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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굿모닝 프레지던트

초원위의양 2016. 4. 1. 21:17

굿모닝 프레지던트

감독
장진
출연
이순재, 장동건, 고두심, 임하룡, 한채영
개봉
2009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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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와 함께 삼성역 코엑스몰 메가박스 서태지M관(이런 관람관이 생긴줄은 몰랐다. 영화보러 들어가는 입구에 서태지에 관한 영상물이 상영되고 있고, 기타도 전시되어 있다. 음향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는 뜻인 듯. 오~ 서태지는 대단하다.)

 

  영화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장진 감독의 스타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가 시나리오를 쓴 영화든 감독을 맡은 영화든 챙겨보려고 하는 편이다. 간단히 표현하기는 힘들겠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엉뚱하게 감동이 있고 유머러스한 스타일이라고 할까? 즉 내 스타일이다. 하하! 감동과 유머는 진리를 추구하는 것과 함께 살아가면서 없어서는 안될 가치이다. 옆길로 샐 것 같아 영화이야기로 돌아간다. ㅎㅎ(아직 영화를 보시지 않은 분들은 이 글을 읽지 마소서. 내용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장진 감독이 이번에 상상한 모습은 대통령이다. '이런 대통령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은 지금껏 해보지 않았다. 얼마 되지 않는 생을 살아오면서 간접 또는 직접 경험해온 대통령들은 대한민국 초기의 민중을 억압하고 권력에 의한 살해를 마지않았던 독재자들, 겉으로는 민주화를 주창하면서도 역시나 민주를 알지 못했던 자들, 내가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여 대통령이 되었던 그들이 전부이다. 이런 대통령들을 겪어오면서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때로는 그들이 언행을 보면서 동네 개이름 처럼 부르기도 했고, 아주 가끔씩 존경받을 만한 일을 해낼 때면 거렁뱅이에게 동전 한잎 던져주듯 '그나마 잘 했네' 라는 한마디를 스치듯 뱉어내기도 했다. 이렇게 형성된 대통령이라는 존재에 대해, 이 영화는 새롭고 신선한 관점을 제공해준다. '아! 이런 대통령이라면 기꺼이 한 표를 던질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해 주는 대통령들을 보여준다.

 

  김정호 대통령. 그는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아 레임덕을 겪고 있는 말년 대통령이다. 복잡한 국정 현안들을 처리하는 것도 이젠 지겨워 보인다. 이것저것 대충 밀실협상을 통해 처리하면 그만. 그런 그에게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진다. 244억원 당첨금의 복권에 당첨된 것! 처음엔 대통령이면 죽을때까지 평생 연금도 나오고 집도 제공되고 뭐 부족한게 있다고 244억 복권이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내가 대통령이고 복권에 당첨이 되었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해 보니 영화 속 노인 대통령의 심사에 더 몰입이 되었다. 얼마나 기뻤으면 쓰러지기까지!^^ 그렇지만 당첨에의 기쁨도 잠시. 그가 복권을 발행하면서 했던 연설이 그의 발목을 잡을 줄이야. 복권 발행 행사에 참석해서 복권을 사면서 1등에 당첨되면 당첨금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말했던 것. 어찌 이런 슬픈 일이!ㅎㅎ 그나마 임기 끝나고 몰래 당첨금을 찾을까도 생각해봤는데 이취임식이 당첨금을 찾아가는 유효기간 6개월을 넘기기 이틀전이다. 244억원을 어디다 쓸까 즐거운 상상을 하기도 하고, 당첨금을 어떻게 찾을까 하는 상상도 하면서 고민은 이어진다.


  만약 진짜 현실속의 대통령들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까? 그들은 혼자 고민하다가 결정을 내릴까? 아니면 누군가를 찾아가서 고민을 털어놓으며 조언을 구할까? 영화속 대통령은 자신의 식사를 매일매일 준비해 주는 청와대 조리장을 찾아간다. 지긋한 나이의 조리장. 대통령은 조리장에게 묻는다. '만약 244억원이 하늘에서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조리장은 잠시 머리를 조아리더니 대답한다. '죽겠지요!' 앗, 뜽금없이 죽다니?? '244억원이 하늘에서부터 제 머리로 떨어진다고 해 보십시오. 죽지 않겠습니까?' 아하 그런 얘기였구나.^^ 대통령은 이 대화를 통해서 고민의 대답을 얻는다. 그리고는 대국민 연설 시간에 짬을 내어서 자신의 상황을 알리고 복권발행 시 그가 내뱉었던 '말'에 대한 신의를 지키겠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그 동안 살아오면서 이 같은 거액을 가져본 적이 없다. 때문에 이런 큰 돈을 관리할 만한 능력이 내겐 없다. 자기가 뱉은 말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에 더하여 이런 자신의 능력을 고려해서 내린 결정이다. 그는 당첨금 전액을 기부한다. 그리고 한 마디 덧 붙인다. 전직 대통령들에게 그동안 대통령 직을 수행하면서 부정직하게 쌓아왔던 비자금이 있다면 정직하게 밝히고 좋은일에 쓰면 어떻겠냐는. 뼈 있는 유머러스한 표현이 맘에 든다.

 

  김정호 대통령은 임기 말년 훈훈한 결정으로 이미지 급상승 하며 임기를 마친다. 그를 이어 대통령이 된 인물은 차세대 정치 주자였던 젊디 젊은 차지욱 의원. 장동건이다. 푸하하! 장동건같이 매끈한 사람이 대통령이라니. 상상력의 방향이 보편적이지 않은 것 같아 좋다. 어찌되었던 차지욱 대통령은 혈기 왕성하게 국정운영을 해 나간다. 그가 부닥친 문제는 미국, 일본, 북한과 연관된 군사 문제다. 와우! 대통령이 되면 정말 골치가 아프고 스트레스를 받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질 같아선 각국 대통령들과 다아다이 맞짱을 떠서 해결하고 싶기도 하겠다. 이 젊은 대통령은 훌륭한 정치력을 발동하여 미국, 일본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 실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힘있게 추진한다. 오! 멋지다! 이런 모습이 국민들이(일부일수도 있겠다. 미국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이들이 한국에는 무지하게 많은게 사실이니까)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 아닐까?


  이렇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젊은 대통령이지만 그에 따른 손해도 있다. 대통령의 강경한 대미, 대일 정책에 반대하는 이들도 많아서 지지도가 폭락하고 있었던 것이다. 외교문제에 신경쓰느라 국민들의 민생에는 도무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비추는 것이 문제다. 젊은 대통령의 젊은 참모진들은 지지도 상승을 위해 민생 탐방을 계획한다. 어찌 저런 젊은 참모진에게서 요즘의 정치인들에게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어리석은 생각이 나오는 걸까? 젊은이라고 이전의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이유는 그도 역시 배운 것이 이전의 사람들에게서 배운 것이기 때문이다. 똑 같은 물에서 놀아봐야 젊고 창의적이고 능력있는 인재라고 해봐야 역시 그 물에서 놀게 된다. 바보같은 참모진과 바보같은 그들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는 바보같은 대통령. 그들의 생각은 시장에 방문해서 시장 상인들도 만나서 악수하고, 서민의 음식인 떡볶이와 오뎅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면 국민들은 대통령이 민생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말 어이없는 행태가 아닐 수 없는데, 이것이 실제 우리네 대통령들이 하던 짓들이다. 영화속의 장면들과 현실의 장면들이 오버랩되면서 쓴 웃음을 짓게 된다. 쓴 웃음과 함께 저런 모습을 뉴스를 통해 봐 오면서도 그냥 그렇게 살아왔던 나의 모습에도 쓴 웃음을 지을수 밖에 없었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는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고 어떻게 행동하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분노를 삭이게 되는 모습에 신물이 난다.


  민생 탐방 도중 또 한가지 사건이 일어나는데, 한 청년이 대통령에게 달려들어 자신의 아버지와 똑 같은 특이 체질을 가진 대통령이니 신장이 고장난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신장이식을 해 달라는 요구에 마주치게 된다. 으하하하! 정말 엉뚱한 상상이다. 결국 지지도를 의식하는 젊은 참모진은 이것을 이용해 '쇼'를 하자고 제안한다. 주사맞는 것을 제일 두려워하는 대통령에게는 상상하기도 싫은 일. 더군다나 국가 전체를 책임지고 그 국민들의 행복을 위해 일하는 대통령이 어찌 그 한 사람의 요구를 들어주고자 위험한 모험을 강행하겠는가? 그럼에도 대통령은 지지율과 자신이 가지고 살아왔던 신념 사이에서 고민을 하게 된다. 그도 역시 중대한 결정을 앞에두고는 혼자서 결정하지 못한다. 노인 대통령처럼 그가 찾아간 곳도 청와대의 주방. 조리장에게 찾아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차신의 아버지의 회고록을 읽었다던 조리장의 이야기를 통해 잊고 있던 아버지의 신념이기도 하고 자신의 신념이기도 한 정치적 신념을 재 발견하게 된다. 그는 이 대화를 통해 그 청년의 아버지에게 신장 이식 수술을 해 주기로 결정하고 수술도 성공적으로 마치게된다. 이렇게 국가 전체를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이지만 지금 바로 죽어가고 있는 한 사람을 돕는 것이 진정으로 국가를 위하는 길이 아닌가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좀 이상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마음에 와 닿는 말이다. 이렇게 마음에 와 닿는 말이지만 내 옆에 있는 이웃에게 행동으로 옮겨보이기를 주저하며 어찌하지 못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또한 보게 된다.

 

  젊은 대통령을 이어서 이번엔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다. 한경자 대통령. 등장 인물의 이름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을 한다. 특정 인물이 떠오르기는 하지만 그 분이 대통령이 못 되란 법도 없으니까 뭐 괜찮다. 여성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갈 줄 알았는데 이번엔 대통령의 남편에 무게가 마춰진다. 남편은 뛰어난 아내를 둔 죄인지 모든 삶이 대통령인 아내 중심으로 돌아가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남편의 많은 욕구들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남편은 무척이나 답답했던 모양이다. 대통령 가족에게 부당한 청탁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 남편은 그동안 사용하던 휴대폰도 없애야 했는지 비밀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기도 하고, 몰래 고향친구들을 만나 술이 거나하게 취해 청와대 앞에 와서 말썽을 부리기도 한다. 급기야는 노후에 은퇴한 아내와 함께 지내기 위해 시골에 땅을 사 놓았던 것이 문제가 생겨 대통령인 아내를 궁지에 빠뜨리기에 이른다. 이런 갈등 상황에서 남편은 자신의 부족함을 대중들에게 말하며 이혼을 요청하게 되고 대통령인 아내는 자신에게 맡겨진 직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을 하며 정말 이혼할 생각을 하게 된다. 생각은 이러할지라도 어디 이혼이 쉬운 것인가. 역시나 대통령은 깊게 고민하게 된다. 그러다가 전임 대통령들과의 만남을 갖게 되는데 그곳에서 전임 대통령들에게 조언을 듣게 된다. 자신들이 이러한 고민거리가 있을 때에 찾아갔던 곳을 알려주었던 것이다. 이 여성 대통령도 청와대 조리장을 찾아가 멸치 속을 다듬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국민들이 바라는 것, 그리고 대통령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실마리를 찾게 된다. 그리고는 과감히 말썽쟁이 남편을 찾아가 화해하기에 이른다. 행복하지 않은 대통령이 각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겠는가?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대통령이 행복하기를 바라겠는가? 아무래도 그럴것이다. 자신들의 대통령이 불행해지기를 바라는 국민들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이 또한 당연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참으로 맞는 말이 아닌가. 영화 속에서 펼쳐진 일들이었지만 대통령이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도 역시 한 개인이며 그들의 삶이 있는 것이고 또 있어야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내가 바라는 대통령은 어떤 모습일까를 그려보게 된다. 나는 그렇게 살 수 없을지라도 그래도 대통령이기에, 한 나라를 이끌어 나가는 리더이기에 갖추어 주었으면 하는 그런 자질들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나는 먼저 대통령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자신이 무심코 내 뱉은 말이라도 책임을 질 수 있는, 최소한 책임을 지려고 하는 모습이라도 보일 수 있는 그런 대통령이면 좋겠다.

 

  나는 대통령이 정직한 사람이면 좋겠다. 거짓된 언행, 그리고 그것을 덮기 위한 눈가림에 능한 사람이 아니라 혹 자신이 잘못한 것일지라도 솔직하게 인정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그런 대통령이면 좋겠다.

 

  나는 대통령이 힘겹게 살아가는 국민들의 마음을 진정으로 알아주면 좋겠다. 자신이 어려운 삶을 이겨내고 성공했다 하더라도, 나는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뼈를 깎는 노력으로 이렇게 되었는데 너희들은 왜 못하느냐 라는 타박을 하는 것이아니라, 그들이 자신과 같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게 되도록 도울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배려심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다.

 

  또한 나는 대통령이 정의로움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다. 옳고 그름, 진리에 대한 명확하고도 공증된 신념을 가지고 있어서 부정함과 부당함에 대해 당당히 맞설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대통령이 그의 주변에서 그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참모진들을 둘 수 있고 그들과 계속적으로 대화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대통령의 생각, 입맛에만 맞는 조언들만 늘어놓는 참모들이 아니라 진정 대통령으로서 가야할 방향을 자신들의 사리사욕과 관계없이 진언할 수 있는 그런 참모진들을 둘 수 있으면 좋겠다.

 

  대통령에 대해 바라는 것들에 대해 쏟아 내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친다. '과연 이러한 바램들이 비단 대통령에게만 해당되는 것일까?' 아닌 것 같다. 나라의 수장인 대통령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모든 사람들이 이런 면모들을 갖출 수 있으면 어떨까? 물론 이런 일은 일어나지도 일어날 수도 없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후후.....그렇게 된다면야 세상이 천국이 되겠지. 나의 마음을 잘 살펴보면 내가 바라는 아름답고 선해보이는 세상은 나타날 수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마음에는 참으로 의로움, 정직함, 선함, 지혜로움보다는 언제나 그 반대의 것들이 더 많이 솟아나고 있음을 보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다고 모든 이들이 동일하게 그러리라는 법은 없으나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이 거의 거기서 거기 아니겠는가? 누군가가 이렇게 되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보다 나의 마음을 다스리며 내가 바라는 모습으로 가꾸어 가는 삶을 사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자신의 마음과 나타나는 행동을 가꿔가며 살아가는 것에 덤으로 다른 누군가에게 이것을 함께하자고 하며 같이 갈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세상, 사회를 아름답게 가꿔가는 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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