었봤을 익숙한 말입니다. 최근에도 노동조합이 파업을 하거나 광장에 모여 시위를 할 때 자주 사용되는 구호이기도 합니다. 매년 5월 1일, 노동절을 맞이할 때마다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이 외침을 떠올리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가슴 한 켠에서부터 힘이 솟아납니다. 당대의 시대정신을 꾹꾹 눌러 담은 공산당 선언은 출판된 후 오랜 시간 동안 노동자 민중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어 왔습니다. 분업과 기계화로 인해 단순한 도구나 부품처럼 사용되던 노동자들은 사회변화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되는 세상을 꿈꾸었습니다. 19세기 후반 노동자들 중심..
전태일평전작가조영래출판돌베개발매2001.09.01.평점리뷰보기 1970년 11월 13일. 대한민국은 이 날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이 날은 청년 노동자 전태일 열사가 자신의 짧은 22년의 생을 뒤로하고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세상을 떠난 기일이 돌아와서 지난 달 전태일 열사가 생각나기도 했지만 최근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비정규직, 최저임금, 탄력근로제, 주당 노동시간, 청년 일자리, 광주형 일자리 등 노동관련 이슈들을 접하면서도 전태일 열사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 노동 운동사에 상징적 인물이 된 전태일 열사의 사상과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당시의 상황, 그리고 그의 삶을 열정적으로 전해준 을 통해 그를 다시 만났습니다. 전태일 열사는 죽어가면서도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
[자동화 혹은 인공지능이라는 기술 앞에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의 하나는 일자리다. 기계에 의해 대체될 것 같은 두려움. 하지만 기술이 발달한다고 해도 여전히 사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일은 있을 것이다.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기술 발전 속도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같은 자의식을 갖는 기계가 출현하기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자동화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기계가 어느 정도 인간을 대체하는 것도 불가피할 것이다. 이런 미래에 어떤 기술을 갖추는 것이 좋을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아래 기사는 참고할 만하다.] 요즘 젊은이들은 인터넷의 성장, 스마트폰의 발명, 기계학습 시스템의 개발을 지켜보면서 상상하기 힘든 기술변화 시대에서 성장했다. 이런 발전들은 우리가 일하거..
[미래의 일자리 문제는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다. 정규직 일자리는 계속해서 줄어들것이고 그마저도 남아 있는 일자리는 자동화로 인해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도 고용전략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노동자를 기계들로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는 단순한 비용으로 취급하는 현재의 기업 전략은 앞으로 퇴색하게 될 것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자인 Nicole Torres는 확대되고 있는 임시직 경제 시대에 좋은 일자리는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진다.] 임시직 경제의 성장을 부정할 수는 없다. 경제학자들은 독립 계약자, 프리랜서, 임시계약직, 일용직으로 생계 수입을 버는 미국 노동자의 비율이 2005년 10%에서 2015년 거의 16%로 증가했다고 추정하고 이 경향은 속도가 늦춰질 것 같지 않다..
[조직생활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거의 다 이 질문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왜 저런 인간이 팀장일까?”, “왜 저런 놈을 승진시키는 걸까?” 등등. 싱가포르 사회과학대 조직심리학 교수인 Klaus J. Templer가 그 이유를 말해준다. 조직 내 정치술을 배워야겠네.] 때때로 나쁜 사람들이 승진한다. 이들은 기만하고 부도덕하게 사람들을 조종할 수도 있고(권모술수에 능한), 죄책감 없이 충동적이고 자극을 찾을 수도 있고, 과장, 자격, 우월감을 가지고 자만심을 가진 사람일 수도 있다. 어둠의 3인조(dark triad)라 알려진 이 세가지 특성 중 하나 이상을 가진 사람은 속임수를 쓰고, 사기를 치거나 착취하고, 비윤리적 결정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정직하고 겸손한 사람들을 앞질러 나..
“공중그네를 타 본적 있으세요?” 이 말은 컨설턴트로 일하는 Martha에게 글로벌 컨설팅 회사를 나와 자신의 회사를 운영해 온 5년 동안의 일을 말해달라는 우리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그녀는 공중그네가 자신의 삶을 비유할 수 있다고 봤다. 여러 임무들 사이에서 느끼는 텅빈 느낌, 다음 번 일에 착수할 때의 들뜸, 필요한 역량을 갖추기 위한 훈련, 집중, 영광. 그녀는 공중곡예사들이 커다란 위험을 감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안전 그물, 장비, 동료곡예사를 포함하는 안전시스템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중곡예사들이 혼자인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Martha는 임시직 경제라고 알려진 급증하는 노동 시장에 속해있다. 북미와 서유럽에서 약 1억 5천만명의 노동자들이 자의든 타의든 조직에서의 비교적 안정..
지난 4월 17일 삼성은 ‘무노조 경영’이라는 반헌법적 경영 방침에서 한 발 물러나 노조를 인정하고 협력업체 소속 간접고용 노동자를 직접고용한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했습니다. 2013년 7월 14일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출범 이래 노동조합은 이 두가지를 얻어내기 위해 5년을 싸워왔고 그 과정에서 2명의 동료를 잃었다고 합니다.(‘골리앗 삼성 이긴 다윗’ 합의서 쓴 날은 세상 뒤집은 날_오마이뉴스 4월 18일)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노동조합설립을 위해 노동자가 왜 목숨을 버릴 정도로 싸워야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또한 사람이 죽어도 꿈쩍하지 않던 회사가 검찰 수사 등의 압박에 마지못해 노동조합을 인정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노동조합을 경영의 걸림돌로 여기는 회사는 삼성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