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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어깨 너머로 국부론 읽기 04 본문
아담 스미스는 자본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스미스는 노동생산성 향상을 가져다주는 분업이 형성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자본의 축적이라고 보았다. 하나의 물건을 생산하는 데 있어 분업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원료도 필요하고, 도구도, 기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아담 스미스에게 있어 저축은 쓰지 않고 남겨두었다가 생산적인 부분에 투자하는 것이었다. 아담 스미스가 사용한 '생산적인'이라는 의미는 생산물의 총량을 증가시키는 것을 말한다. 노동이라 할지라도 소비되고 사라져버리는 노동은 생산적이라고 보지 않았다. 스미스는 사람들이 저축을 하는 이유를 말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재미있다. 먼저 사람은 자신의 처지를 개선하려는 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또 다른 한편으로 결코 충족될 수 없는 타인으로부터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아담 스미스는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저축을 하려고 한다고 보았다.
그렇다면 아담 스미스는 소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살펴보자. 과거의 사람들은 인간이 탐욕에 사로잡히게 되면 인간이 해야 할 바를 놓치게 된다며 소비에 대한 부정적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본성에 따르는 욕구는 계속 눌러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담 스미스는 사고의 출발점을 이러한 인간 본성을 누를 수 없다는 것에 두었다. 아담 스미스는 오랜 기간 동안 멸시를 받아왔던 상공업자들을 염두에 두고 이러한 논점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가 낭비가 된다면 나쁘다는 것을 아담 스미스는 언급하고 있다. 소비가 마냥 좋은 것이다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국가 재정의 낭비는 매우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소비보다는 자본에 투자해야 한다고 스미스는 보았다. 자본은 사회집단별로 그 구성되는 양상이 다른데, 지대로 살아가는 지주들은 그 사회의 안녕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임금으로 살아가는 노동자들은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국가의 안녕과 어느 정도 연결되어 있다고 보았다. 즉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자신의 이해관계가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부류로 이윤으로 살아가는 자본가들이 있는데, 이들은 국가와 큰 관련이 없다고 보았다. 스미스는 이러한 소위 세계 시민이라는 자신의 이해관계에만 몰두하는 이들에 대해 부정적 관점을 유지하였다. 스미스는 이렇게 쓴 바 있다. "그들은 사회의 이익보다도 자신의 특수한 사업상의 이익을 더 많이 고려하므로 그들의 판단은 가장 공평한 경우에도 사회의 이익보다는 자기 계급의 이익을 더욱 고려하고 있다. 그들이 대지주보다 나은 점은 그들이 공공의 이익에 더 밝다는 점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이익에 대해 지주보다 더 밝다는 데 있다."
아담 스미스는 중상주의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였다. 기존에 국가의 부가 군주나 주권자 개인의 재산과 같은 것이라 생각해왔던 관점은 잘못되었고, 상인과 제조업자의 독점적 욕구와 군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유지되는 중상주의의 나쁜 결과들을 말하고 있다. 독점할 수 있는 조건을 군주가 제공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군주가 받는 관계가 중상주의의 기본적인 유지 방법이었다. 이것을 국가의 부인것처럼 치장하는 것이 중상주의였다. 현대 한국 사회의 모습과 매우 유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박정희 시절 무조건적인 성장에 광적으로 집착한 나머지 특정한 몇 개의 재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고 그로부터 나오는 돈을 챙겨먹은 것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 때 국가의 지원을 등에없고 손 쉽게 거대 재벌로 성장한 삼성, 현대 등은 어찌보면 현재 한국 경제의 암적 존재들이 되어버렸다. 아담 스미스는 중상주의의 결과는 결국 국내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국외 제품은 관세로 인해 더 비싸게 구입하게 되고, 국내 제품은 독점으로 인해 더 비싸게 구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다음과 같이 자연권에 대한 침해까지 야기하게 된다고 보았다. "많은 주민들에게 자신들의 생산물을 이용하여 자신들이 만들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들지 못하도록 하거나, 자신들의 자본, 노동을 자신들이 판단하여 자기에게 가장 유리한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을 막는 것은 인간의 가장 신성한 권리에 대한 명백한 침해다."
스미스는 식민지에 대해 독점 정신이 낳은 최악의 결과라는 평가를 내린다. 식민지로 인해 원주민은 엄청난 희생을 치러야만 했다. 사람들이 이동하게 됨으로써 여러 가지 외부의 질병들이 유입됨으로 인해 생태학적으로 매우 폐쇄적이었던 신대륙에서는 치명적이었다. 콜럼버스 이전 아메리카 대륙의 인구는 대략 5천만에서 1억명 사이였는데, 은광이 발견된 중부 멕시코의 경우 1548년 630만명에서 60년 만에 6분의 1로 감소하기도 하였다. 또한 식민지는 아프리카인들에게는 여전히 큰 상처로 남은 잔인한 노예 무역을 낳았다. 노동력의 공급을 위해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노예들을 실어나르느라 이동 과정에서만 약 130~160만명이 사망했다고 알려져 있다. 식민지 운영은 아담 스미스가 비효율적으로 보는 독점 회사의 출현을 낳았다. 아담 스미스는 중상주의의 폐혜를 지적하면서 누구에게도 이롭지 못한 이 체제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아담 스미스가 생각했던 중상주의의 문제점들이 몇 백년이 지난 현대에도 나타나는 것은 참으로 슬픈일이다. 과거 폭압적, 외형적 식민지는 사라졌을지 모르겠지만, 자신들 국가의 번영을 위해 21세기에도 여전히 전쟁과 폭력을 일삼고 있는 국제사회를 바라볼 때 식민지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인간들이 현대 사회에도 나타나고 있는 중상주의에서 언제쯤이면 벗어날 수 있을까 무척이나 의문스럽다. 과거 군주들이 가졌던 것들을 현대 사회에서는 국가의 행정 엘리트들이 가지고 있고, 상인과 제조업자들은 거대한 자본을 구성하여 그들과 밀착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는 여간해서는 깨어질 것 같지가 않다. 과거 이명박이 정부나 지금의 박근혜네 정부와 삼성을 필두로 하는 거대 재벌이 하는 짓거리들이 과거 중상주의가 융성했던 시대에 군주와 상인/제조업자들이 하는 짓거리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 사이에서 언제나 피?를 입는 것은 일반 시민들이다. 하지만 더 안타까운 사실은 피?를 입고 있는 시민들은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설사 인지하고 있다손 치더라도 어떤 적극적 행동을 취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일반 시민들에게 주어진 두 가지 적극적 권리는 함께 연합하여 제정신이 아닌 정치인들에게 표를 주지 않는 것과 암적 존재인 재벌들이 판매하는 제품을 사지 않는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뿐이다.
To be continued...
참고. 휴넷 인문학당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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