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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Till We Have Faces), C. S. Lewis 본문
큐피드와 프시케의 신화를 루이스가 재해석하여 쓴 소설이다. 루이스가 기독교인이 된 후에 썼던 글이라는 것을 알고 읽었는데도 기독교적인 내용이 들어가 있는가를 쉽게 알 수 없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마치 반투명 유리를 통해 반대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책의 맨 뒤에 수록된 송태현님의 해설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아하! 그렇지. 그렇구나!'하고 책의 내용을 다시 곱씹어 볼 수 있었다. 너무나 아름다워서 신과 사랑하게 되는 여인 프시케. 그녀를 질투하게 되는 여신과 그녀의 주변 사람들로 인해 불행한 생을 살아야 했던 여인의 이야기를 루이스는 관점을 조금 달리하여 프시케 주변의 인물, 즉 그녀의 큰 언니(오루알)를 중심으로 바꾸어 놓았다. 오루알은 글롬이라는 왕국의 첫째 공주이지만 얼굴이 너~~무 못생겨서 아버지에게 조차도 구박을 받으며 자란다. 오루알의 주변엔 그녀를 몹시도 구박하는 아버지, 레디발이라는 둘째 동생, 막내 동생 프시케, 그녀의 평생 선생님이었던 그리스인 노예 여우선생, 듬직한 군대 장관 바르디아 등이 있다. 루이스는 오루알이 이 사람들과의 관계속에 얽히고 설켜 사랑하고, 미워하고, 분노하기도 하는 등의 삶의 이야기를 해 주고 있다.
오루알은 아름다운 프시케를 너무나도 사랑했다. 프시케가 신의 제물로 바쳐지는 것을 도저히 볼 수 없었고, 급기야는 신의 제단까지 찾아가서 죽어 있는 프시케라도 데려오고 싶어했다. 그러나 신의 제단에서도 프시케의 시체를 찾을 수 없었다. 프시케는 신에 의해 구출을 받았고 신과 함께 그의 아름다운 궁전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프시케를 찾아 나섰던 오루알은 신의 궁전 앞에서 프시케를 만나지만 오루알의 눈에는 프시케가 말하는 궁전, 아름다운 옷들...그 모든 것이 보이지 않는다. 치열한 다툼 끝에 결국엔 프시케를 데려오지 못하고 동생을 잃은 아픔으로 되돌아 오고 만다. 다시 프시케를 찾아간 오루알은 동생을 설득해서 얼굴을 보지 못하는 남편인 신을 확인할 것을 강하게 요청하고 그 것을 행했던 프시케는 유배를 당하게 된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오루알은 동생을 잃은 슬픔을 평생 간직하며 살게 된다. 인생의 끝 즈음에 프시케가 어느 왕궁의 여신으로 섬김을 받고 있는 것을 알게 되고는 오루알은 엄청난 충격에 휩싸이며 과거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며 더욱 아파하게 된다.
프시케를 향한 오루알의 사랑은 드라마나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랑의 모습인 것 같다. 자신은 사랑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정작 그 사랑의 대상은 그것을 사랑으로 느낄 수 없는 사랑. 사랑의 대상이 잘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런 저런 일들을 하지만, 정작 그 마음에는 사랑의 대상을 소유하려 하고 자신의 통제 아래 두고자 하는 마음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 마음의 진심이 진정으로 희생을 원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냉정하게 자신의 마음 깊은 곳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것인가? 수백번 수천번 묻고 또 물어야 한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오루알과 같은 사랑의 역설을 피해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오루알은 또한 그녀와 평생을 함께 해준 선생님인 그리스인 노예 여우선생과 믿음직한 군대 장관 바르디아를 사랑했다. 여우 선생은 냉철한 이성을 기초로 오루알의 세계관 형성에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이다. 오루알은 자신의 여왕이 된 후 여우 선생을 노예 신분에서 해방시켜 준다. 오루알은 그러면서도 여우선생이 자신의 나라 그리스로 떠날까봐 무척이나 두려워했다. 하지만 여우 선생은 그리스로 떠나지 않았고 죽을 때까지 오루알의 옆에서 자문 역할을 담당했다. 바르디아 역시 그녀에게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인물이었다. 어려서는 칼 잡는 법을 알려주어 오루알이 뛰어나 무사가 될 수 있도록 해 주었고, 위험한 고비 때마다 전장에 함께 나가 오루알과 함께 했다. 국가의 대소사를 의논할 때에도 역시 바르디아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였다. 오루알은 그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있었으나 부인이 있었던 바르디아에게 표현할 수는 없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오루알이 신들을 고소할 때 오루알은 알게 된다. 여우 선생에게 있어서 정말로 필요했던 것은 그녀와 함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그리스로 돌아가는 것이었음을. 바르디아 역시 그녀와 함께 하는 시간으로 인해 지쳐서 정작 그의 아내와는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없었음을. 바르디아의 아내는 오루알에게 남편을 빼앗기고 있었던 것을 또한 깨닥게 된다. 오루알의 사랑은 자기 중심적이었다. 그들과 함께 있는 것이 그녀에게는 행복이었고 즐거움이었다. 그것을 잃기 싫었기 때문에 그들을 끝까지 그녀 곁에 두고자 했으며 그로 인해 정작 자신들의 삶을 누려야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오루알은 그것을 삶이 끝날 때가 되어서야 깨달았다. 슬픈 현실이다. 누구나 이런 회한으로 삶의 마지막을 맞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 나역시 그럴 수도 있겠다. 부단히도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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