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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삼성이 애플을 베낀 건지 알게 뭐냐? 본문
지난 주 삼성과 애플이 다투고 있는 특허 소송의 결과가 한국과 미국에서 하루 차이를 두고 나왔다. 물론 미국에서의 결과는 배심원단의 판단이기는 하지만 삼성에게는 꽤 큰 타격을 안겨준 것만은 사실이다. 최근에 불거지는 삼성, 애플의 특허 소송뿐만 아니라 특허를 무기로 삼는 특허 괴물들의 활동을 접하게 되면서 특허 제도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지식재산권 혹은 지적재산권 중의 하나인 특허권은 발명에 대한 독점권을 부여하겠다는 취지 이다. 하지만 이 특허제도는 참으로 불완전한 체계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 블로그에 글을 올린 James Allworth의 생각이 흥미롭다. 간략히 그의 글을 옮겨 본다.
by James Allworth
지난 몇 주 동안 애플과 삼성의 소송 사건으로 인터넷이 떠들썩 했다. 이것은 이들 두 기업이 운영되는 방식의 커튼 뒤를 살펴볼 수 있는 독특한 기회였지만 재판은 삼성이 애플을 베꼈는가에 대한 대답을 구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기술 산업에서 혁신의 미래에 훨씬더 관심이 있다. 법정에서 삼성이 애플을 베꼈다고 하든 아니든 간에 만약 우리가 이들 기업들이 서로 베끼도록 허하거나 아니면 더 장려한다면 우리 모두가 더 형편이 나아지지 않을까?
이것은 애플/삼성 재판의 맥락에서 특히 더 관련이 깊다. 왜냐하면 이번 사건은 애플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있는 베끼기 법정 소송으로서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애플의 유명한 "look and feel" 소송이 있었다. 애플의 소송은 요즘 진행되는 것과 너무나 흡사했다. "우리는 혁신적인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만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우리 것을 베꼈다. 만약 우리 경쟁자들이 우리 것을 간단히 베낀다면 우리가 계속해서 혁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애플은 소송에서 졌다.
하지만 다음에 일어난 일이 아주 흥미롭다.
애플은 혁신을 전혀 멈추지 않았다. 결국 그들은 아이맥을 출시했다. OS X을 만들었고 다음엔 아이팟을 내놓았다. 이후 아이폰에 이어 가장 최근에는 아이패드까지. 애플이 혁신을 계속하기 위해 이러한 소송을 제기해왔다는 것이 근본적인 이유라면 이렇게 물어볼 수 있다. 만약 베끼는 것이 혁신을 멈추게 한다면 어째서 애플은 그들이 베낌을 당했을 때에도 혁신을 멈추지 않았을까? 베낌을 당하는 것은 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그들의 능력을 전혀 제한하지 않았다. 어찌보면 오히려 혁신을 가속화시켰다고도 할 수 있다. 애플은 그들의 월계관, 수익성에 머물러 있을 수 없었고 오늘날 기술 산업의 가장 큰 기업 중의 하나로 유지하는 역할을 차지하기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한 빠르게 혁신해야만 했다.
이 점은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논쟁에서 더 깊이있게 고려하는 것을 가치있게 한다. Kal Raustiala와 Chris Springman의 책에서 발췌한 '복제품(해적판) 경제: 모방이 어떻게 혁신을 촉발하는가' 라는 기사가 지난주말 월스트리트 저널에 실렸고 이것은 위 논의를 정확히 지적했다. 산업에 대해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직관적으로 생각하는 가정은 복제품으로부터의 보호가 없으면 혁신은 멈춘다는 것이다. 하지만 Raustiala와 Springman은 좀 비직관적으로 제약이 큰 산업에서보다 복제에 개방적인 것으로 인해 실제로 산업이 번성한 많은 예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위대한 혁신은 기존의 것 위에 만들어지곤 하며 복제에 자유를 필요로 한다." 고 말한다. 이것은 애플에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삼성이 시장에 출시했던 제품을 시험해보는 결과로서 애플의 태블릿 제품의 라인업 변화를 지지하는 애플의 임원 Eddy Cue의 메일을 보라.
누군가는 복제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내게는 그것이 경쟁 시장을 완벽하게 작동시키는 것처럼 들린다.
나는 특허체계가 특허 소유자들에게 이롭도록 작동하지 않을 때에도 혁신은 오래도록 억압되지 않았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애플을 예로 들었다. 하지만 애플은 그들의 통제 하에 있는 필수 특허를 가진 선점자가 아니었을때 혁신에 대한 수많은 요구를 또한 겪었다. 이것은 아이폰에 대해 노키아가 애플에 제기한 소송을 보면 알 수 있다.
기업들은 시장에서 경쟁할 수 없을 때 잘못된 특허 체계에서 너무 쉽게 물러서는 것 같다.
만약 이 소송에서 애플이 삼성에 이긴다면 그래서 삼성이 시장에 그들 휴대폰과 태블릿을 출시하지 못하거나 삼성에 대폭적인 라이센스 비용이 부과된다고 해서 시장이 갑자기 더 혁신적이 된다거나 이 장치들이 더 이용가능할 수 있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혹은 만약 삼성이 이긴다면 애플이 갑자기 아이폰과 아이패드 개발 속도를 늦추게 될까? 이러한 소송 중에 하나에서 졌던 과거의 사례들을 볼 때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제 지금까지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들 기업들이 법정에서 누가 누구를 베꼈을지도 모른다고 끝까지 다투는 것이 비생산적이라는 것이 비약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빈번한 이들 소송들은 결국 모두가 서로를 복제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말한다. 더 나은 해법은? 이들 기업들이 법정이 아닌 고객이 있는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에만 집중하도록 하고 혁신에 대한 결정을 하도록 말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복제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책은 소송이 아니라 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충분히 빠르게 경쟁할 수 있도록 혁신하는 것이다. 이것이 나에게는 고객에 대한 이상적 상황은 아닌 것 같지만 진정한 혁신가의 입장에선 이상적인 것 같다.
출처: http://hbr.org
필자의 의견에 상당 부분 동의된다. 특히 대기업 간에는 특허 제도가 혁신을 추구하도록 한다기 보다는 방해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즉 특허 제도를 통해 선점자에게 독점권을 부여함으로 인해 더 이상의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핵심적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그 기술을 고스란히 대규모 기업 혹은 자본에 빼앗기는 중소기업들을 보면 그들에게는 일정 기간의 독점 기간을 확보해 줘야 할 것 같기는 하다. 기준을 정하기가 모호하기는 하지만 현재의 특허 제도를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특허 제도와 상관없이 혁신 혹은 산업 발전을 추구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기업들에게는 필자가 말하는 것처럼 자유롭게 베끼는 것을 허용해도 상관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약자를 보호하는 측면에 있어서는 필자가 말한대로 실행하기에는 대치되는 부분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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