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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시대적 흐름의 맥을 잡아보자

초원위의양 2016.03.20 00:18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발명 발견대사전

작가
로드니 P. 칼라일
출판
책보세
발매
2011.07.11
평점

리뷰보기

 


  이 책에서는 418가지의 발명과 발견을 다루고 있다. 발명과 과학적 발견이 사회에 끼친 영향을 탐구한 결과, 저자는 크게 여섯 개의 시기로 구분하여 각 시대별 발명과 발견이 서로 간에 그리고 인류 사회와 상호작용한 역사를 살펴보고 있다. 여섯 시대는 기원전 8000년부터 기원후 339년까지의 고대 시대, 1599년까지의 중세 시대, 1600년부터 1790년까지의 과학혁명의 시대, 1791년부터 1890년까지의 산업혁명의 시대, 1891년부터 1934년까지의 전기 시대, 1935년부터 21세기까지의 원자와 전자시대로 나뉜다. 이 책은 이들 시기를 지나오면서 인류의 삶을 바꾼 실제적 혁신들과 과학적 세계에서 매우 중요한 발견들을 대표할 수 있는 것들을 역사적 관점을 가지고 정리한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과학과 기술의 시대적 발전 양상을 전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은 각 시대에서 생겨났던 선도적 창조와 혁신의 유형을 정리한 것이라 보면 된다. 역사적인 발견과 발견을 관찰함으로써 과학과 기술이 서로 닮았으면서도 전혀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역사적인 발견과 발명은 인류의 발전과도 궤를 같이하므로, 이를 통해 미래 인류가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해 갈 것인지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1부 고전시대에 이르기까지의 고대 세계: 기원전 8000년부터 기원후 330년까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고대의 세계는 신비로움으로 가득차 있다. 기술과 과학 분야에서도 이는 예외가 아니다. 세계 각 지역에서 거의 동시대에 출현했던 거대한 건축물들을 보면 그것들이 어떻게 서로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아이디어들이 생겨났을까하는 호기심이 생긴다. 이 시기의 특징은 어떠한 기술이나 발견이 특정 개인의 성취가 아니라 인류 전체의 창의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이 시대 기술적 도구들이 '어디'로부터 기원하는 것인지 현대의 인류도 그럴듯한 추측밖에 할 수가 없다. 저자가 소개한 여러가지 발명과 발견들 가운데 지금 나의 관점과 위치에서 흥미로운 것들을 꼽아보는 것도 이 책을 활용하는 한 방법일 것 같다.

  구리는 기원전 5000년 경 이란과 아프가니스탄(고대 근동)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또한 이를 이용한 합금인 청동은 기원전 3000년 경에 도입이 되었다. 구리는 현대를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될 전선에 여전히 사용되고 있고, 심지어 합금 깨념은 최신의 전기 화학 촉매 등의개발에도 사용되고 있으니 구리라는 원소와 합금 개념은 인류의 기술 발전 역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금속 세공 기술이 발전해 가면서 요즘 나노기술을 이용한 소재기술에도 활용되는 템플레이트 개념 및 주조법이라 할 수 있는 밀랍상실법(밀랍으로 형태를 만든 후 그것에 진흙을 씌어 발라서 불에 구우면 밀랍은 녹아 작은 구멍을 통해 상실, 달리 말해 배출되었다. 그 다음 원래의 형태를 속에 간직하고 있는 진흙 주형에 용해된 금을 채우면 금물이 원래의 형태를 이루며 굳었다.)도 나타났다. 

  이 시대 대표적인 발명중의 하나로는 농업을 들 수 있다. 채집 생활에서 농업생활로 변화함으로써 저장 시설같은 것들이 출현하였고, 노동력이 조직화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도시가 건설되는 것으로까지 이어졌다. 농업은 문명 사회의 초석이 된 것이다. 이 시기 농업은 혁명과도 같은 시대적 변화를 이끈 것이었다. 한 때 전자 제품들이 꽃피기 시작하던 시절 기판에 매우 중요하게 사용되었던 납땜이 기원전 4000년에서 3000년 전에 이미 있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랍기만 하다. 이 시기 빼놓을 수 없는 발명품 하나는 문자가 아닐까 싶다. 이들 발명과 함께 바구니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띤다. 훌륭한 용기로서 바구니는 그 충격 방지 능력으로 인해 그 이후 시대에도 모자, 소형 가방, 어린이 침대, 유모차, 수레, 열기구 등 다양한 물건에 응용되었다. 여기에 더해 기원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기원전 3500~3200년경의 놀라운 발명품이 바퀴가 포함되어 있다. 광학의 발전에 기초가 된 유리도 그 기원을 찾아 올라가보면 기원전 2500년 경이 된다. 

2부 1599년까지의 중세 시대

  중세와 1400년부터 1599년까지의 르네상스 시대는 현대 역사학자들에게는 매우 매력 넘치는 시기였다. 정치적으로는 강력했던 고대 제국들이 무너지고 새로운 국가들이 출현하는 대혼란기였지만 이 시기에 근대사회의 씨앗을 간직한 문명이 자라났다. 잉여 농산물은 후기 중세 시대에 나타난 사회적 변화의 핵심적인 동인이 되었다. 이 시기에 삼포제를 통해 식량 생산이 크게 확대됨으로 인해 여러 가지 도구의 필요성이 증대되었고, 잉여물들의 거래도 활발히 이루어지게 되었다. 

  1500년 경에 이르러 인간들은 자신들의 지리적 위치를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보다 훨씬 이전 기원전 1세기 경에 발명된 나침반과 함께 사용되면서 외부 세계와의 상호작용을 더 활발히 할 수 있게 되었다. 15~16세기에는 내가 무척이나 사랑하는 대중적 악기 기타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이 있었기에 수 세기가 지난 후 김광석도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선율을 노래할 수 있었던 것이다. 대성당은 엄격히 말해 발명품은 아니나 중세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1100~1300년과 고딕 시대(1300~1500년)의 대성당들은 후대에 건축적, 기술적 성취로서 광범위하게 연구된 대상이었다. 지금도 전 세계인들은 유럽지역의 유산들에 찾아가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이 시기 대수학을 통해 수학이 체계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는 근대적 기술 발전에 초석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13세기 유럽에 도입된 화약은 대포로 대표되는 무기들에 사용됨으로써 인류에게 매우 파괴적이고 비극적인 경험을 제공했다. 탐험 시대에는 메르카토르 지도가 1569년에 처음 출판되었다. 이는 둥근 지구의 표면을 직사각형 위에 펼쳐진 형태의 지도이다. 이를 통해 항해자들은 각각의 경선과 각도가 동일하게 교차하는 직선 항로로 선박의 항해 방향을 해도 위에 표시할 수 있었다. 

  14세기 무렵에는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시계가 발명되었다. 인간이 자신들의 위치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속한 시간도 보편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시간을 측정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보다 피곤해진 것 같다. 촉각을 다투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알게 된 것은 불행이 아닐까 생각된다. 안경은 그 기원이 확실치 않은데, 이를 통해 나타나는 발명에 대한 태도 변화가 흥미롭다. 르네상스 시기를 거치면서 개인주의로 인해 그 전에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발명에 대한 선취권을 두고 싸움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한 싸움은 21세기인 오늘날에도 여러 다국적 기업들의 크고 작은 특허권 분쟁에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소모적 싸움은 전체 인류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는 않는 듯하다. 이러한 모습을 볼 때 인류가 계속 진보하고 있다는 것은 신화같은 개념일지도 모른다. 인류는 계속해서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 명박이가 사랑해 마지 않던 운하와 그 사이 수문들도 이 시기에 활발히 만들어지게 된다. 한반도 대운하를 꿈꾸다 4대강 주변에서 삽질하다 환경 훼손과 여러 비리들을 양산한 죄인 명박이는 중세 시대에 태어났다면 지금보다 더 크게 역사에 길이 남을 획을 그었을지도 모르겠다. 역사는 계속해서 과거로 흐르는 듯 하다. 한편 코페르니쿠스와 같은 선험적 이론을 제창하는 사람도 있었으니 인류의 진보가 거꾸로 가는 것만은 아닌 듯 하다. 

3부 과학혁명의 시대: 1600년부터 1790년대까지

  이 시기에는 여러 가지 기구를 만들어냈던 이들이 위대한 과학자들이기도 했고, 반대로 위대한 과학자들 가운데 위대한 기구를 제작했던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점차 함께 토의해 가면서 학회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것은 과학적 정보의 확산에 기여했고 좀더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과학의 발전을 도운 몇몇 원리를 발견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 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중의 하나는 데카르트이다. 데카르트는 연구자들에게 선입견과 전통적 관념에서 벗어나 실제적 증거를 갖고 시작하여 논리적이고 수학적인 과정을 통해 결론에 이를 것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혁명적인 인물이다. 또한, 이후 시대 물리학자들에 의한 열역학의 법칙의 발견에 기초가 되었던 비열과 잠열에 대한 개념도 1700년대에  창안되었다. 빛의 속도도 이 시대에 추산되었다. 덴마크의 천문학자였던 올레 뢰메르에 의해서였다. 그는 과거 빛이 순가적으로 전해진다고 여겼던 당대 사람들에게 조소를 받았으나 결국 빛도 속도를 가지고 움직인다라는 사실이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보다 정확한 수치는 1728년 영국의 천문학자 제임스 브래들리에 의해 추산되었고 이는 현대에 알려진 광속 값과 1%도 되지 않는 수치였다.

  우주에 대한 인류의 관점이 근본적으로 향상된 계기가 되었던 것은 빛이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었다. 백색광이 여러 색깔들의 혼합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누가 상상하기나 했겠는가! 이 시기 광학이란 과목으로 아이작 뉴턴은 자신의 연구를 담아 강의를 했다. 라부아지에는 산소를 발견하고는 연소와 호흡이 속도의 차이일뿐 동일한 과정임을 보여주었다. 이는 기존 불에 대한 설명을 송두리째 뒤집는 것이었다. 우리들의 배설물을 깨끗하게 처리해 주는 수세식 변기(WC: water closet)도 1700년대 후반에 영국에서 개발된 것이다. 화씨를 뜻하는 Fahrenheit가 사람이름인지 몰랐다. 다니엘 가브리엘 파렌하이트는 1724년 최초로 정확한 수은온도계를 발명하였다. 물이 어느점을 32도, 인간의 체온을 96도, 물이 끓는 점을 212도로 하여 눈금을 만들었다. 1741년 안데르스 셀시우스(A. Celsius)는 물의 어는점과 끓는점을 각각 0도, 100도에 맞추어 100개의 눈금을 가진 온도계를 사용하였다. 이 시기에 뉴턴의 운동 법칙과 만유인력의 법칙도 발견된다. 현대의 자동차 등에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회전운동을 다양한 운동형태로 변환시킬 수 있는 유니버셜 조인트가 이 시대에 발명되었다.

  과학혁명의 시기 중요한 발명품 중의 하나는 증기기관인데, 이를 발명한 사람이 제임스 와트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실은 뉴커먼, 포터, 베이턴이 개발한 장비에 디자인 측면에서 개량한 것이 더 맞는 표현이다. 세계를 보는 시각을 우주에까지 확대하던 인류는 행성들의 운동에 관한 세 가지 법칙(케플러의 법칙)을 수립하였다. 이는 천체역학 분야에서 새로운 비밀들을 밝혀내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 시기에는 과학혁명의 시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쿨롱의 법칙, 탄성의 법칙, 파스칼의 원리 등이 속속 발견되고 정립되었다. 1783년엔 앙투안 라부아지에와 피에르 라플라스는 물이 수소와 산소의 화합물이라는 것을 주장했다. 이 주장을 영국의 과학자 헨리 캐번디시는 이 사실을 실증했다. 

4부 산업혁명: 1791년부터 1890년까지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꿈에서나 나올 법한 발명품들이 실제로 출현하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00년대 중반에는 2행정 및 4행정 내연기관이 발명되었다. 인류에게는 편리함을 자연에는 피폐함을 가져온 발명품이라 생각된다. 강철의 발명은 이후 산업혁명 과정에서 매우 큰 기여를 하게 된다. 포스코의 광고문구처럼 지금까지도 소리없이 세상을 움직여 온 것이 철이 아닐까 생각된다. 내연기관, 철과 함께 고무의 가공 방법의 개발은 첨단 과학기술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 날의 기술적 토대가 되었다. 이 때에는 무엇인가를 발명하고 나면 특허를 취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경향이 되었다. 아이디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독점적 권리를 누리게 해 주었던 어찌 보면 이상한 제도가 확고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엔 파괴적 기술들이 그 파괴력을 더했던 시기인 듯 하다. 총은 점점 더 발전하여 기관총으로까지 발전하였고, 1867년엔 노벨이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했다. 파괴적 기술로 거부가 된 노벨이 평화상을 준다는 것이 역설적이다. 

  이 시기엔 연설가들이나 음악가들에게 필수적인 기술로 생각되는 마이크로폰이 만들어졌다. 19세기 중엽에는 오티스의 엘리베이터와 헨리 베서머의 제철법이 결합되어 마천루가 등장했다. 최초의 마천루라고 불리우는 건물은 윌리엄 르 바론 제니가 설계한 시카고에 있는 10층짜리 홈 인슈어런스 컴퍼니 빌딩이다. 라디오, 텔레비전 등의 전자장치 개발에 토대가 된 맥스웰 방정식은 스코틀랜드의 물리학자인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에 의해 정립되었다. 각종 기계장치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인 볼 베어링도 이 시기에 발명되었다. 1794년 필립 본이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볼 베어링 장치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1870년대에는 물리학의 통계학적 혹은 확률론적 연구 방식에 기초를 놓은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루드비히 볼츠만이 등장하여 자신의 발상을 논문으로 발표했다. 1857년 페리스는 펜실베니아 주 석유 매장 지대를 굴착하여 오일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석유시대의 열림을 알리는 사건이 아닌가 생각한다. 석유시대는 21세기인 지금까지도 각종 환경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종말을 고하지 않고 있다. 

  4가지의 열역학 법칙은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 1824년부터 1852년에 이르기까지 니콜라스 레오나르드 사디 카르노, 루돌프 클라우지우스, 제임스 프레스코트 줄, 윌리엄 톰슨,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등의 과학자들이 이 법칙에 기여했다. 전류, 저항, 전압 사이의 기초적인 관계를 정립한 게오르크 시온 옴은 1827년 옴의 법칙을 발표하였다. 그는 전기분야에 수학을 도입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여겨진다. 1869년에는 드미트리 멘델레예프가 원소 주기율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통찰은 어디로부터 기인하는 것인지 매우 흥미롭기만 하다. 19세기 말엽에 최소 6명의 발명가들이 독자적으로 자동차를 개발했다. 1893년 기화기의 개발로 기화된 석유 연료를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자동차 개발을 방해하는 주요 기술적 장애물들이 사라졌다. 증기기관차, 증기선, 증기 철도, 증기 터빈 등이 출현하였고, 청진기와 축음기도 이 시기의 대표적 발명품들이다. 미래 전기시대의 대표격이 될지도 모르는 축전지가 이 시대에 발명되었다. 

5부 전기시대: 1891년부터 1934년까지

  이 40여년 간의 짧은 시기는 위대한 발명의 시대 중의 하나이다. 허나 이 시기에 이루어진 많은 발명들은 기존의 기계장치들을 개선한 것들이었다. 인류의 일상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발명은 그것의 필요성, 아이디어, 발명가들의 뚝심 등이 어우러져야 비로소 실제의 제품으로 제작될 수 있었다. 이 시대에 전기의 도움으로 소비재의 생산과 판매에 있어 거대한 사업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더 새로운 무기들과 운송 수단의 개발로 전쟁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비극을 인류에게 가져왔다. 자동차의 대중화는 인간의 삶을 완전히 다르게 만들었다. 이 시기에는 음악도 다양한 기술 발전으로 산업화되기 시작했다. 좌우 냉전 시대의 시작은 통신 매체를 위한 도구와 기술 경쟁을 낳았고, 더 나아가 전쟁으로까지 이어졌다.

  사람들의 진정성을 알아내기 위한 노력은 거짓말 탐지기를 만들어내게 했다. 심리적 변화에 의한 신체의 변화를 감지하여 거짓을 밝혀내려 했다는 것이 흥미롭다. 많은 과학이 그러하듯이 중요한 것을 무엇을 어떻게 측정할 것이며, 그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연결시키는 것이다. 1900년 막스 플랑크는 양자(photon)을 개념을 도입하여 기존의 빛과 에너지의 개념을 완전히 새롭게 함으로써 인류에게 양자역학의 세계를 열어주었다. 이쯤 되니 왠지 이 책이 일반물리학 책으로 변해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후로는 자동차에 대한 여러 가지 기술들이 소개되어 있어 또 자동차공학 개론 같은 느낌도 주는 카멜레온 같은 책이다. 양자개념과 자동차 기술은 이 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발명임이 틀림 없는 듯 하다. 텔레비전과 스마트폰이 우리의 마음을 빼앗기 전 우리들에게 낭만을 선사했던 라디오의 발명도 이 시대에 이루어졌다. 2006년 행성의 지위를 잃은 명왕성도 발견되었다.(우주를 탐험하면서 인간이 살아가는 지구라는 곳이 미미하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역시 인간은 인간 중심으로 우주를 볼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이 시기는 전기 시대라 명명되었지만 소재 측면에서는 플라스틱 시대를 연 시기이기도 했다. 베이클라이트라는 최초의 상업용 플라스틱이 개발되었다. 사람들의 고전적 개념에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선물해준 인물이 한 명 더 있다. 그는 불확정성의 원리를 제창한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이다. 이를 통해 인류는 뉴턴으로부터 확립된 고전적 혹은 결정론적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확률론적 세계관을 갖게 되었다.

  이 시기엔 인류가 하늘을 나는 꿈을 실현시키기도 하였다. 라이트 형제로부터 시작된 성공적인 비행은 인류를 더 가깝게, 지구를 더 작게 만드는데 기여했다. 스테인리스 강의 발명은 우리를 녹으로부터 자유롭게 했다. 매일매일 남자들의 피부를 지켜주는 면도기는 이 시기에 보다 안전한 모습으로 발명되었다. 인류의 절반 가량인 남성들은 질레트에게 매일매일 감사의 의식을 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처음 계단이 움직이는 것을 상상한 이는 누구였을까? 이에 대한 최초의 특허는 1859년에 발부되었지만 실제 제품은 1890년대에 만들어졌다. 뼈가 이상이 있는 것 같을 때 가장 먼저 찌께되는 엑스선(X-ray)는 1895년 뢴트겐이 발견했다. 그 이후 얼마 있지 않아 엑스선을 이용한 기기들이 등장하여 의료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좀더 지나서 엑스선은 브래그에 의해 여러가지 재료의 결정 구조를 확인하는 데 사용된다. 이는 엑스선 결정학이라는 학문을 탄생시켰다. 요즘같은 추운 겨울 아주 간편한 방식으로 우리를 따뜻하게 해 주는 전기 담요도 이 시기에 발명되었다. 텔레비전, 팩스 등 현대에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여러 가지 제품들이 이 전기 시대에 출현했다.

6부 원자와 전자시대: 1935년부터 21세기

  2차 세계대전은 수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지만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급진적인 발전을 낳았다. 과학기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현대에도 이러한 점을 항상 염두해두어야 한다. 내가 만든 발명이 사회문화적으로 혹은 자연과 인간에게 어떤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를 말이다. 핵폭탄을 만들어 놓고 후회했던 과학자들의 전철을 뒤따라서는 안되겠다. 이러한 우려는 핵폭탄뿐만 아니라 살충제, 냉매인 프레온, 발전소와 자동차 등의 유해 배출가스들, 핵발전소의 핵 폐기물 등 기술이 발전해감에 따라 더욱 위협은 커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더 최근에는 생명을 다루는 것도 공학이 되어서 유전자 조작이나 인공기관 배양 등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과학기술과 그로 인한 사회적 논란들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1950년대에는 광섬유가 개발되어 의학과 통신분야에 응용되었다. 내시경이 만들어져 의사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최초의 합성 섬유인 나일론이 1935년 듀폰 연구소에서 개발되었다. 나일론 개발자인 캐러더스는 우울증에 시달리다 1937년 자살하지만 듀폰은 나일론을 계속해서 만들었다. 1938년에는 최초의 나일론 스타킹이 출시되었다. 인류에게 무지막지한 위협이 되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도 개발되었다. 무기는 기술이 인류를 크게 위협하게 되는 것의 대표격이 아닐까 생각된다. 생명과학 분야에 획을 그은 DNA의 분자구조의 발견도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일반적인 형질유전과 종의 돌연변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이크로파에 의한 음성과 데이터 전송도 가능하게 되었다. 이는 인터넷 세상의 개벽을 알리는 신호와도 같았다. 이 책에 소개된 발견/발명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연료전지(fuel cell)이다. 1839년 영국의 법학자이자 물리학자였던 윌리엄 그로브가 최초의 연료전지를 만들었다. 전기분해의 역반응으로 수소와 산소를 연료로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연료전지는 최근에 자동차에도 응용되고 있다. 1959년엔 영국의 케임브리지에서 베이컨과 프로스트가 니켈전극과 가압가스를 이용한 연료전지를 만들었다. 수산화칼륨을 전해질로 이용한 이 베이컨 전지는 아폴로 6호에 사용되었다. 이제 연료전지는 중소형 발전장치로 사용되고 있고, 승용 자동차들에도 적용되어 십 수년 내에 상용화가 계획되고 있다. 어서빨리 적절한 가격에 일반인들도 구입해서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좋겠다.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그거 생각보다 꽤 괜찮다. 나의 과제는 이 기술을 대중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전쟁의 산물로 태어나 상상할 수도 없는 살상용으로 사용된 핵폭탄과 그 기술을 이용한 핵발전소는 인간들이 이용하기 시작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리 오래지 않아 사라져야만 할  혹은 폐기되어야만 하는 기술이라 생각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가속화시킨 기술이기는 하나 인류와 자연에 핵기술만큼이나 해악을 끼친, 그리고 여전히 끼치고 있고 그 폐기물들을 통해 미래에도 끼칠 사악한 기술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핵발전소 폐기 운동이 전세계적으로 확대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명박이가 팔아먹었다고 하는 핵발전소도 우리가 스스로 판매를 철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한다. 인류가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 중의 하나가 유전자공학 분야가 아닐까. 유전자 치료, 인간 유전자 지도 등이 이 시기를 대표하는 듯 하다. 이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아니 이것들을 빼놓고는 현대의 생활을 이야기할 수 없는 컴퓨터와 인터넷도 이 시기에 빼놓을 수 없는 발명품들이다. 이 시대에는 입자를 구성하는 기본 물질에 대해서도 원자 이후의 개념들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것이 쿼크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핵물리학자들은 쿼크의 존재을 인정하며 쿼크가 수많은 종류의 소립자들의 특성을 설명한다고 믿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과학자들이 과학을 하고 있는 것인지 믿음생활을 하고 있는 것인지 헷갈린다. 어쨌든 과학자들은 쿼크를 믿고 있다. 

  여러 가지 법칙들을 발견한 사람들은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부터 그것을 만들어낸 천재들은 아니었다. 그들도 그들 이전에 닦여 있던 토대 위에 새로운 관찰, 실험, 질문 등을 더해 뛰어난 결과들을 만들어냈다. 시대에 따라 각각의 발견과 발명을 정리해 놓은 이 책이 선사하는 즐거움은 이러한 부분에 있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에도 시대적 조류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인 백과사전류보다 이러한 책들이 보다 흥미롭게 읽히는 이유라 생각된다. 이 책을 펴낸 저자도 역시 기존의 것들 위에 자신만의 생각과 통찰을 불어넣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세상에 흩뿌려진 아이디어들을 어떻게 나의 것으로 재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통찰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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