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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서양철학사 엿보기 - 고대철학 01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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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서양철학사 엿보기 - 고대철학 01

초원위의양 2016. 3. 20. 00:31

  서양철학의 시조로는 탈레스를 든다.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이 물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모든 생명체는 물이 없이 살수 없다는 사실을 탈레스가 알았는지는 확인할 수는 없다. 철학에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만물의 근원에 대한 것이었다. 이러한 가장 근본적인 물음에 탈레스는 나름의 대답을 한 것이다. 또한 탈레스는 일식을 예견하기도 하였다. 이것은 천체가 일정한 수준의 주기를 두고 회전한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것은 당시 사람들에게 엄청난 경이로움을 선사하였다. 탈레스는 철학자들은 어리석은 사람들이라는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 올리브가 풍작일 것을 예상하고 올리브유 압착기를 독점하여 큰 돈을 벌기도 했다.

 

  밀레토스 학파의 두번째 주자로는 아낙시만드로스를 든다. 이 철학자는 "만물의 근원은 이미 알려진 단일 실체가 이니다. 단일이면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해 버릴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상은 모두 상대적이지 않은가?"라고 말하며 어느 하나로 모든 것의 근원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아낙시메네스는 "만물의 근원은 공기"라고 하였다. 또한 피타고라스는 "만물의 근원은 숫자다"라고 했다. 

 

  이와 같이 여러 철학자들이 만물의 근원에 대한 물음에 답을 해 왔었다. 그 중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의 근원은 불"이라고 하였다. 전쟁을 좋게 생각하고, 무엇인가를 파괴하는 것이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보았다. 또한 만물은 유전하는데, 일자에서 유래하고 일자는 만물에서 유래한다고 하는 변화의 철학을 추구하였다. 즉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한다는 사실일 뿐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다양하게 변화하는 것의 조화는 활처럼 힘의 긴장을 조율하는 것이다. 변화가 없다며 지루한 세상만이 펼쳐질 것이다. 긴장하는 것은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는 것과 같다는 주장을 했다. 이는 니체와 헤겔에게 영향을 미친 사상이다. 변증법적 사고는 헤라클레이토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파르메니데스는 "이 세상은 정지해 있다. 모든 것은 정지해 있다"고 보았다. 이 생각은 플라톤에 영향을 미쳤다. 일자는 무한하고 분할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사유와 사유대상은 하나이며 이것이 나뉜다고 하면 일자가 아니라고 보았다. 말이란 불변하는 일정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했으며, 형식논리를 중요시하였다. 엠페도클레스는 단일한 일자를 가지고 만물의 근원이라 하는 것에 반기를 들었다. 세상은 흙, 공기, 불, 물이라는 4원소로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복합적인 실체는 사랑의 힘으로 결합하고 다툼의 힘으로 분리된다고 보았고, 이것으로부터 많은 변이가 나타난다고 생각했다.

 

  아낙사고라스는 정신은 모든 운동의 근원이며, 만물은 무한히 나뉘다고 하였다. 데모크리토스는 원자론을 주창하였고, 이는 오늘날 과학 지식 발전을 가져온 원자론의 근원이 되었다. 

 

  이상이 소크라테스 이전 자연철학자들의 의견이다. 

 

  프로타고라스는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고 했다. 이 세상을 가름 짓는 것은 결국 인간이며, 인간은 만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라고 하였다. 소피스트들은 웅변술을 가르쳐서 정치가로 키워 권력을 가지게 하였다. 이들은 진리 그 자체에 의미를 두지 않았고 인간들 사이에서 힘을 차지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소송에서 승리하는 것이 목적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제자 하나가 선생으로부터 받은 약속이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졸업 후 첫 번째 소송에서 패소하면 등록금을 반환해주겠다는 약속이 있었다. 제자는 졸업하고 선생에게 등록금 반환 소송을 걸었다. 이 소송에서 이기면 제자는 등록금을 돌려받게 되는 것이다. 이 소송에서 지면 첫 번째 소송에서 진 것이기 때문에 선생이 또 도늘 돌려줘야 한다. 프로타고라스는 이에 내가 소송에서 이기면 이겼으니 돌려줄 필요가 없고, 내가 졌으면 자네가 이긴 것이니 등록금을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폈다. 이 두 가지 진리 중에서 어떤 것이 진리일까?

 

  러셀의 서양철학사는 이러한 내용들을 시대별로 다루고 있다. 어찌보면 매우 지루하고 어려운 여행이 될 수도 있겠지만, 과거의 사람들이 어떠한 생각들을 가지고 살아왔는지를 돌아보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유익한 부분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그들이 생각했던 것들을 오늘날에도 여전히 생각하며 답을 찾아보고자 하는 노력이 있는 것을 보면 사람들은 답을 찾을 수 없는 물음을 하며 살아가는 존재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