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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의 효과 1 본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18년 9-10월호에 Design Thinking 기법에 대한 글이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일종의 혁신 방법론 중의 하나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체로 혁신 프로세스에 적용하는 기법들이 기본적인 원리는 유사한 것 같다. 다양한 기법들을 배워나가다보면 자신에게 맞는 도구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은 버지니아 대학 Darden 경영대 교수 Jeanne Liedtka가 쓴 글을 내맘대로 번역한 것이다. 양이 많아서 두 개로 나눠 올려본다.]
일을 조직하는 새로운 방식은 때때로 커다란 개선을 이끈다. 1980년대 제조업에선 간반 카드나 품질 분임조 등과 같이 기존의 방식보다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통찰을 주는 도구들을 결합하여 종합품질 관리를 했다. 업무 프로세스에 적용했던 이런 도구들과 통찰의 결합은 일종의 ‘사회적 기술’이다.
DT(Design Thinking)은 사람들의 창의적인 에너지를 불러일으키고, 열정을 끌어내고, 프로세스를 혁신하는데 잠재력을 가진 또 하나의 사회적 도구이다. 많은 리더들이 DT에 대해서는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DT가 사람들의 편견이나 특정한 행동 규범에의 고착을 극복하게 하는 미묘한 방식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 글에서는 혁신의 길에 놓여 있는 다양한 인간 경향성을 살펴보고 어떤 방식으로 DT 도구가 사람들을 그러한 경향으로부터 자유롭게 할 수 있는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여러 조직들이 혁신으로부터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이고 왜 이러한 노력들이 종종 어긋나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혁신에의 도전]
혁신 프로세스가 성공하려면 우수한 해결책, 변화에 따르는 낮은 위험 및 비용, 실행자들의 수용이 모두 필요하다. 여러 해 동안 경영자들은 이를 위한 유용한 전술들을 개발해 왔지만 이것들을 적용하려고 하면 새로운 장애물과 트레이드 오프해야할 상황을 빈번하게 만나곤 한다.
우수한 해결책
문제를 명백하고 통상적인 방식으로 정의하면 해결책도 그렇게 된다. 좀 더 근본적인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보다 흥미를 일으키는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어떤 팀은 문제가 뭔지 찾는데 온통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관리자들은 물어야 하는 물음이 무엇인지 찾을 시간을 가질만큼 인내심이 없을 수도 있다.
사용자에 초점을 맞춘 기준에 따르는 해결책이 훨씬 낫다는 것이 널리 받아들여진다. 시장조사를 통해 이러한 기준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겠지만 여기서의 문제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무엇인가를 고객들이 원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해결책을 내는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라는 것도 더 나은 해결책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서로 반대되는 시각을 가진 사람들 사이의 대화는 분열을 일으키는 토론으로 악화될 수 있어 이를 관리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위험과 비용 낮추기
혁신에서 불확실성은 피할 수 없다. 때문에 혁신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선택지를 구성한다. 이 때 문제는 너무 많은 아이디어는 초점과 자원을 흐리게 한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 혁신가들은 나쁜 아이디어는 과감히 쳐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통상적인 아이디어보다 창의적이어서 더 위험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버리기가 더 쉽다는 것을 알게 된다.
구성원들의 수용
조직 구성원들의 지지가 없다면 혁신은 성공할 수 없다. 구성원들의 지지를 얻어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에 구성원들을 개입시키는 것이다.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킬 때의 문제는 혼돈과 불일치를 만들 것이란 점이다.
이와 관련된 문제는 보다 근본적인 긴장관계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효율은 조직의 바깥에서의 변화를 통해 얻어질 수 있다. 하지만 불안정한 환경에서 변화는 성공의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친구가 된다. 그러나 효율, 합리성, 중앙 통제에 열심인 분기별 목표를 맞춰야만 하는 리더를 누가 비난할 수 있는가?
이 모든 트레이드오프 관계를 관리하기 위해 행동적 장애물 뿐만 아니라 인간의 반생산적인 편견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적 기술이 필요하다. 여기에 DT가 안성맞춤이다.
[구조의 미]
경험이 많은 디자이너들은 DT가 너무 구조화되어 있고 선형적이라고 불평한다. 그런 사람들에겐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혁신팀의 관리자들은 디자이너가 아니며 고객 대면 연구를 하지도 고객들의 관점에 깊이 침참하지도 이해관계자들과 공동으로 뭔가를 만들어내지도 실험을 고안하거나 실행하지도 않는다. 구조와 선형성은 관리자들이 이러한 새로운 행동을 시도하고 적응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Intuit에서 혁신디자인 리더였다가 지금은 페이스북의 디자인 제품 부서장으로 있는 Kaaren Hanson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려고 할 때 사람들이 생각할 필요가 없게 많은 구조로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많은 것은 습관이고 습관을 바꾸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아주 명확한 안내가 있다면 도움이 됩니다.”
잘 조직화된 과정은 사람들이 너무 오랜 시간 문제를 알아내려고 매달리거나 참을성 없게 건너뛰려는 경향을 제한할 수 있다. 또한 자신감을 불어넣어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수에 대한 두려움으로 행동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회를 잡기보다는 실수를 피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사람들은 실패할 수 있을 것 같은 선택에 대해서는 행동하기보다는 행동하지 않는 편을 택한다. 하지만 행동이 없이는 혁신이 일어날 수 없다. 그래서 심리적 안전감이 중요하다. 안전감을 제공하는 DT의 규정된 형식은 혁신가들이 고객요구를 발견하고 아이디어를 내고 아이디어를 평가하는데 확실히 도움을 줄 것이다.
DT는 대체로 7가지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각 단계는 다음 단계의 산출물을 내는 명확한 결과를 내는데 이는 실행가능한 혁신에 이를 때까지 수행된다. 더 깊은 레벨에선 실행자들도 미처 알아채지 못하는 무엇인가가 일어나기도 한다. 표면적으로는 고객 경험을 이해하고 만들어내도록 구조화되기는 하지만 DT의 각 활동은 혁신가들 스스로의경험을 근본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하기도 한다.
[고객 발견]
DT의 발견 프로세스는 ‘되어야 할 일’을 확인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 방법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보다 의미 있는 고객을 찾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조사하는데 집중한다. 이 탐색 단계는 세 가지 활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체험
전통적으로 고객연구는 개인적인 것이 개입되지 않는 활동이었다. 고객 선호에 대한 기존 이론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가 대표집단, 설문조사, 고객행동 데이터 등을 검토하고 요구사항에 대한 간섭요소들을 추출해냈다.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간섭도 많아진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이미 데이터가 반영하는 만들어진 요구사항을 얻게 된다는 점이다. 자신들의 편견이 반영된 데이터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표현되지 않은 요구를 인지하지 못한다.
DT는 다르게 접근한다. 혁신가들이 고객들의 경험을 하게 함으로써 숨겨진 필요를 확인한다. 자폐증과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성인을 돕는 영국의 자선단체인 Kingwood Trust사례를 살펴보자. 디자인 팀원인 Katie Gaudion은 자폐증으로 말을 하지 않는 Pete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Katie가 Pete의 집에서 그를 처음 만났을 때 그가 가죽소파를 뜯는다든지 벽에 패인 부분을 문지른다든지 하는 이상행동에 열중하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Pete의 행동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그런 행동들을 어떻게 방지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문제를 정의했다.
하지만 두 번째로 그의 집을 방문했을 때 그녀는 스스로 물었다. Pete의 행동이 파괴적 충동이 아닌 다른 무언가에 기인하는 것이라면? 그녀의 개인적 관점을 제쳐두고 그녀는 Pete의 행동을 따라하면서 그의 활동들이 만족감을 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저는 Pete의 소파를 단순히 해진 소파가 아니라 뜯는 재미가 있는 천으로 감싸진 물체로 인식하게 되었죠.” “벽에 귀를 대고 거기서 들려오는 음악의 진동을 느끼면서 저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패인 자국을 문지르는 동안 제 귀가 간질거린다는 것을 느꼈어요. 손상된 벽이 아니라 그것은 즐겁고 긴장이 완화되는 청각 및 촉각적 경험이라 인식하게 되었어요.”
Katie가 한 Pete의 세계 체험은 Pete의 문제를 더 깊이 이해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안전하게 보호되어야 한다는 장애를 겪는 사람으로써만 인식되어 왔던 사람들에 대한 조사되지 않는 편견에 대한 문제의식을 불러일으켰다. 이 경험을 통해 Katie는 거주자의 장애와 안전만을 단순히 디자인하는 대신 거주자들의 강점과 즐거움을 위해 혁신 팀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이가를 자문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접근은 일반인들이 자폐증 환자들과 보다 충만하고 즐거울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주거 공간, 정원, 새로운 활동들의 창안을 이끌었다.
의미 부여
사용자 경험을 깊이 체험하는 건 더 깊은 통찰을 얻기 위한 날 재료를 제공한다. 하지만 수집된 정성적 데이터에서 패턴과 의미를 찾는 것은 어려운 과제이다. 조사 결과에 대한 초기 열정은 엄청난 정보의 양과 더 깊은 통찰을 찾는 혼란스러움으로 인해 사그라들곤 한다.
깊은 체험으로 만들어진 지식의 의미를 부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미술관 전시(Gallery Walk)라고 부르는 DT활동이다. 혁신팀이 발견 단계에서 수집한 가장 중요한 데이터를 선정하고 이것을 커다란 포스터에 적는다. 여기에는 인터뷰한 사람의 사진과 인용, 그들의 관점 등이 포함되기도 한다. 이 포스터들을 전시한 후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초청해서 새로운 디자인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데이터들을 포스트잇에 쓰게 한다. 이해관계자들을 소그룹으로 나눠서 이 포스트잇 메모들을 공유하고 결합하고 주제에 따라 분류해서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광산을 만들게 한다. 이 과정은 혁신가들이 자신의 편견 혹은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보게하는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이는 공통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상호작용할 수 있은 협력자들의 능력을 이용하게 해주고 공유된 통찰에 함께 이르게 하고 서로에게 도전이 되게 한다.
정렬
발견의 마지막 단계는 어떤 것이 가능한지, 디자인이 잘 되게 하기 위한 일은 무엇인지 등을 묻고 토론하는 일련의 워크숍과 세미나이다. 현재 상태의 제약들보다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이상적인 혁신이 가져야 하는 중요한 특징들을 보다 협력적이고 창의적인 논의를 하는데 도움이 된다. 탐구 정신을 확립하는 것은 현재상태의 불만족 사항을 깊이 연구하고 팀을 혁신 프로세스를 통해 합의에 보다 용이하게 도달하도록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여러 아이디어들을 골라내고 디자인 기준에 맞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하게 된다.
호주 멜번에 있는 Monash Health 병원에서 정신과 의사들은 약물 과다복용 및 자살 시도와 같은 환자들의 빈번한 재발에 오랜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근본원인을 찾기 위해 의사들은 특정 환자의 전체 치료과정 경험을 추적했다. 톰이라는 환자는 처음 방문에서부터 재발이 있을 때까지 총 세 명의 의사를 만났고, 70차례 면담, 13명의 사례관리자, 18번의 이관을 경험했다. 팀원들은 여러차례 워크샵에서 의사들에게는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톰의 현재 돌봄이 의사들이 헬스케어에 몸담게 하는 이유의 사례가 되었는가? 사람들이 의사와 간호사가 되도록 한 동기들을 토론하게 되면서 톰의 상태를 호전시키는 것이 자신들의 의료행위에보다 톰이라는 인간에 대한 의무감에 더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모두가 하나의 결론에 입을 모았다. 기존의 최고 모범사례보다는 환자의 필요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치료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결론이었다. 이 과정을 실행한 후 환자 재발률이 60%까지 감소했다.
다음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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