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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와 그 팀이 보면 좋을 ‘실패하는 의사결정의 이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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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와 그 팀이 보면 좋을 ‘실패하는 의사결정의 이유’

초원위의양 2021. 12. 7. 21:21

전략적 의사결정 분야 권위자 올리비에 시보니 지음 '선택 설계자들'


부패하고 무능했던 대통령을 탄핵하고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을 선출한 지 4년 반. 대한민국은 또 한번 나라의 리더를 선택해야 하는 때를 맞이하고 있다. 시민의 투쟁으로 희망과 기대를 받으며 만들어졌던 정부였건만 참 얄궂게도 지금은 시민들의 원망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촛불 정부라고까지 불리던 시민의 정부가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시민들의 마음을 돌아서게 만드는 반복된 정책 실패들 때문이라 생각한다. 대표적인 반복된 실패를 꼽는다면 양극화 심화와 노동의욕 상실을 초래한 부동산 정책일 것이다. 소위 전문가라 불리는 엘리트들이 어째서 반복되는 실책을 저지르는 걸까?

나쁜 리더가 나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쁜 결정은 매우 성공하고 신중하게 선택된, 존경 받는 개인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런 리더들은 유능한 동료와 조언자들로부터 조언을 얻고, 모든 정보를 이용하며, 일반적으로 건전하고 적절한 동기를 갖고 있다.(22쪽)


전략적 의사결정 분야 권위자인 올리비에 시보니가 자신의 저서 <선택 설계자들>에서 말한 것처럼 현 정부의 정책입안자들과 실행자들 역시 건전하고 적절한 동기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동기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실패를 반복했다.


올리비에 시보니는 여러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실패하는 의사결정의 이유 9가지를 추려내 책에 소개했는데 대선을 준비하는 리더와 그 팀이 반드시 들었으면 하는 조언들이 있다.

현 정부와 여당이 빠진 편향의 함정들


다양한 인지적 편향이 결합되어 판단의 오류를 반복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실패로 이어진다고 말하는 저자는 합리적 결정을 가로막는 함정을 9가지로 정리했다. 스토리텔링, 모방, 직관, 자기과신, 관성, 위험인지, 기간, 집단사고, 이해충돌이라는 함정인데 이들 중 현 정부와 여당의 주요 결정권자들이 빠졌을 법한 함정들이 눈에 들어온다.

첫 번째는 자신들의 생각에 부합하는 것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무시하려는 확증 편향이다. 자신들이 추진하고자 하는 방향에 부합하는 근거, 정황, 시민들의 반응을 찾아내고 그것이 사실이라 생각했던 경우가 잦았던 것 같다. 때로는 통계 숫자들을 근거로 들면서 자신들이 그래도 선전하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지만 숫자 조차도 자신들의 편향에 맞춰 해석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했던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신, 예측에 대한 과신, 그리고 자신 있어 보여야 한다는 조직의 압력은 경쟁자에 대한 과소평가라는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킨다. '과소평가'는 실은 절제된 표현이다. 대개 우리는 경쟁자들을 그냥 무시하면서 그들의 행동과 반응을 전혀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100쪽)


자기과신이 두 번째로 떠오른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어떤 정책이든 성공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선 여러 가지 우호적인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하나의 작은 문제만으로도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못했다. 발목잡기만을 일삼는 야당은 제쳐두고라도 장관들 인사, 주택정책, 비정규직 문제 등에 대해 제기되는 건강한 비판을 불편하게만 여기고 외면했던 부분들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경쟁자라 할 수 있는 상대편 정당의 수준이 형편없이 낮았던 점과 국민들이 집권 여당에 과반이 넘는 의석수를 허락한 것도 현 정부와 여당의 자기과신을 부채질하지 않았을까 싶다. 경쟁자보다는 자신들이 도덕적이고 덜 나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대표성을 가진 상징적 인물들이 도덕적으로 흠결이 있다는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더 커졌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여당은 집단사고의 함정에 빠지기 쉬운 집단이었다. 올리비에 시보니가 '정말 큰 실수는 팀 활동의 결과로 나타난다'고도 했듯 민주정부라는 타이틀 아래 모여 정당과 행정부가 나름 강력한 원팀을 이뤘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기 힘든 구조가 만들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준비하면서도 건설적인 비판과 다양한 시각이 존중받는 '원팀'이 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겠다.

동일한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동일한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다음 번 대통령 후보자와 그 팀의 리더들은 어떤 준비를 할 수 있을까? 올리비에 시보니가 다양한 사례에서 확인한 건 '자신의 편견을 깨달을 수 없고, 따라서 편향을 스스로 극복할 수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스스로가 어떤 편향에 빠졌는지, 그것을 피하려면 어찌해야 하는지를 찾으려하기보다는 '조직의 의사결정 과정을 개선'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저자는 제안한다.

어떤 편향을 미리 알고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설령 편향에서 자유로운 의사결정자가 될 수 있다고 해도 득보다 실이 많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편향을 없앨 수 없다. 따라서 자기계발은 편향을 극복하는 효과적인 도구가 아니다.(226쪽)


저자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협업과 결론을 이끌어내는 과정을 '프로세스화' 하라고 조언한다.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은 품질을 높이기 위한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정치적 의사결정에도 이와 같은 방법을 도입하면 어떨까? 정책을 설계할 때도 점검표를 가지고 제품 품질을 확인하는 것처럼 좀 더 세밀하게 정책의 영향을 검토하는 과정을 충분히 가진다면 이전과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프로세스와 점검표에 다음 4가지 질문은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저자는 기업의 투자결정에 대한 질문을 제시했지만 이를 정치적 의사결정 혹은 정책 설계와 실행에 적용한다고 생각하고 질문을 조금씩 바꿔보았다.

1) 실행하려는 정책 제안과 관련된 위험(부작용)과 불활실성을 확실히 논의했는가?
2) 실행하려는 정책 제안에 대해 토론할 때 대표자 혹은 의사결정권자의 의견과 배치되는 관점이 제시되었는가?
3) 정책 제안을 지지하는 자료에만 집중하지 않고 그와 상반되는 정보를 의도적으로 찾아보았는가?
4) 정책 제안 승인 기준이 사전에 설정되었는가? 그리고 그 기준이 논의하는 참석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었는가?

프로세스란 의사결정 전에 반드시 수행해야 할 미리 정해진 업무와 분석에 대한 지시 사항이다. 시간이 흐르면 이것은 점검표를 확인하는 절차가 된다. 이 절차의 최종 결과물을 확인하고 논의하는 것이 좋은 프로세스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하고 상반된 관점들이 부딪치는 활발한 논쟁이 필수적임을 기억하고, 리더는 다양한 관점의 충돌을 촉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나마 민주적인 사회를 만들어가려는 의도를 가진 팀이 부디 좋은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마련함으로써 향후 5년의 대한민국을 더 나은 방향으로 빚어갈 수 있는 성공적인 정책들을 마련하고 시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소수 정당의 제안이라도 정책과 효과분석이 훌륭하다면 기꺼이 수용하고 협력할 수 있는 열린 팀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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