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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와 쿠바경제, 그리고 인간의 도덕성

초원위의양 2016. 11. 30. 21:27

<김용민 브리핑>에서 가장 좋아하는 코너인 민중의 소리 이완배 기자의 <경제의 속살>에서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사망을 계기로 쿠바의 경제 초석을 다졌던 체 게바라를 다뤘다. 의사이자 혁명가로만 알고 있었던 체 게바라가 쿠바의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 새로웠다. 이완배 기자는 체 게바라의 다른 면모를 소개한다.



체 게바라는 1959년 카스트로와 혁명을 성공한 후 중앙은행 총재로 공직을 시작했다고 한다. 주로 체 게바라의 혁명 전의 삶과 혁명가로서의 그리고 1965년 쿠바를 떠난 이후의 삶에 대해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쿠파 경제의 기틀도 잡았다고. 체 게바라는 중앙은행 총재뿐 아니라 산업부 장관도 역임하면서 쿠바 경제의 설계도를 그렸다.

쿠바 경제를 이해하기 위해선 자유무역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통상적으로 자본주의는 자유무역이라는 이상향을 추구한다. 간단히 말해 현재 상태에서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각 국가가 가장 잘 하는 걸 만들어서 서로 무역을 해 교환하면 모두 잘 살게 된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후진국은 언제 선진국이 될 수 있나? 자유무역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후진국의 경제발전을 막는 이데올로기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쿠바 경제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만약 남한이 북한과 인접하지 않았다면 남한은 1970년대식 경제 개발을 못했을 것이다. 미국이 남한에도 자유무역을 강요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남한은 사실 북한 덕에 경제 발전이 가능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현재 쿠바의 경제 수준을 남한 등과 직접 비교하면서 우위를 따질 수는 없다.

혁명 당시 쿠바는 미국 군정 거치면서 경제가 미국에 완전히 종속되었다. 단일 작물 경제였던 당시 쿠바는 설탕이 95%를 차지했다. 미국에 설탕을 팔고 필요한 것은 미국을 통해서 수급했었다. 미국은 쿠바를 남한처럼 발전시킬 생각이 없었다.

체 게바라는 미국에서 독립하는 자립 경제를 추구했다. 당시 사회주의 경제 모델은 소련모델이었는데, 소비에트가 경제의 모근 것을 계획하고 생산량까지도 정하는 구조였다. 반면 자유주의 국가는 이것을 시장에 맡겼다.

체 게바라는 인간과 도덕성을 경제에 도입해보고자 시도했다. 그는 개인들이 최대한 발전할 수 있는 사회를 구상했다. 각 개인의 자유로운 발전이 만인의 자유로운 발전의 조건이 되는 사회를 꿈꿨다. 게바라는 자본주의의 물질 인센티브 시스템이 인간성을 말살한다고 생각했다. 인민을 믿고, 그리고 인민의 도덕적 자극을 믿고 도덕성에 인센티브를 주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했다. 도덕성에 칭송을 부여하고 봉사하도록 하는 구조를 그렸다.

재정 예산만 중앙에서 관리하고 생산과 유통은 인민들에게 맡겼다. 작은 단위 계획은 노동자들에게 맡긴 것이다. 아마도 이것은 경제학에서 인간의 윤리나 심리를 도입한 최초의 시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완배 기자는 우리가 새로운 대안 경제 시스템을 꾸릴 때 인간이란 요소가 다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게바라의 시도가 매우 선진적이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이완배 기자가 소개해 준 체 게바라의 새로운 면모가 인상적이다. 시민의 도덕성을 신뢰하는 경제 시스템이라. 사실 때론 인간의 도덕성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 것일까 하는 의심이 들 때가 굉장히 많다. 특히나 최근의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그 부역자들을 생각하면 인간은 악마의 다른 이름이라 생각되기까지 한다.

하지만 한편으론 더이상 불의에 참지 못하고 매일 촛불을 들고 있는 시민들을 보면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어느 정도는 인간이란 존재에 믿을 만한 구석이 있기는 한 것 같다. 단, 도덕성이라는 것이 발현되는 구조와 심리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는 있어보인다. 어떤 지점에서 시민들이 정의와 도덕을 추구하고 또 어떤 지점에서 불의와 결탁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