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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정국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산책론 vs 왝 더 독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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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정국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 산책론 vs 왝 더 독

초원위의양 2016. 11. 30. 23:56

먼저 민중의 소리 이완배 기자께 감사를 드린다. 매일 <김용민 브리핑>을 통해 지식을 쌓아주기 때문이다. 오늘은 본질과 현상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이완배 기자는 앙드레 코스톨라니라는 투자자의 산책론과 이와 반대되는 왝더독 현상을 설명하면서 본질과 현상의 관계를 말해준다.


기업을 가격으로 평가한 것이 주가다. 기본적으로 기업이 튼튼하고 실력이 있다면 주가가 상승할 것이고 반대의 상황이라면 주가는 하락할 것이다. 이때 기업의 가치는 '본질'이고 주가는 본질을 반영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기업 가치와 주가의 관계를 말할 때 헝가리 출생의 앙드레 코스톨라니라는 투자자의 산책론이 언급된다.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뤄라> 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한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유럽의 워렌 버핏이라고도 불린다.


코스톨라니는 본질과 현상의 관계를 산책 나온 주인과 개에 비유했다. 주인이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오면 개는 제멋대로 움직이지만 결국엔 주인 옆으로 돌아온다. 이때 주인은 기업 가치이고 개는 주가이다. 단기적으론 주가가 기업가치를 앞서기도 하고 뒤서기도 하지만 결국 본질에 가깝게 수렴한다는 이론이 산책론이다.



한편, 세상에는 왝더독 wag the dog이라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도 나타난다. 선물 옵션이나 파생상품 시장(꼬리)이 흔들리면 주식 시장이 흔들리는 현상을 말하기도 하는데, 현상에 의해 본질이 움직이는 것을 지칭하는데 사용된다.


기업이 형편 없는데 주가가 오른다면 산책론은 이게 일시적인 것이라 해석한다. 기업 가치에 맞게 주가는 다시 하락할 것이라 예상한다. 하지만 왝더독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괜찮은 회사가 알수 없는 원인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투자자들이 오해 혹은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특히 은행이 가장 먼저 반응해 대출을 막는다. 때문에 주가 하락으로 인해 멀쩡한 기업이 경영 악화로 망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개가 주인을 끌고가는 상황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정치 시스템을 민주주의라 부른다. 민중이 주인인 사회를 말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현실에선 대의민주주의를 택하게 된다. 이는 선출자들에게 권력을 이양한 것일 뿐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주인이란 뜻은 아니다. 편의상 권력을 빌려준 것일 뿐이다. 즉, 정치는 본질이 아니라 현상이다. 정치인들의 말, 전술 등은 민주주의의 본질이 아니고 민심, 백성의 마음이 본질이다.


민심은 개를 끄는 주인이다. 개가 정치다. 민심을 주인으로 섬기는 정치가 정상적인 상황이다. 정치가 때론 주인을 앞서기도 하고 뒤서기도 한다. 하지만 언젠가는 정치가 결국 민심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이런 관점은 산책론적 해석이라 할 수 있다.


때로는 옳지 않지만 정치와 민심 사이에서 왝더독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왝더독은 기업이 멀쩡할 때 주가가 빠지면 사람들이 오해할 때 발생하는데, 냉정하게 말하자면 투자자가 바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왜 속아? 왜 말아먹어? 라는 반응을 할 수 있다. 좋게는 오해 때문이고 냉정하게 말하면 뭔가에 속기 때문에 왝더독 현상이 나타난다.


민주주의에서도 대중의 오해, 속음, 거짓 등에 의해 왝더독이 일어날 수 있다. 이번 박근혜의 기자회견은, 아니 통고는 대의 민주주의라는 제도를 활용해 반대 세력을 분열시켜 탄핵 여론을 무마시켜 보겠다는 의도라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공을 국회로 넘겼다는 말이다.



하지만 국회 역시 민주주의의 본질이 아니다. 본질은 민심이다. 시민 뜻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다. 박근혜와 부역자들은 민주주의의 현상일 뿐인 국회를 갈라쳐서 본질인 민심을 어떻게 해 보겠다는 것이다. 이완배 기자는 박근혜 일당이 왝더독을 노렸지만 산책론이 더 적절해 보인다고 생각한다.


새누리가 다수당이 될 것 같았고, 백남기 선생 살인 등 악마적 사건도 있었지만, 촛불로 인해 정치가 다시 민심으로 오고 있다고 이완배 기자는 말한다. 산책 나온 개가 주인을 끌어가려면 민심이 정치에 속아야 한다. 허나 우리 시민들이 속지 않으면 정치가 민심을 거스르지 못할 것이다. 정치권의 움직임은 민중들의 대응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산책나온 개가 어찌 감히 주인을 거스르겠는가! 그리고 어떤 주인이 개를 제멋대로 나아가게 놔두겠는가!



현란한 꼬리 흔들기에 시민들이 속아선 안된다. 계속해서 정치인들의 목줄을 잡아쥔 개 주인들이 개에게 신호를 줘야 한다. 이완배 기자는 1997년 영화 왝 더 독의 자막을 인용하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야 너 개가 꼬리를 왜 흔드는지 알아? 그건 개가 꼬리보다 똑똑하기 때문이야. 만약 꼬리가 개보다 똑똑하면 꼬리가 개를 흔드는 일이 일어나겠지'


대한민국 시민들이 이제는 개의 목줄을 당겨 제자리로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