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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민주화를 위한 혁명의 정신을 기리며 본문
지난 달 4월 19일. 올해도 어김 없이 찾아왔다가 지나간 하루이다. 하지만 4월 19일은 한국 현대사에 있어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리고 잊혀져서는 안되는 날이다. 그런데 기억하기론 내가 4.19에 대해서 배웠던 것은 고등학교 역사 시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그 이후로는 이 혁명적 사건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지도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었다. 하지만 올 해엔 왠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이명박에 이어 박근혜, 파랑이 한나라당에서 빨갱이 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납득하기 어려운 정권아래서 살아가다 보니 우리 현대사 중 커다란 한 획이 되었던 사건에 대해서 조금은 더 자세히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현대사 전체를 훑어보기엔 그 양이 너무 부담스러웠고 때마침 4.19혁명 기념일에 선택하게 된 것이 4.19혁명이었고, 이에 대한 책들을 찾아보다가 눈에 확 들어오는 책이 바로 이 책 '십대가 만난 현대사' 시리즈 1번 4.19 혁명 편이었다.
시리즈 제목처럼 십대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서 약간 망설이기도 했지만 내가 가진 역사에 대한 지식을 생각하면 내 수준에 딱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어들고 읽기 시작했다. 과연 이 책은 나에게 정말 딱 맞는 책이었다. 그리 많지 않은 분량의 책이지만 1960년 4.19혁명이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과 진행 상황, 그리고 그 의미를 알기 쉽게 전달해 준다. 기존에 역사를 알기 위해 접하던 딱딱한 역사책들과는 다르게 독자에게 이야기해 주는 형식으로 쓰여져 있어 책을 쉽게 읽을 수 있고 내용도 확실하게 머리속에 들어온다.
이승만은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된 이후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이 된다. 비극적인 6.25전쟁을 겪으면서, 전쟁이 끝난 후 미군의 지배아래서도 대통령직을 유지해왔던 이승만. 이승만과 그를 지지하는 자유당은 또 다시 권력을 차지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이승만은 자신이 대통령을 계속하기 위한 대통령 임기에 대한 개헌에 이은 부정 선거운동, 거기다 부정선거까지 저지른 독재자였다. 이승만과 자유당의 독재 하에 시민들의 인내심은 점점 한계에 이르고 있었다. 시민들은 '못살겠다. 갈아 보자'라는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의 구호처럼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시민들은 당시 유력한 야당 후보인 신익희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불운하게도 신익희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만다. 그렇게 대통령 직접 선거가 치러졌고 이승만과 자유당은 투표함을 바꿔치기하면서까지 대통령 이승만, 부통령 이기붕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는 대통령 이승만, 부통령 장면이었다. 거기다가 새롭게 떠오른 조봉암이란 인물도 있었다. 불안했던 이승만은 눈에 가시 같은 존재인 조봉암을 간첩으로 몰아 결국 사형시키고 만다. 법을 이용해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때 이후로 50여 년이 넘게 지났는데 이러한 모습은 요즘의 우리 사회에도 여전한 듯 하다. 이명박이와 한나라당의 입맛에 맞춰주었던 사법부 일부 재판관들과 권력의 개로 살아가는 일부 검찰의 모습이 이승만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권력에 빌붙어 기생하는 인간들은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이 기생충들을 어서 박멸해야 우리 사회가 조금이나마 삶이 나아질텐데.
1960년 4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승만과 자유당은 또 다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 5월 실시할 예정이었던 선거일도 3월 15일로 앞당기며 민주당을 견제했다. 이들은 민주당 유세일이었던 2월 28일 일요일에도 학생들을 등교시키는 짓까지 추진한다. 결국 시민들의 분노는 2월 28일 학생들의 반란으로부터 조금씩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학생들은 거리로 나와서 가슴에 맺힌 울분을 쏟아냈다. 이들은 이내 경찰들의 압박으로 해산되고 만다. 3월 15일 선거날은 지금으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정선거가 있었다. 자유당 표를 미리 찍어 놓은 투표함이 발견되지를 않나, 조를 짜서 투표를 하게하질 않나, 투표 결과를 확인하지를 않나 별의별 수를 다 써서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려 했다. 마산 시민들은 이와 같은 부정선거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부정 선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지만 경찰들은 무고한 시민들에게 발포하여 살인을 저지르기까지 한다. 그 과정에서 살해된 학생 중 하나를 바다에 던져버렸다.
4월 11일 시위 도중에 사라졌던 17살 김주열의 시체가 마산 앞바다에 떠오른다. 시체의 얼굴 왼쪽 눈엔 최루탄이 박힌채로. 결국 참다 못한 시민들은 경찰들의 폭력과 살인, 앞서 있었던 부정 선거 등에 항의하며 4.19 혁명의 불을 태우기 시작했다. 4월 18일에는 고려대에서 학생 시위가 있었는데 이들 학생들이 경찰들과 반공청년단에게 무차별적 테러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4월 19일 학생들은 아침부터 거리로 나와 자유당 정권에 대한 항거를 시작한다. 시민들도 함께 학생들과 합류하여 경무대(지금의 청와대)로 향하자 경찰들은 무차별적으로 발포하여 시민들을 살해했다. 이승만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였으나 시민들의 저항을 막을 수는 없었다. 결국 4월 26~28일 이승만은 대통령의 자리에서 내려온다고 발표하여 혁명이 완성되었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 글로서 그 당시 사건을 접하는데도 가슴속엔 울분과 분노가 가득차 오른다. 이렇게까지 견딜 수 없어야 혁명이 일어나는 것인지, 도대체 권력자들은 왜 시민들 위에 끊임 없이 군림하려 드는 것인지, 이러한 모습들이 여전히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분노와 함께 두려움도 엄습해 온다. 이명박이가 거리로 나온 시민들의 시위에 대응했던 방식이 총을 쏴서 죽이지만 않았지 기저에 깔린 근본적 의식이 이승만이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명박이에 이어 박근혜와 그 권력에 기생하는 빨갱이 새누리당에게 다시 정권을 맡긴 대한민국을 생각하니 아직 이 나라 시민들이 전반적으로 살만은 한가보다 라는 생각도 든다. 어느 정도가 되어야 이 나라 사람들 대다수가 변화를 요구하게 될까?
역사적 사건을 책을 통해 아주 짧은 시간 바라보면서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변하지 않는 것과 쉽게 변하는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 과거에도 지금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권력자들과 그들에 기생해서 살아가는 이들의 태도다. 정작 권력의 근원이자 주인인 시민들에게는 관심이 없고 자신과 자신들과 관계된 이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모습은 과거나 지/////금이나 전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그에 반해 4.19혁명 당시 주된 역할을 했었던 마산 지역(넓게는 경상도 지역), 고려대, 대광고등학교, 동아일보 등에서는 과거 역사에 있었던 명예로운 흔적들을 찾아볼 수 없다.
4.19혁명 기념일을 또 한번 지내면서 과거 학생들이 가졌던 그 저항의 정신과 용기를 기억하게 된다. 권력의 불의함 혹은 부당함에 대해 적극적으로 그리고 자발적으로 함께 힘을 모아 대항했던 학생들과 시민들의 모습을 잊지 않으리라. 우리 사회가 과거보다는 상당히 민주화되고 발전되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아직 성에 차지 않는다. 권력자들은 과거나 현재나 크게 변함이 없다. 과거 그들에게 맞서 권력을 되찾아 오려던 시민들에게선 저항과 변혁을 찾아보기 힘들게 된 듯 하다. 민주화의 초속이 되었던 그 혁명의 정신이 잊혀지지 않도록 마음속 깊이 간직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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