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이 한국의 방송사를 하나씩 하나씩 삼켜가는 걸 그냥 지켜볼 수 밖에 없었고, 박근혜와 그 무리들로 이어진 요즘의 한국 주요 방송사는 제 기능을 완전히 상실해버렸다. 기레기라 불리는 사람들도 이젠 조금의 수치심도 없는 모양이다. 부끄러움이란 걸 온전히 잃어버린 이 사회는 그와 똑같은 권력자들을 낳았다. 이 참담한 환경 속에서도 권력에 복종하지 않으며 진실을 알리고자 모인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희망을 품을 수 있었고, 그 현장에 함께하지 못하기에 물심양면으로 진실의 수호자들을 응원했다. 특히 뉴스타파라는 그룹은 단연 돋보였다. 그들이 말하는 진실들이 사회 전반에 널리 알려지기를 바랬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뉴스타파를 보기가 너무나 힘들어졌다. 진실을 마주하기는 하지만 드러난 진실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많지 않았다. 아니 행동하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 뉴스타파를 통해 마주하게 되는 현실은 내가 살아가는 현실과는 맞닿아 있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권력의 충실한 종의 역할을 자청하며 그것에 부역하는 검찰과 국정원, 재판부를 지켜보면서 그들의 전횡에 혀를 내두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래서인지 뉴스타파가 전해주는 아픈 진실들을 점점 더 마주하지 않게 되었다. 바뀌지 않는 아니 바꿀 수 없어보이는 진실들을 봐야만 하는 괴로움이 컸다. 분노는 일어나지만 적극적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내 모습을 반복해서 봐야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여느 날과 다르지 않은 퇴근 길. 통근 버스 안에서 어렵사리 뉴스타파 앱을 실행시켜본다. 마주하기 싫은 괴롭고 마음 아픈 진실들이 재생 목록으로 올라와 있다. 선뜻 진실을 마주할 수 없어 또 다시 괜히 목록들을 위 아래로 스크롤해 본다. 나경원, 목격자들-교실, 언론 장악...... 나경원이는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안되는데, 2년이 지나도 제자리인 것 같은 세월호 이야기를 또 마주할 수 있을까, 언론은 이렇게 길들여질 수 밖에 없는 것인지. 제목만 보고도 가슴이 먹먹하다. 그래도 오늘은 괴로움을 안고 진실들을 마주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