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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구경만 하는 여행은 이제 그만! 파리를 느껴보자 본문
유럽으로의 여행을 계획하다가 프랑스 파리에 대한 막연한 환상으로 프랑스행 항공권을 결제하고 숙박할 곳도 예약을 했다. 왠지모르게 낭만으로 차고 넘칠 것만 같은 곳, 파리. 유럽 여행과 관련된 도서를 찾아 보려고 서점에 들러 둘러봤지만 대부분이 여행이라기 보다는 관광에 관한 책들이었다. 어떻게 하면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한다느니 유레일 패스는 어떻다느니 여행 일정은 어떻게 짠다느니 뭐 이런 종류의 책들이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으로 반복되고 있었다. 물론 이런 활동들이 무지한 곳에 대한 기본적 정보를 얻는 데에는 유용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유용함 이상의 무엇인가를 바라고 있었다. 오프라인 서점에선 그나마 다른 여행정보 책자들과는 달라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그렇지만 내용은 그리 다르지 않은 책 한 권을 들고 나왔다.
여행정보 책자를 보면서도 계속해서 뭔가 부족함을 느꼈다. 인터넷 서점에서 적당한 책이 없을까 검색을 해 보던 중에 눈에 들어오는 제목이 하나 있었다. '파리는 깊다'라는 제목이었다. 낭만이 깃든 고풍스러워보이는 흑백의 책 표지도 왠지 모르게 나를 끌어당겼다. 오래 고민하지 않고 마음에 와 닿는 느낌이 있어 바로 구매 결제를 클릭하고 배송을 기다렸다. 요즘은 참 배송이 빨라 좋다. 하지만 한편으로 기다리는 즐거움을 그만큼 앗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책표지를 열어보니 저자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고형욱이라는 작가인데 그의 이력이 독특했다. 영화기획자이자 와인평론가, 음식평론가, 여행 칼럼니스트. 그를 표현하는 말들이다. 서로 연관성이 그리 커 보이지 않는 이름들을 한 인물이 가지고 있다니. 이 사람은 파리를 어떻게 보고 느꼈는지 궁금해졌다. 첫 장을 펼치자 미술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사람들도 들어봤음직한 작가들의 그림 몇 점이 먼저 보인다. 음~ 마음에 든다. 일단 시작은 합격점을 줄 수 있겠다. 다음으론 내가 가보게 될지도 모를 파리의 주요 명소들 사진이 곁들여져 있다. 맛갈스런 에피타이저와 같은 느낌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어느 책에서나 설명되어 있는 주요 장소들은 다루지 않았다고 쓰고 있다. 대신 자신이 경험한 곳이라면 그곳에 깃들어 있는 역사나 문화적인 면에 저자의 느낌을 덧붙이려고 했다고 한다. 여행하면서 마주치게 되는 것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따라 여행의 기쁨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동의하게 된다. 고형욱이라는 사람이 바라보고 만나고 느낀 파리는 어떤 곳이었을까 궁금증이 더해졌다. 책은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서는 파리 예술 산책이라는 제목으로 파리를 대표할 만한 예술가들, 주요 미술관, 영화 등을 소주제로 이야기를 펼쳐가고 있다. 2부에선 파리라는 도시를 어디에 중점을 두고 저자가 경험해 왔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도시의 주된 구조, 서점, 정원, 섬과 다리, 레스토랑, 카페를 소재로 하여 그가 마주한 느낌들을 풀어주고 있다. 문장은 짧은 호흡으로 빠르게 읽어갈 수 있도록 간결하게 잘 쓰여 있다. 마치 저자와 함께 걸어가면서 그의 눈을 통해 파리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미술은 좋아하는 분야 중의 하나다. 과거 유명한 미술가들이 누가 있고 어떤 그림을 그렸고에 대해서는 지식이 매우 부족하지만 어떤 그림을 보면서 그 그림을 느껴보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나에게 파리의 미술관들을 어떻게 관람하며 어떤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풀어준 부분은 파리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아니 파리에 도착해서도 다시 읽어볼 만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여러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미술관들과 작품의 의미들을 설명해주고 있어 실제 여행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첨부되어 있는 그림 혹은 사진들이 컬러가 아니란 것이다. 책에서는 다양한 색감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는데 그림에서는 색을 글로만 느껴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렇지만 저자가 느낌 감정들을 나름대로 공감이 가도록 표현하고 있어 그림을 이해하고 그림을 그린 작가들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4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파리를 지역에 따라 설명해 주는 부문은 여타의 여행 정보 서적 못지 않게, 아니 오히려 더 실감이 나게 설명해주고 있다. 특히나 파리의 골목길들의 매력에 대해서도 소개를 해 주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는 일반적인 여행책자들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가보고 싶은 거리들이 생겼다. 또한, 저자는 여러 정원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또한 매력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글을 통해 다른 여행자의 느낌을 읽은 것과 실제로 그곳에서 바라보는 정원들은 또 어떤 차이가 있을까? 기대되고 흥분된다. 실제적이 도움이 되는 부분 한 곳은 파리의 레스토랑에 대해서 쓴 부분이다. 저자가 자주 다녔던 식당들을 소개하는 부분들은 프랑스에서의 식사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한다. 벌써부터 군침이 돈다. 마지막으로 파리의 카페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단순한 음료를 파는 곳의 역사조차 매우 깊다는 사실에 경탄하게 된다. 역사와 함께한 카페들과 그곳을 드나들었던 예술가들의 이야기는 파리의 카페들을 더욱 낭만적이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특히하게도 파리에 대한 더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은 책의 주요 본문보다 부록에 곁들여져 있는 연표이다. 파리에 있는 성당, 예술작품, 예술가, 다리, 교회, 궁전, 박물관, 문학작품 등의 역사를 보면서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이렇게나 오래된 역사를 품고 있는 곳이 파리라니. 다시 한번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보고 직접 가보고 싶은 곳들을 즐거운 고민과 함께 정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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