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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책읽기

독서-사물, 세계,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재발견

초원위의양 2016. 3. 20. 01:47

서른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

작가
구본준, 김미영
출판
위즈덤하우스
발매
2009.06.28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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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책을 읽는 것이 유익하다는 것에는 거의 모든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해마다 새해 계획을 세울 때 올 해는 책을 이만큼 읽어보자고 다짐했던 이들도 상당히 많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책을 읽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아 어느 새 책과는 멀어진 자신을 발견하곤 하는 이들도 주위에서 흔히 만나게 된다. 취미 란에 가장 쉽게 적을 수 있는 활동인 독서가 이리도 어려운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다, 나는 독서랑은 맞지 않는다, 등의 핑계같은 이유들을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이유들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독서의 필요성 혹은 유익함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책을 읽으면 좋다고는 하는데 도대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좋은지 등에 대한 답을 얻지 못하기에 당연하게도 책은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동력이 부족한 것이다.

 

  독서의 동기를 어디에서 얻어야 할까? 모순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책 읽기에 대한 동기 역시 책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이 책과 같이 독서의 유익함에 대해 소개한 책을 통해서 말이다. 대부분 자신의 생각을 나름대로 정리해서 쓴 독서와 관련된 다른 책들과는 달리 이 책은 실제 독서가들을 만나 그들의 책읽기에 대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해주려고 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독서에 관해 일정 수준에 다다른 책읽기 전문가들이 실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사실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보다 큰 동력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부터 독자를 ‘서른살 직장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독서가 나이나 하는 일과 무슨 상관이 있으랴. 저자도 말하는 것처럼 독서는 ‘사물, 세계,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재발견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 어떤 점이 좋은지, 인생에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책읽기를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분들에게 이 책 ‘서른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저자 중의 한 명인 고 구본준 기자는 사람이 지식과 경험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둘은 책과 연결된다고 보았다. 스스로 고민하고 나름의 논리를 정립하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강구하여 행한 주체적인 경험이 중요한데, 이를 한 사람이 겪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부족한 부분을 책 읽기를 통해 채울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인생과 생각을 저렴한 가격에 사는 것이 독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책은 새로운 지식을 가장 빠르게 전달해 주는 매체이므로 책을 통해 최신의 정보에 대한 지식과 관점의 흐름을 접할 수 있다. 신문사 기자인 두 저자는 일상속에서 책읽기에 열심인 독서가들을 찾아가 그들의 경험을 듣고 그 안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독서의 유익함을 정리했다. 독서 고수들과의 인터뷰에서 나 나름대로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익한 점을 정리해 보았다.

 

  독서라는 다양한 간접 경험을 통해 우리는 통찰력을 갖게 된다. 우리는 책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상대적으로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이는 우리의 생각이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기존의 고정 관념을 깨뜨리는데 도움을 주고 새로운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해 준다. 책읽기는 글쓰는 것으로도 이어져 또 다른 재미를 얻게 하기도 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말솜씨가 좋아지게도 한다. 이와 함께 어휘 활용 수준도 자연스레 높아진다. 독서를 즐기는 이들은 책을 이렇게 정의했다. “책이란 가장 적은 비용으로,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평생 동안 방해 받지 않고 만날 수 있는 유용한 지식 습득 도구이다.”

 

  소설, 시 등을 읽으면 우리 감정이 순화된다. 책을 읽을 수록 생활에 여유가 생기고 삶에 윤기가 난다. 때로는 책이 주변 사람들의 조언보다 더 강한 자극과 충격을 주어 우리의 성격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독서를 통해 열등감, 자신감 부족 등 심리적 굴레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책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폭을 넓혀주기도 하고, 자신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독서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서로에 대한 공통 화제를 가지게 되므로 더 잘 소통할 수 있게 된다. 독서가들은 책을 통해 자아가 커지고 감정이 순화되면서 지식과 감정, 사고가 새롭게 재발견되고 재조직되는 쾌감을 공통적으로 경험했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저자는 독서가 단순한 지식 습득, 자기계발이 아니라 삶 자체를 바꾸는 획기적인 일이라고 결론내렸다. 

 

  책의 후반부에서 구본준 기자는 독서가들의 인터뷰에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15가지를 정리하여 소개하였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자기발견과 자아성찰, 진짜 공부에 빠지는 희열을 느끼게 되는 것, 전문적 지식을 쌓을 수 있음, 사고력 증진, 삶의 여유, 자신을 앎게 됨으로써 갖추게 되는 겸손한 자세 등이 있다. 이 모든 유익함들이 실제로 왕성하게 독서를 하고 있는 우리 주위 사람들의 경험으로부터 얻어진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구본준 기자가 마지막으로 꼽은 것은 서평에 관한 것인데, 이는 나도 깊이 공감이 된다. 이 책에 소개된 독서가들처럼 1년에 수십에서 많게는 100권이 넘게 읽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책을 읽으면서 짧게 나마 책을 내용 혹은 소감을 남기기 시작한 지 10년이 되어 간다. 이 책을 계기로 지난 글들을 읽어 보게 되었는데 나 역시 소개된 독서가들처럼 책읽기를 통해 성장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독서는 자기 삶의 가능성을 최대한으로 만들어주는 유일무이한 방법’이라는 표현이 과장되지 않다는 것을 실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