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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에 대한 잔인한 복수극 본문

영화이야기

테러에 대한 잔인한 복수극

초원위의양 2016. 4. 28. 23:54

드론전쟁: 굿킬

감독
앤드류 니콜
출연
에단 호크, 재뉴어리 존스, 조 크라비츠
개봉
2014 미국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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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근거없는 이유로 이라크를 침공했고, 테러리스트 집단의 뿌리를 뽑겠다는 일념으로 아프카니스탄 전쟁도 일으켰다. 두 전쟁 모두 성공했다고 할 수 없는 싸움이었다. 목표로 했던 테러와의 전쟁에서 역시 미국은 승리했다고 할 수도 없다. 전장을 만든다는 것은 결국 미국 국민들인 군인들의 피해를 감수해야 함을 의미한다. 미국은 먼 이국의 전장에서 치루면서 발생하는 물적 인적 피해에 비해 얻는 소득이 적은 것이라 판단한 듯 하다. 결국 자신들의 군대를 점차 철수시키고 다른 전략을 취하게 된다. 그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 드론이라 불리는 무인항공기의 전장 투입이었다. 미국 본토에서 드론을 원격조종해 공격할 수 있으니 인명피해도 없을 것이고 공격의 효율성도 뛰어난 전략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드론을 이용한 전쟁의 어두운 모습을 드러내 보여준다.

 

  드론의 조종실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근처 기지에 있고, 작은 컨테이너 박스안에 꾸며져 있다. 드론을 조종하는 이들은 다름아닌 미국 공군의 전투기 조종사들이다. 이들은 마치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것처럼 화면 앞에서 조이스틱을 움직여가며 드론을 조종한다. 요주의 테러리스트를 감시하면서 기회가 왔을 때 드론에서 미사일을 발사해 그들을 제거하는 것이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이다. 미공군 베테랑 조정사였던 토마스 이건 소령도 이 컨테이너 박스 조종실 조이스틱 앞에 앉아 있다. 그곳이 위험한 전쟁터일지라도 진짜 비행기를 타고 다시 날고 싶은 토마스 이건은 오늘도 화려한 라스베이거스 거리를 지나 화면을 바라보며 조이스틱 앞에 앉는다. 드론의 카메라를 통해 공격 대상을 감시하며 적절한 공격 타이밍을 기다린다. 마치 무료한 게임을 하는 느낌이기는 해도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들을 제거하고 있으니 나름의 보람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드론 조종사들은 근무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심각한 심리적 문제를 겪게된다. 드론 조종사들은 나쁜 놈들을 죽이는 것이라 여기며 자신들의 살상을 정당화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무런 느낌 없이 자행되는 살인에 괴로워하기도 한다. 토마스 이건 소령은 후자쪽의 마음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군대에서의 명령이고 자신들엑 위협이 되는 존재들을 사전에 제거한다는 명목에 일정 부분 동의하기도 하며 말없이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 나간다. 하지만 아무리 잠재적 테러리스트라고는 해도 무덤덤하게 미사일을 날려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면서 정상적인 정신상태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이건 소령은 술에 의지하면서 그리고 다시 하늘을 날 때를 희망하면서 무덤덤한 폭격을 계속해 간다. 하지만 어느 날 문제가 생긴다. 잠재적 테러리스트들에게 날린 미사일에 어린 애들이 지나가다 함께 희생되고 만다. 민간인들의 희생에 대해서도 어떤 조종사들은 의도하지 않은 사고라 합리화하기도 하지만 이건 소령은 너무나 괴롭다. 이건 소령의 반응이 정상적인 인간의 반응일 것이리라.

 

  괴로운 심정으로 일을 계속해 나가는 가운데 CIA가 드론 공격에 개입하게 되면서 이건 소령과 그의 팀원들에게 더 큰 심리적 어려움이 닥친다. CIA는 위험인물을 제거할 수만 있다면 민간인들의 희생도 불사한다. 명령을 따라야만 하는 군인들은 괴로워하면서도 살상을 멈추지 못한다. 그들을 제거하지 않으면 반드시 미국의 어딘가가 공격 당할 것이라는 근거없는 예상을 토대로 전쟁범죄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공격을 하게 된다. 이건 소령은 심히 괴로워한다. 공격을 할 때마다 고민을 하게 되다가 결국엔 의도적으로 CIA의 공격 명령에 불응하게 되고 드론 조종석에서도 쫓겨나고 만다. 잠재적 위험 인물 제거라는 명목으로 자행되고 있는 인본주의 국가 미국의 비인간적 만행을 드론 조종사들의 고뇌를 통해 보여준다. 테러리스트들을 향한 테러라고 할 수 있겠고, 그 과정에서 민간인들의 희생도 불사하며 자신들의 잠재적 안위를 지키려는 미국의 모순된 모습에 두려움이 생긴다.

 

  미국을 영원한 우방국가라 여기며 숭상하는 한국인들이 참 많다. 하지만 역사를 통해 볼 때에도 미국은 대한민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유익만을 위한 입장을 취해왔다. 인권을 존중하는 것 같은 미국이라는 사회를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 역시 상황과 자신들의 유익에 따라 특정한 부류의 사람들(백인, 자국민 등)만을 인간으로 여기는 것 같다.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 테러를 감행할 수 있는 일부 집단을 제외하고는 피해를 입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드론 공격으로 자행하고 있는 전쟁 살인 행위들이 테러리스트들이 감행하는 테러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가. 전쟁 상황에서 이것저것 가릴 수 없다는 변명은 치졸하고 비겁한 것이다. 전쟁 중에도 기본적인 인권, 민간인에 대한 보호는 확보되어야만 한다. 분노로 찬 복수로서의 전쟁이 아닌 테러 집단에 응당한 대가를 치를 수 있게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물론 어렵고 그 과정에서 자국 군인들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것을 다른 나라에 살고 있을 뿐인 사람들의 목숨과 손쉽게 바꾸려고 해서는 안된다. 

 

  드론 공격을 성공시키고 토마스 이건 소령은 꼭 한마디를 내뱉는다. "굿 킬" 극악한 범죄자들이나 무차별적 테러를 자행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그들도 역시 죽여야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아마도 테러로 내가 다치거나 혹은 가족들이 죽음을 당했다면 나 역시 분노에 찬 복수를 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들은 죽여버려야 마땅할 것이다. 그들을 없애고 나 역시 이건 소령처럼 굿 킬이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이건 소령의 굿 킬 이라는 말 뒤에 따라오는 허탈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굿 킬을 감행해도 희생된 이들을 잃은 상실감은 채울 수 없을 것이다. 당한 것을 어떻게 되갚을 것이며, 아주 쉽게 만들어지는 피해와 복수의 악순환을 어떻게 끊을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들을 다뤘던 여러 종류의 작품들이 많이 있다. 이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테러-복수의 고리 이전에도 인간사회 전 역사에서 계속해서 일어났던 고민들이다. 악순환의 고리는 어느 한 편의 결단에서만 끝날 수 있었다. 누가 힘겨운 결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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