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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자신이면서 타자인 존재, 노동자 본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1년 4월호에서는 특집 기사로 다룬 노동자의 죽음과 그들의 상처를 깊이 공감하며 읽었다. 특히 르포 작가 이선옥님의 기고문은 벼랑끝으로 내몰려 투쟁해온 노동자들의 마음을 매우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작가는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대우자동차판매, 발레오 공조코리아 등의 광화문 집회에서 만난 이들과 그들의 가슴아픈 기억들을 기록하는것에서 시작하여 서울시청 광장의 투쟁현장을 지나 대학교정에 이르기까지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삶을 따라가고 있다. 길고 외로운 투쟁이 그들에게 남긴 것은 다름 아닌 분노와 우울과 상처와 죽음이었다. 이들은 내 주위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여느 평범한 노동자들이었다. 하지만 무엇이 이들을 이 고통스런 투쟁의 장으로 이끈 것일까? 자신들을 보살펴주고 권리를 지켜주어야 할 정부조차 외면한 이들에게 결국 남은 것은 깊은 상처와 체념뿐인 듯 하다. 우리는 이들을 지나칠 때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존재들인양 대할 경우가 많다. 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그 상황에 있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결코 저런 상황에 있지 않을 것이라 믿기때문 혹은 믿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우리를 가만히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요즘에는 정말 돈이 전부인 세상이 되어 버렸다. 국가도 기업도 개인도 모두 돈이라는 거대한 손에 묶여 오직 그것의 충성된 종으로서만 살아가는 듯 하다. 이런 세상이기에 우리는 누구도 안전하지 못하다. 이러한 사실을 직시하고 함께 연대하며 대처해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작가는 이 상처받은 영혼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며 글을 맺고 있다. 작가에 따르면 이들에게 진정 중요한 것은 진심이 담긴 '사과'이다. 자신들의 존재에 대한 명예회복을 바라고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작가의 말에 마음이 간다. 그렇다. 정부차원에서 그리고 기업차원에서 진심을 다하여 이 해고노동자들, 투쟁하는 상처받은 영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리함으로써 계속되는 이들의 죽음을 막아야 한다.
또 다른 흥미로운 주제는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다시금 문제가 되고 있는 원자력에 대한 것이다. 원자력 발전소 사고와 그것이 미치는 재앙적 영향은 전 세계에 많은 것을 이야기해 주었다. 진정 안정성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 것인지, 다가오는 미래에는 우리가 어떤 에너지원을 사용해야 하는 것인지, 국제사회는 이번 사고 이후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해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그동안 해결하지 않고, 혹은 논의하지 않고 묻어 두었던 논쟁들에 다시금 불을 붙였다. 과대 광고된 원자력 발전 단가,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방사선에 대한 영향 문제, 폐기물 처리에 대한 방법 등 미결되어 있으면서도 묻어 두었던 문제들을 다시금 고려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한국의 원자력 발전 정책에 있어서도 커다란 변화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 여전히 정부는 불통의 리더십으로 우리는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 주장에 대한 근거가 너무나도 미약하다 생각된다. 혹시라도 지금 당장, 자신이 집권한 시기에만 사고가 안터지면 되지 않는가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된다. 제발 진정성 있는 진단과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바라고, 향후 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들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아랍지역의 혁명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고 심층 분석하고 있다. 석유를 둘러싼 패권싸움, 아랍의 정체성 등 다양한 시각으로 아랍권의 최신 현안들을 다루고 있어 국제적 시각을 키워나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기사들로 가득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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