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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105년전 혁명가에게서 배운다 본문
여성해방 운동가인 에마 골드만이 1906년에 쓴 글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9월호에서 읽을 수 있다. 한 세기가 지났는데도 여성해방에 관한 이 식견과 통찰에서 더 나아갔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녀가 주장했던 논지들을 따라가다 보니 그녀가 그 당시 얼마나 혁명적인 운동가였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그녀는 남녀 혹은 개인간의 평화와 조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균등화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자기 자신이 되면서도 타인과 화합할 수 있느냐에 두었다. 이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해하는 것이 된다. 그녀는 여성의 진정한 자유 혹은 해방이 어디에 놓이느냐에 관심을 가졌다. 그 당시 부르짖던 여성 해방에서 진정으로 해방되어야 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주장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의 여성해방에서는 구호는 희망적이고 화려했을지언정 실제적 결과는 여성의 해방으로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성 해방 운동을 통해 일부 국가에서 참정권을 얻기는 했지만, 경제적으로 남성과 동등해졌지만, 그것은 실제적으로는 거짓 평등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 거짓 평등을 위해서 여성들은 육체적, 정신적 희생을 감내해야 했다. 이 거짓 해방은 여성들로 하여금 여성들이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랑과 모성이란 본능을 억누르게 했다. 에마 골드만은 사랑이 결핍된 해방을 진정한 해방으로 보지 않았다. 그녀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었던 말은 "여성의 자유는 여성 스스로 해방되는 능력을 향유할 수 있는 곳까지 확대된다" 였다. 과거의 편견과 전통, 관습의 짐을 벗어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성이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권리도 동일하게 중요하다. 여성이 진정으로 해방된다는 것을 여성으로서 사랑받고 한 남자의 아내가 되고 어머니가 되는 것이 노예가 되고 종속된다는 개념과 분리해 내야 진정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고 에마 골드만은 이야기하고 있다.
"성적 관계에 대한 진정한 개념은 정복자가 있는 것도 정복당하는 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끝없는 헌신이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는 자신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고, 확신 있게 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 이런 태도만이공허감을 메워주고 여성운동의 비극을 무한한 기쁨으로 승화시킬 것이다"
이 글을 여성해방 운동가들이 읽는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하다. 사실 난 여성이 아니기에 그들이 느끼는 억압 혹은 불평등을 그들만큼 알 수는 없다. 단지 같이 살아가는 주변의 여성들의 경험을 전해들음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을뿐. 하지만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상당히 자유가 제한되고 억압되어 왔다는 사실에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여성들이 에마 골드만이 말하는 것처럼 여성의 근본적 욕망을 채워주면서도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이 땅의 여성들이여 당신들도 그리고 남성들도 함께 조화롭게 자유로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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