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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수상록 맛보기 본문
유명한 고전일수록 제목을 너무 많이 들어서 왠지 내용까지도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몽테뉴 수상록도 이와 같은 책 중의 하나이다. 수도 없이 들어왔던 책이지만 선뜻 페이지를 펼치기는 쉽지 않았던 수상록. 이 책을 에릭 호퍼라는 철학자의 소개로 읽어보게 되었다. 물론 수상록 전체 내용을 소화해 내기에는 버거울 것이 예상되어 내용을 선별하여 소개한 책을 고르게 되었다. 에릭 호퍼라는 호감가는 철학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읽는 것만 같았다고 했던 책에는 어떠한 이야기가 들어 있는지 궁금했다.
몽테뉴는 수상록이라는 책을 쓴 목적을 서두에서 밝히고 있다. 몽테뉴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에 일가 권속이나 친구들이 자신의 모습이나 기분의 특징을 알게 하고, 자신에 대해 아는 바를 보다 온전하고 생생하게 간직하도록 하기 위해 이 글들을 썼다고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일기처럼 써내려 간 것들이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고전으로 읽힌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 이 부분에선 몽테뉴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 몽테뉴가 사고하는 폭이 얼마나 넓었는가를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몽테뉴 수상록의 일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수상록의 방대한 양을 처음부터 접하게 되면 읽기에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될 수가 있으므로 이와 같은 책을 통해 수상록의 맛을 조금 보는 것도 수상록을 읽기에 나쁜 방법은 아니라 생각한다. 여러 가지 내용들 중 몽테뉴의 사상을 대표하는 글들을 취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는 나만의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이 책에서는 몽테뉴가 다양한 이야기 주제들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엿볼 수 있게 편집되어 있다.
몽테뉴는 정말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인간이란 존재에서부터 인간의 명성, 자만심, 욕망, 잔인함 등에 대해 쓰고 있는데, 그가 인식하고 있었던 인간의 특징들이 그로부터 수 백 년이 흐른 지금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몽테뉴는 독서, 여행 등 취미에 대해서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남겼다. 그 당시에도 빠질 수 없었던 주제인 듯 한 정치, 권력, 당파심 등에 대해서도 쓰고 있다. 고전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것 한 가지는 인간이란 존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그렇게 많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인간의 보편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대화, 결혼과 사랑 등 인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회적 행동들에 대해서도 역시 한 마디 안하고 넘어갈 수는 없는 일. 몽테뉴는 이러한 주제들에 대해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를 피력해 가고 있다. 하지만 이 개인적 통찰이 후세의 인간들에게 무척이나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하늘 나라에서 지켜보며 만족스런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전을 통해 얻게 되는 부가적인 유익 중의 하나는 고전들이 쓰여진 시대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발동된다는 점이다. 위와 같은 주제들에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을까를 그 당시의 시대상과 연결하여 생각해 보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이 맛보기 수상록을 읽으면서도 마찬가지로 1500년대 몽테뉴가 살았던 프랑스의 시대상에 대해 알고 시어졌다. 이것은 또 다른 독서의 세계로 나를 안내해 줄 것이다. 때론 내가 특별히 읽을 책을 정하지 않아도 읽게 되는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다음 책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손이 잘 가지 않는 고전들에 손을 뻗게 만드는 매력적인 마법이 고전을 읽을 때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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