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비만의 정치경제학 본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비만의 정치경제학

초원위의양 2016. 3. 19. 21:01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2012년 9월호에는 미국에 비만 인구가 많아지게 된 이유는 풀어 쓴 기사가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필자는 미국의 비만인구 증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원인들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1. 소비조장 및 기술 발전 숭배로 인해 미국의 라이프 스타일이 육체활동을 줄이는 쪽으로 변화했다. 


2. 도시화는 자동차 이용을 부추기는 면이 있다. 미국인은 주당 10시간 이상을 자동차 안에서 보낸다. 미국인은 주당 40시간씩 스크린(텔레비전, 컴퓨터, 비디오 게임 등)앞에서 보낸다. 게다가 텔레비전은 광고를 통해 과식을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3. 식품 산업은 시장 확대를 위해 사람들로 하여금 더 많이 먹도록 유도한다. 농산문 가공 산업은 끊임 없이 신상품을 내놔 소비자들의 욕구를 자극했다. 가공식품 특히 고칼로리 가공식품가격이 중요한 영양소가 함유된 신선한 농산물보다 가격이 낮아졌다. 


4. 미국의 임금정책이 빈곤층을 비만으로 내몰고 있다. 임금 수준의 차이는 곧 비만 수준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5. 제품에서 상품가격이 차지하는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포장 용량이 커지게 되고 대용량을 구매하는 것이 유리해졌다. 눈앞에 놓인 음식의 양이 많을수록 더 많이 먹게 된다는 실험결과가 있다. 이러한 인간 심리를 이용해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은 수퍼사이즈 전략을 세웠다. 또한 광고는 어린이들의 식욕을 계속해서 자극한다. 이제는 어린이들의 식품 소비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6. 정부는 이러한 식품업계에 대해 어떠한 규제도 가하지 않았다. 그 사이 정크푸드 시장은 거대 공룡이 되었다. 하지만 최근 비만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규제를 가하려 하고 있다. 설탕이 든 수퍼사이즈 음료의 판매를 제한하는 류의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럴 법한 이유들이라 생각한다. 미국이야 대표적인 비만 국가라 할 수 있겠지만 이것은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비만은 신흥국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멕시코, 인도, 중국 등도 경제발전으로 인해 도시화, 기계화, 식품의 산업화, 대형 유통기업 등장이 진행되었다. 이들도 역시 대량 소비에 맛들이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도 패스트푸드 체인점은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현지에 적응한 메뉴들을 출시하여 각 지역의 소비를 늘려가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식품소비의 양극화로 인해 비만과 영향결핍이 공존하는 비극적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 자체가 전 지구적인 불균형상태가 아닌가 생각된다. 지구의 특정 지역은 먹을 것이 남아돌 정도여서 과식을 조장하고 어떤 지역은 먹을 양식이 부족해서 기근에 시달리는 이 불편한 현실. 어떠한 조정자가 나타나서 이리저리 적절한 양의 양식을 나누어 줄 수는 없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