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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자본주의 체제에서 돈이 도는 원리-첫 번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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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자본주의 체제에서 돈이 도는 원리-첫 번째

초원위의양 2016.04.01 22:04

  얼마 전 EBS 다큐프라임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자본주의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 내용은 자본주의 시리즈 중 첫 번째인 '돈은 빚이다' 편에서 다뤄진 내용 중의 하나이다. 


  우리는 돈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돈이 지배하는 금융 자본주의 체제 하에 살고 있다. 매일 매일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지만 우리가 속해 있는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되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고 살아갈 필요가 있다. 현대 금융 자본주의 시스템의 주인공인 '돈'은 어떻게 만들어져서 돌아다니는 것일까? 


  사람들에게 돈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물어보면 보통 조폐공사를 떠올린다. 조폐공사에서 돈을 찍어내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시중에 돌아다니는 돈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머지 돈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은행들의 대출로 인해 만들어진다. 즉 실제로 있지도 않은 돈이 갑자기 생겨난다는 뜻이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정부와 은행 간의 약속 혹은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은행은 은행에 들어온 돈 중 일정 비율, 즉 10%만 은행에 남겨두고 나머지 금액은 대출을 해 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비율을 지급 준비율이라고 한다. 은행에 돈을 맡긴 고객이 다시 돈을 찾아갈 것에 대비해서 은행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 돈의 비율이다. 따라서 은행에 100원이 들어왔다면 그 중 10원만 은행에 남겨두고 나머지 90원은 대출해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있지도 않은 돈 90원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 지급 준비율은 아주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16세기 영국에서는 금이 돈이었다. 그런데 금은 무겁고 휴대하기가 불편했다. 금 세공업자는 금을 휴대하기 편리하도록 금화로 만들었다. 그리고 금화를 보관하기 위해 금고를 마련했다. 사람들은 자신이 보유한 금을 보관하기 위해 금 세공업자의 금고를 빌렸다. 그러면 금 세공업자는 금 보관증을 써 주고 그 보관증만 가져오면 언제든지 금을 내주겠다고 했다. 이 때에 금 세공업자는 소정의 보관료를 받았다. 얼마 간의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은 이젠 금화대신 보관증을 가지고 거래하기 시작했다. 이것을 본 금 세공업자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든 금화를 찾으러 오지도 않고 동시에 몰려오지도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금 세공업자는 머리를 굴려서 사람들이 맡겨 놓은 금화를 빌려주고 이자를 받기 시작했다. 고객들의 금화를 이용해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 주고 이자를 받아 많은 이익을 남기게 된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이 금 세공업자에게 찾아와 항의하자 세공업자는 대출해서 생기는 이자를 나눠갖자는 제안을 했다.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 수 있으므로 세공업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금 세공업자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금고에 있지도 않은 금화를 맘대로 빌려주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있지도 않은 돈을 빌려준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 당시 금 세공업자들은 금고에 있는 금보다 10배나 많은 보관증을 발행했다고 한다. 그들은 사람들의 약 10% 정도만 금을 찾으러 온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인 현재 10% 지급 준비율의 토대가 되었다. 이렇게 앉아서 엄청난 부를 축적한 세금업자는 어느 새 은행업자로 변신을 하게 된다. 드디어 사람들은 금 세공업자를 의심하기 시작하다가 몇몇의 부유한 예금주들이 은행에 찾아와서 금화를 모두 가져가 버렸다. 요즘 말하는 뱅크런이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있지도 않은 돈을 빌려줬던 은행업자는 결국 망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그 때 전쟁으로 많은 금화가 필요했던 영국 왕실은 은행업자에게 가상의 돈을 만들어서 대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허락을 해 준다. 이것이 약 300년 전쯤에 일어났던 일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은행이 설립되고 은행은 지급 준비율을 이용해서 돈을 마음대로 불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약속은 현대 은행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지급 준비율이 10%라고 하면 돈이 최대 얼마나 불어날 수 있을까? 최대까지 계산을 해 보면 100억의 돈이 있으면 최대 1000억까지 돈이 생겨날 수 있다. 은행에서 더 많은 대출을 해 줘야 통화 시스템에 더 많은 돈이 생긴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가 빚 권하는 사회가 된 이유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지급 준비율이 평균 3.5% 내외이다. 우리 나라가 대출을 통해 얼마나 많은 돈이 생겨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돌고 있는 돈은 눈에 보이는 것은 극히 일부일뿐 이렇듯 대부분의 돈은 은행에 숫자로만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은행은 이렇게 남의 돈을 가지고 돈을 만들어내고 돈을 번다. 


  이런 식으로 돈이 생겨나고 돌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돈이 생겨나는 원리 중의 한 가지이다. 은행에서 지금 준비율 약속을 통해 존재하지 않는 돈을 만들어내는 것.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시스템은 이렇게 말도 안되는 기초 위에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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