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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에서 새로움을 찾아내는 힘: 관찰

초원위의양 2016. 3. 20. 07:55

관찰의 힘

작가
얀 칩체이스, 사이먼 슈타인하트
출판
위너스북
발매
2013.06.10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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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매일 다른 하루를 살아가면서도 매일 똑같은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어제와는 다른 오늘일텐데 오늘의 새로움을 발견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마치 트루먼 쇼의 주인공처럼.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루해져서 뭔가 색다른 일탈을 꿈꾸게 되는 것이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란 생각도 든다. 우리네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과연 새로운 것이 있을까? 이 책의 저자들은 분명히 그렇다라고 말하고 있다. 평범함 속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기반이 되는 것은 ‘관찰’이다. 저자 얀칩체이스는 관찰을 통해 인간 행동뿐만 아니라 사물의 진정한 가치를 새롭게 이해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얻은 통찰이 사업영역에 기회가 될 것이라 제안하고 있다.

 

  먼저 서문의 제목이 참 마음에 든다. ‘혁신의 발화점은 주변의 평범한 것에 있다.’ 물론 모든 이들이 평범함 속에서 저자와 같은 통찰이나 영감을 추출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 동안 바라보던 혹은 생각해 오던 시점을 바꾸어 봄으로써 사업의 세계에서든 노동 현장에서든 무엇인가 변화를 시작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세상을 좀 더 다채롭고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사소한 것에서 진정한 현실을 찾아내서 그 저변을 파헤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이해를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더 나은 관계를 만들거나, 까다로운 문제를 해결하고, 더 유용하고 근사한 물건을 만들며, 전반적으로 세상을 실제에 가까운 모습으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하기doing’와 ‘하지 않기don’ting’의 전환점을 탐구하면서 ‘한계치 맵’이라는 도구를 이용하였다. 이것은 인가의 다양한 행동 양식을 단순화된 일정한 틀에 넣어 분석을 해 보는 방법인데, 이를 통해 인간 행동의 기저에 놓인 공통된 인수를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도 말하고 있는 것처럼 평범과 혁신에는 근소한 차이가 있을뿐인지도 모른다. 평범함 혹은 일상 속에서 차이를 발견하고 기회를 만들어 내는 이들은 혁신가라 불리우게 될 것이다. 유명한 기술기업의 인물들 말고도 우리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혁신가들을 찾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사례들은 저자가 직접 발로 뛰며 관찰한 결과물들이다. 같은 물건 혹은 서비스라 할지라도 사회적 상황과 사람들이 가진 마음속 욕구 등에 따라 무척이나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사례들을 볼 수 있고, 이것을 통해 내가 속한 사회적 맥락에서 일상 용품들이 어떻게 취급되는지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아무런 인식없이 사용하고 있는 소지품들을 통해서도 숨어 있는 사업기회를 엿볼 수 있었고 사업기회를 어떤 방식으로 찾아가야 할 지에 대해서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은 저자가 소개하는 사례들에 현장의 사진같은 것들이 없었다는 점이다. 첨부된 사진자료들이 있었다면 보다 실감나게 저자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업을 새로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물음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최근에야 시작한 행동으로 조건만 형성되면 삽시간에 퍼져 나갈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라는 저자의 제안을 참고할 만하다. 이러한 물음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겨나는 것이리라. 저자가 말해주는 평범한 활동을 완전히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통해 실마리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와 같은 사업가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동기와 맥락과 문화적 관슴이 충돌하는 영역인 기술 수용의 밀기와 당기기를 이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관찰한 자료들을 기반으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재능이 있다면 사업가로서 성공하는 데 충분한 조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를 ‘세계를 좀 더 선명하게 보는 데 도움이 될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가 책에 썼듯이 '이 책을 가장 잘 이용하는 길은 사물을 보는 새로운 방법으로 무장하고서, 가는 길목마다 더 현명한 의문도 던져가면서 삶의 구석구석을 열심히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이 탐구의 길에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부분 중의 하나가 바로 ‘본질’에 대한 끈임없는 깊은 추구라 생각된다. 본질을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단순함이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 이 단순함에의 추구가 우리를 새로운 통찰과 영감으로 이끌어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쓴 이 문장이 마음에 남는다. 

 

  “여러분은 세상이 대답보다는 질문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