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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이익보다 소중히 하라 Put people above profit

초원위의양 2016.03.20 01:10

MIT MBA 강의노트

작가
이원재
출판
원앤원북스
발매
2007.01.22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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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 픽션을 써 보자고 제안했던 이원재 경제평론가의 책이다. 제목 그대로 그가 MIT(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 과정을 거치면서 들었던 수업 내용들을 정리한 강의노트이다. 기업에서 일하는 햇수가 늘어가다보니 자연스럽게 경영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가끔씩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때려치우고 많이들 하는 MBA나 해 볼까 하는 생각도 하곤 한다. 하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고정적으로 들어오던 월급이 중단되면 어떻게 할지, 딸린 식구들은 뭘로 먹여 살릴 것이며, MBA를 마치고 나면 뭘 할지 등 정말 여러 가지 걱정들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지금의 자리가 괜찮은 이유를 애써 찾아보는 것이 보통의 직장인들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MBA에 대한 호기심 혹은 동경이 쉽게 가시지만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약간의 위로가 될 듯 싶다. MBA, 그것도 세계 최고 중의 한 곳으로 쳐주는 무려 MIT의 MBA를 마친 선배가 물려준 강의노트이기 때문이다. 궁금한 분들은 한번 펼쳐보시라.

 

   저자가 MBA라는 값비싼 과정을 통해 배운 것은 무엇일까?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강의실에서는 '이론이 아니라 눈썰미'를 강의실 밖에서는 '현재는 과거의 누적'이라는 가르침을 얻었다고 쓰고 있다. 무척이나 비싼 비용을 들여 배운 것 치고는 너무 초라한 배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MBA과정에서 배운 다양한 이론 등의 지식보다 이 두 가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리라. 저자가 쓴 '현재는 과거의 누적'이라는 표현을 생각해보면 결국 눈썰미라는 것의 기초에는 그것의 바탕이 되는 다양한 학문 분야들에서 얻은 지식과 대리경험들이 쌓여 있는 것이다. 저자가 이러한 깨달음을 얻기 위해 어떠한 수업과 강연을 듣고 어떤 활동들을 했는지에 대한 보다 상세한 내용이 마치 MBA과정 학기 시간표처럼 소개되어 있다.

 

  경영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사람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가 MBA과정 내내 반복되었다고 저자도 회상하고 있다. 현재 내가 일하고 있는 기업에서도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하지만 정작 일하고 있는 사람인 나는 그러한 말들이 미사여구에 불과할 뿐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기업의 홍보와 실제 실천이 일치하지 않는 데에서 오는 차이 때문이다. "사람이 전략이다"라는 말을 내가 몸담고 있는 기업의 인사 담당부서에서도 진정성을 가지고 새겨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품게 된다. 저자가 경영대학원이라는 곳에서 처음 듣게 되었던 “이익 위에 사람을 두라”는 메시지가 저자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던 것만큼이나 나에게도 그러하다. 한국 사회, 한국 기업에도 이와 같은 사람에 대한 가치 평가가 자연스러워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저자는 애플의 무자비했던 인력 구조조정 사례를 들어 사람의 가치를 평가절하함으로써 조직 전체의 문화와 분위기를 해치게 되는 경영 실수에 대해 말해 준다. 임금을 통한 관리를 맹신함으로써 나타나는 잘못된 상식에 관한 이야기도 눈에 띤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모든 것이 돈이 아니라 여러 가지 것 중의 하나가 돈이라는 사실을 경영자 및 관리자들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사람이 전략이다라는 앞장의 내용과 모순되는 것 같아 보이기는 하지만 저자는 경영에 이용되는 과학적 방법론에 대해서 소개해 준다. 현대 경영 이론의 아버지라 불리는 슬론의 과학적 마케팅을 이용한 기업 경영 사례, 지렁이 고기가 들었다는 소문에 고전하던 맥도날드의 해법, 비아그라의 입소문 마케팅, 대선예측 모형으로 유명세를 탔던 예일대 레이 페어 교수, 전략적으로 기획된 문화를 통해 성공적 경영을 이뤄낸 디즈니 등의 사례들은 모두 경영에 과학적 방법론이 적절히 도입될 때 어떤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아주 잘 나타내 준다. 사실 이 책이 나온 지 몇년 이 더 지난 지금에서야 이와 같은 이야기는 지금은 너무나 당연시되기 때문에 옛날 이야기 정도로 치부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저자가 에필로그에 썼던 것처럼 현재는 과거가 누적되어 나타난 것임을 주지해 볼 때 과거 역사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2학년 1학기 강의노트에 저자는 미국이라는 나라는 너무나도 익숙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정작 미국 사람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던 사실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인 듯 하다. 한국 사회에 있다보면 한국이 자발적으로 미국의 식민지가 되고 싶어하는건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져들 정도로 미국에 대한 동경이 크지만 정작 미국 사람들의 문화와 사고 방식, 고민 등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저자의 경험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미국이라는 사회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미국의 경제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서도 매우 다양한 견해들이 충돌한다. 해외 아웃소싱을 두고도 미국 내 이해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이해득실에 따라 격렬한 논쟁과 토론을 벌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찌보면 이러한 대립 가운데에서 합리적 결론이 도출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어찌되었든 미국 사회는 그렇게 돌아가는 것 같다. 냉전 체제를 지나서는 큰 틀로 보았을 때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와의 갈등이 주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것 같다. 기업가와 노동자 사이의 갈등 및 대립, 일자리 창출 등은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는 아닌 듯 하나, 그 해법을 찾아가는 방식과 그 결과는 해당 국가의 지배권력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도 교육과 사회 복지 및 불평등 해소 문제는 큰 관심사로 보이는데 몇년 전의 이런 고민들이 어떤 정책 방향으로 진행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주제가 될 듯 하다.

 

  마지막 학기에는 경영분야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다고도 할 수 있는 CEO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내고 있다. 먼저는 경영학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다양성이 가장 눈에 띤다. 경영학이 근본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접근 방식이 모여 이루어진 분야이므로 이러한 모습이 당연하고 바람직한 모습이라 생각된다. 특히나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문학과 경영의 접목은 저자만큼이나 나도 인상적이었다. 가히 스토리텔링의 시대라고도 할 수 있는 시대인 요즈음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인 것 같다. 이야기의 힘은 문학에서뿐만 아니라 일터, 기업 조직 등 사람들이 있는 거의 모든 곳에서 발휘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더해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실행의 힘에 대한 강조는 이미 저문 시대의 경영자 잭 웰치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지속가능 경영이 대세를 이룬 현재에도 유의미한 경영자의 자질이라 생각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언급한 똑똑한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 혹은 범죄들에 대한 이야기는 미국의 CEO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의 기업들만 해도 법정에 서기도하고 감옥에 열심히 출입하는 재벌기업 총수들을 얼마나 자주 볼 수 있는가? 이 정도는 누려도 된다는 자격의식, 남들이 하니까 나도 괜찮지 하는 떼거리의식, 일이 결과적으로 잘 되면 된다는 결과중심적 낙관주의 등이 반복적으로 습관화됨으로 인해 이런 일들이 일어남을 저자는 언급하고 있다. 이것은 비단 CEO등의 성공한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삶에 비추어 생각해 봄직한 사안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을 통해 막연하게나마 가지고 있던 MBA에 대한 개인적 호기심이 다소간 해소되었다. 앞으로 살아갈 삶의 방향을 경영분야로 설정하고자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판단을 내리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책에서 언급된 여러가지 사례들은 경영이 근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전략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볼 때 기업 경영에서뿐만 아니라 삶 전반의 영역들에 참고할 만한 교훈들을 제공해 주고 있어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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