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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으로 독점하라

초원위의양 2016. 3. 20. 07:53

제로 투 원

작가
피터 틸, 블레이크 매스터스
출판
한국경제신문
발매
2014.11.20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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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종종 내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나 아닌 다른 이를 위해 일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노력의 대가가 정당하게 지불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직장 상사와 갈등을 겪고 있어서 일수도 있고, 지금 하고 있는 것보다 뭔가 더 가치 있는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안정된 직장을 떠나 모험을 할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다. 세심하게 계획을 세워서 자신의 회사를 만드는 경우도 있지만 성공하는 사례는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또 지금까지 크게 성공한 회사들이 이미 주도권을 가진 세상에서 이제 시작한 회사들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회사들이 생겨나기도 하고 소리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소위 벤처기업으로 시작해서 큰 성공을 이뤄낸 회사들과 그것을 만든 사람들에게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아이디어가 좋고 적당한 시기를 운좋게 잘 만나서일까? 성공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과 그 경영자에게 어떤 차이점이 있길래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타나는 것일까?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 페이팔이라는 회사를 창업하고 존속시켰던 창업자 피터 틸의 이야기는 기존의 생각과는 매우 달랐다. 저자는 0에서 1이 되는 것처럼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회사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해 준다. 이 책을 읽는다고해서 피터 틸과 같이 성공적인 회사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저자도 인정하듯이 성공의 절대 공식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소한 지금까지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는 얻을 수 있다.

 

  피터 틸이 제기한 물음은 어렵지만 통찰력이 있다. '정말 중요한 진실인데 남들이 당신한테 동의해 주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이 물음에 쉽게 답할 수는 없었다. 결국 일반적인 통념에 반하는 생각을 해 보라는 것인데, 이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만한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 현명한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이리라. 그리고 만약 이 물음에 대답이 떠오른다면 그것은 자신의 회사를 만들 때까지는 비밀에 부쳐두는 편이 좋을 것이다. 피터 틸의 제안은 특별한 것은 아니다. 창의적 사고를 제안하는 여러 의견들의 공통적인 제안 중의 하나이다. 새로운 생각이란, 당연시되는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서 다양하게 부딪치는 상황들에 적용해 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알고 있는 것을 실제로 적용해 볼 때 그것이 진짜 내 것이 된다.

 

  저자는 창업 세계에서 절대 원칙처럼 된 1) 점진적 발전, 2) 가벼운 몸집과 유연한 조직 유지, 3) 경쟁자들보다 조금 더 잘할 것, 4)판매가 아니라 제품에 초점을 맞추라는 교훈들을 통념이라 생각한다. 이 통념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1) 사소한 것에 매달리는 것보다 대담하게 위험을 감수, 2) 나쁜 계획도 계획이 아예 없는 것보다 낫다, 3) 경쟁이 심한 시장은 이윤을 파괴한다, 4) 판매 역시 제품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새로운 원칙을 제안하였다. 피터 틸이 제안한 이 원칙들도 이미 통념이 되어 버렸을 수도 있다. 이것을 상식으로 상정하고 다시 한번 의문을 제기한다면 어떠한 원칙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새롭게 태어날 회사들은 이것이 출발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정말 가치있는 기업인데 남들이 세우지 않는 회사는 무엇인가?"

 

  창조적 독점이란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서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동시에 그 제품을 만든 사람은 지속 가능한 이윤을 얻는 것이라고 저자는 정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쟁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 왔는데 피터 틸은 경쟁에서 빠져 나올 것을 제안하고 있다. 새롭게 기업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무척 매력적인 제안이다. 독점 기업은 1) 독자 기술을 갖추고 있고, 2) 사용자가 늘어갈수록 파급력이 커지는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며, 3)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고, 4) 뛰어난 제품을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 전략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기업을 세우기 위해 작게 시작해서 독점화하고, 몸집을 키우는데 기존의 시장은 유지하는 전략을 취하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매우 합리적인 조언이라 생각되고 만약 내가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고자 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이라 생각한다.

 

  신생 기업 창업에 대한 책이기는 하지만 기존의 기업들도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할 물음도 주어져 있는데, 간단하지만 상당히 중요한 점들을 언급하고 있다. 피터 틸이 언급한 모든 기업이 반드시 답해봐야 할 일곱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다. 많은 기업인들이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기술: 점진적 개선이 아닌 획기적 기술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시기: 이 사업을 시작하기에 지금이 적기인가?

독점: 작은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가지고 시작하는가?

사람: 제대로 된 팀을 갖고 있는가?

유통: 제품을 단지 만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할 방법을 갖고 있는가?

존속성: 시장에서의 현재 위치를 향후 10년, 20년간 방어할 수 있는가?

숨겨진 비밀: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독특한 기회를 포착했는가?

 

  미래는 우연일까, 디자인하는 것일까? 저자는 묻는다. 피터 틸은 후자에 무게를 둔다. 나 역시 저자의 생각에 동의한다. 저자가 말했던 것처럼 '아무도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데 무슨 수로 미래가 더 나아질 수 있을까?' 구글, 애플,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네이버 등 크게 성공한 기업들이 주도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여전히 더 새로운 기업들이 출현하고 있다. 때문에 '세상엔 아직도 파헤칠 숨겨진 비밀들이 남아 있다'는 피터 틸의 말이 인상적으로 들린다. 

 

"너무나 간단해보이는 것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통찰력만으로도 중요하고 가치 있는 기업을 세울 수 있다면 세상에는 아직도 세울 수 있는 훌륭한 회사들이 많이 남아 있다. 자연과 사람들이 말해주지 않고 있는 숨겨진 비밀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