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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내가 대한민국의 국가시스템을 설계한다면? 본문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촉발된 시민 저항의 물결이 멈출 줄을 모른다. 대통령 탄핵소추를 이끌어 낸 후 아직 그 결과를 알 수는 없지만 정치권,시민사회 단체 등 사회 곳곳에서 우리의 국가 시스템을 어떻게 바꿔나가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논의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매주 촛불을 들고 시위하는 시민들의 요구는 대통령과 동조자 및 그 하수인들을찾아내 청산하는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그 동안 대통령을 앞세운 비선실세들에의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어 왔던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 등 시스템 전체를 민주적인 운영시스템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2016년 한국의 시민들은 몸바친 투쟁으로 얻어냈던 87년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을 어떤 모습으로 새롭게 설계할 것인지 중대한 분기점에 서 있다. 우리는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사회시스템을 상상해야 하고 그것을 실현해 내야 한다. 이때 기본적으로 고려해 볼 사항들을 아이들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놓은 책이 한권 있어 소개한다.
매주 촛불을 들고 시위하는 시민들의 요구는 대통령과 동조자 및 그 하수인들을찾아내 청산하는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그 동안 대통령을 앞세운 비선실세들에의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어 왔던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 등 시스템 전체를 민주적인 운영시스템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2016년 한국의 시민들은 몸바친 투쟁으로 얻어냈던 87년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을 어떤 모습으로 새롭게 설계할 것인지 중대한 분기점에 서 있다. 우리는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사회시스템을 상상해야 하고 그것을 실현해 내야 한다. 이때 기본적으로 고려해 볼 사항들을 아이들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놓은 책이 한권 있어 소개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출신의 만화가 마르흐레이트 데 헤이르의 책 <내가 세계를 지배한다면>은 요즘 광화문 광장에 새로운 사회를 꿈꾸며 아이들과 함께 모이는 촛불 시민 가족들이 읽으면 딱 좋을 책이다. 저자의 이전 책들을 살펴보면 저자는 이해하기 어렵고 추상적인 개념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재주를 가졌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데, 이번 책도 마찬가지다.
마르흐레이트 데 헤이르는 "내가 이 세상을 통치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조금은 엉뚱한 상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신이 세계의 유일한 통치자라 생각하고 사회를 어떤 모습으로 만들까 고민하는 저자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이런 저자의 모습과 잘못된 국가 시스템 전체를 기초부터 뜯어고치고자 머리를 맞대고있는 현재 대한민국의 시민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저자는 세상을 통치할 방법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살펴보게 된다. 먼저 민주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등 국가를 운영하는 체제와 이념을, 그리고 돈과 경제시스템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이어서 세계인구 문제와 자신의 전공인 종교에 대해, 그리고 대중을 다루는 대표적인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인공은 세계를 한 사람이 하나의 원칙으로 통치하면 좋을 것 같은데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심지어 주인공의 생각을 들은 남동생은 한사람이 모든 권력을 휘두르는 세상에 살고 싶지 않다며 누나의 정권을 타도하겠다고까지 한다. 게다가 세계가 운영되어 왔던 다양한 통치 이념과 그 안에서 무수히 일어났던 문제들에 압도되어 주인공은 무력감을 느낀다.
하지만 주인공의 남편은 무력감에 빠진 주인공을 일으켜세우고 새로운 세상을향한 생각을 멈추지 말라며 응원한다. 그런데 주인공의 남편이 마치 광장에 선나와 대한민국 시민들에게 말하는 것만 같다.
"여전히 심각한 문제들이 있지만 그것을 해결할 지식과 수단도 있어. 또한 진정한 변화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일어난다고! 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야 변화가 일어나. 무력감과 냉소주의는 우리 시대의 진정한 해악이야. 이런 해악을 떨쳐버릴 것들이 필요해. 변화를 생각할 여지를 만들어야 한다고!"(55쪽)
"누구든 세계 통치를 감히 꿈꿀 수 있어야 해. 무력감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느니차라리 권력을 쟁취하겠다고 생각하는 게 훨씬 나아. 생각하고 가능성을 모색하는 게 훨씬 낫다고! 사람들이 생각할 배짱을 잃으면 희망은 사라져. 그래서 당신이라는 존재와 당신이 하는 일이 중요한 거야. 자, 하던 일을 마저 해야지!"(55쪽)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이기 시작한 지 벌써 두 달이 되었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어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고 특검도 시작되는 등 소기의 성과는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국정조사와 범죄자들과 여전히 그들을 옹호하는 세력들의 뻔뻔함을 보며 피로감을 느낀다. 그래서 그런지 "자, 하던 일을마저 해야지"라는 말이 꼭 내게 하는 말 같다.
남편의 응원으로 다시금 힘을 얻은 주인공은 자신의 세계에 통용될 돈과 경제시스템을 구상하다 '인간의 탐욕'을 극복할 수 있는 사회를 상상해 본다. 구체적인상상 이전에 저자는 먼저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기초가 되는 돈과은행의 역사를 설명한 후 저자 개인에게 '돈'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말해 준다.
어린시절 저자에게 돈은 장난감같은 '물건'이기도 했고, 학창시절엔 '기대'이기도 했으며,직장에 들어가서는 부모로부터의 '독립'이기도 했고, 가능한 많으면 좋은 것이었다. 하지만 소득이 급감하게 된 2009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삶을 간소화한다면돈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저자에게 돈은 '수단'이고 '가능성'이며 타인과 연결시켜주는 '관계'를 의미하게 되었다.
마르흐레이트 데 헤이르는 상상한다. 실체가 없는 돈과 빈부격차를 강화하는 은행이 없어진다면? 부자도 가난뱅이도 없고, 모두가 시간적 경제적 여유를 누리며, 각자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는 교육을 받고, 대부분 적절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세상. 이런 세상은 공상과학에서나 가능한 일일까?
모두에게 무조건 소득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통해 이와 같은 변화를 시작할 수 있다고 저자는 제안한다. 최근 세계적인 관심사인 기본소득은 국내에서도 성남시의 청년배당, 한겨레 21의 기본소득 실험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 나라 차기 대선에서도 기본소득은 중요한 의제로 다뤄지게 될 듯 하다. 과연 대한민국은 이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게 될까?
정치 및 경제 시스템 등을 다룬 후 저자는 마지막으로 '대중'을 어떻게 자신의 통치 하에 둘 것인지 고민한다. 집단으로 모이면 어리석어지곤 하는 대중은 과거로부터 미디어를 활용한 선전, 선동, 왜곡된통계 등에 쉽게 미혹되어 왔음을 저자는 환기시킨다. 이와 함께 이런 대중들을행복으로 이끄는 정의로운 체제를 위한 지도자가 권력에 취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막강한 권력을 쥔 사람들은 뇌의 안와전두피질이 심하게 손상된 사람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있어. 공감 능력과 제대로 판단하는 능력을 관장하는 부분이지. 그곳이 손상된 사람들은 충동적이고 무모해져. 다른 사람들과 눈도 마주치지 않지.지엽적인 걸 일반화하고 미묘한 차이를 식별하지 못하고 상투적으로 생각하지.사실을 알아보지도 않고 판단하지. 그리고 도덕적인 법칙은 자신에게 적용되지않는다고 생각해."(137쪽)
내가 요즘 목도하고 있는, 권력에 취해 이 나라를 마음껏 주무르려 했던 지도자와 그 동조자들, 그리고 그 아래 복종하며 개인적 이득을 취해왔던 자들이 딱 이런 모습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시민을 우둔한 군중으로 여기고 자신의 통제 아래 두려는 자들을 대한민국은 이제 거부하고 있다. 광화문 광장에, 그리고 헌법재판소 앞에 모여 뜻을 전하고 있는 시민들 각자가 어떤 사회를 꿈꾸고있는지 궁금해진다.
정치공학적 셈법으로 정치인들 사이에서만 논의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보다 책임감 있게 만들어 갈 사회시스템에 대한 상상이 마음껏 나누어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보면 좋겠다.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장도 좋지만 이제는 이런 책을 가지고 가정에서 그리고 가까운 이웃, 동료들과 함께 모여 우리가만들어갈 사회에 대한 생각을 서로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우선 나부터 시작이다.
마르흐레이트 데 헤이르는 "내가 이 세상을 통치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조금은 엉뚱한 상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신이 세계의 유일한 통치자라 생각하고 사회를 어떤 모습으로 만들까 고민하는 저자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이런 저자의 모습과 잘못된 국가 시스템 전체를 기초부터 뜯어고치고자 머리를 맞대고있는 현재 대한민국의 시민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저자는 세상을 통치할 방법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살펴보게 된다. 먼저 민주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등 국가를 운영하는 체제와 이념을, 그리고 돈과 경제시스템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이어서 세계인구 문제와 자신의 전공인 종교에 대해, 그리고 대중을 다루는 대표적인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인공은 세계를 한 사람이 하나의 원칙으로 통치하면 좋을 것 같은데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심지어 주인공의 생각을 들은 남동생은 한사람이 모든 권력을 휘두르는 세상에 살고 싶지 않다며 누나의 정권을 타도하겠다고까지 한다. 게다가 세계가 운영되어 왔던 다양한 통치 이념과 그 안에서 무수히 일어났던 문제들에 압도되어 주인공은 무력감을 느낀다.
하지만 주인공의 남편은 무력감에 빠진 주인공을 일으켜세우고 새로운 세상을향한 생각을 멈추지 말라며 응원한다. 그런데 주인공의 남편이 마치 광장에 선나와 대한민국 시민들에게 말하는 것만 같다.
"여전히 심각한 문제들이 있지만 그것을 해결할 지식과 수단도 있어. 또한 진정한 변화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일어난다고! 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야 변화가 일어나. 무력감과 냉소주의는 우리 시대의 진정한 해악이야. 이런 해악을 떨쳐버릴 것들이 필요해. 변화를 생각할 여지를 만들어야 한다고!"(55쪽)
"누구든 세계 통치를 감히 꿈꿀 수 있어야 해. 무력감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느니차라리 권력을 쟁취하겠다고 생각하는 게 훨씬 나아. 생각하고 가능성을 모색하는 게 훨씬 낫다고! 사람들이 생각할 배짱을 잃으면 희망은 사라져. 그래서 당신이라는 존재와 당신이 하는 일이 중요한 거야. 자, 하던 일을 마저 해야지!"(55쪽)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이기 시작한 지 벌써 두 달이 되었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어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고 특검도 시작되는 등 소기의 성과는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국정조사와 범죄자들과 여전히 그들을 옹호하는 세력들의 뻔뻔함을 보며 피로감을 느낀다. 그래서 그런지 "자, 하던 일을마저 해야지"라는 말이 꼭 내게 하는 말 같다.
남편의 응원으로 다시금 힘을 얻은 주인공은 자신의 세계에 통용될 돈과 경제시스템을 구상하다 '인간의 탐욕'을 극복할 수 있는 사회를 상상해 본다. 구체적인상상 이전에 저자는 먼저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기초가 되는 돈과은행의 역사를 설명한 후 저자 개인에게 '돈'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말해 준다.
어린시절 저자에게 돈은 장난감같은 '물건'이기도 했고, 학창시절엔 '기대'이기도 했으며,직장에 들어가서는 부모로부터의 '독립'이기도 했고, 가능한 많으면 좋은 것이었다. 하지만 소득이 급감하게 된 2009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삶을 간소화한다면돈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저자에게 돈은 '수단'이고 '가능성'이며 타인과 연결시켜주는 '관계'를 의미하게 되었다.
마르흐레이트 데 헤이르는 상상한다. 실체가 없는 돈과 빈부격차를 강화하는 은행이 없어진다면? 부자도 가난뱅이도 없고, 모두가 시간적 경제적 여유를 누리며, 각자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는 교육을 받고, 대부분 적절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세상. 이런 세상은 공상과학에서나 가능한 일일까?
모두에게 무조건 소득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통해 이와 같은 변화를 시작할 수 있다고 저자는 제안한다. 최근 세계적인 관심사인 기본소득은 국내에서도 성남시의 청년배당, 한겨레 21의 기본소득 실험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 나라 차기 대선에서도 기본소득은 중요한 의제로 다뤄지게 될 듯 하다. 과연 대한민국은 이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게 될까?
정치 및 경제 시스템 등을 다룬 후 저자는 마지막으로 '대중'을 어떻게 자신의 통치 하에 둘 것인지 고민한다. 집단으로 모이면 어리석어지곤 하는 대중은 과거로부터 미디어를 활용한 선전, 선동, 왜곡된통계 등에 쉽게 미혹되어 왔음을 저자는 환기시킨다. 이와 함께 이런 대중들을행복으로 이끄는 정의로운 체제를 위한 지도자가 권력에 취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막강한 권력을 쥔 사람들은 뇌의 안와전두피질이 심하게 손상된 사람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있어. 공감 능력과 제대로 판단하는 능력을 관장하는 부분이지. 그곳이 손상된 사람들은 충동적이고 무모해져. 다른 사람들과 눈도 마주치지 않지.지엽적인 걸 일반화하고 미묘한 차이를 식별하지 못하고 상투적으로 생각하지.사실을 알아보지도 않고 판단하지. 그리고 도덕적인 법칙은 자신에게 적용되지않는다고 생각해."(137쪽)
내가 요즘 목도하고 있는, 권력에 취해 이 나라를 마음껏 주무르려 했던 지도자와 그 동조자들, 그리고 그 아래 복종하며 개인적 이득을 취해왔던 자들이 딱 이런 모습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시민을 우둔한 군중으로 여기고 자신의 통제 아래 두려는 자들을 대한민국은 이제 거부하고 있다. 광화문 광장에, 그리고 헌법재판소 앞에 모여 뜻을 전하고 있는 시민들 각자가 어떤 사회를 꿈꾸고있는지 궁금해진다.
정치공학적 셈법으로 정치인들 사이에서만 논의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보다 책임감 있게 만들어 갈 사회시스템에 대한 상상이 마음껏 나누어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보면 좋겠다.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장도 좋지만 이제는 이런 책을 가지고 가정에서 그리고 가까운 이웃, 동료들과 함께 모여 우리가만들어갈 사회에 대한 생각을 서로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우선 나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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