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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박노해 (4)
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매일 곁에 두고 읽는 묵상집, 박노해 사진에세이 연말연시. 또 한 해가 흘러갑니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온 나날들을 돌아볼 것이고 또 새롭게 맞이할 한 해를 계획할 것입니다. 연말이 되니 저 역시 한 해를 어떻게 살았나 돌아보게 됩니다. 달력, 다이어리, 스마트폰 메모 등을 찾아보며 지나온 한 달 한 달, 하루 하루를 추적해 봅니다. 자연스레 ‘하루’의 의미도 생각하게 됩니다. “‘하루’. 참으로 평범하고도 경이롭고, 흔하고도 무서운 말이 ‘하루’다. 하나의 물방울이 온 하늘을 담고 있듯 하루 속에는 영원이 깃들어 있는 일일일생의 하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하루는 저 영원과 신성이 끊어진 물질에 잠긴 시간이 되고 말았다. 지금 시대는 돈이 없이는 살 수 없고 돈이 있어도 삶이 ..
“만국의 노동자(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함께 쓴 에 나오는 문구인데 너무 유명해서 공산당 선언을 다 읽지 않은 사람들도 한 두번 쯤은 들었봤을 익숙한 말입니다. 최근에도 노동조합이 파업을 하거나 광장에 모여 시위를 할 때 자주 사용되는 구호이기도 합니다. 매년 5월 1일, 노동절을 맞이할 때마다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이 외침을 떠올리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가슴 한 켠에서부터 힘이 솟아납니다. 당대의 시대정신을 꾹꾹 눌러 담은 공산당 선언은 출판된 후 오랜 시간 동안 노동자 민중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어 왔습니다. 분업과 기계화로 인해 단순한 도구나 부품처럼 사용되던 노동자들은 사회변화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되는 세상을 꿈꾸었습니다. 19세기 후반 노동자들 중심..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작가박노해출판느린걸음발매2010.10.16.평점리뷰보기 "혹시 데모하러 가려고 ㅋ 하지마라 잉~ 아들이 한다고 될 일이 아냐" 11월 12일 토요일에 아이들을 좀 봐주실 수 있느냐는 필자의 물음에 어머니께서 보내신 카카오톡 메시지다. 2012년 대선 때 독재자의 딸을 찍지 말라는 아들의 말에 '어릴 때 에미를 잃은 불쌍한 사람'이라며 박근혜를 동정하셨던 농민 어머니. 정권에 충실했던 주요 방송사들까지 최순실 문제를 떠들어대기 전 최근까지도 어머니는 박근혜를 동정하셨다. 하지만 최근에 밝혀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동정심은 이제 거두신 듯 하다. 메시지를 저렇게 보내시긴 했지만 막상 토요일 아침 아이들을 맡기러 찾아갔을 땐 집회에 가지 말라고 말리지는 않으셨다. 걱정스러운 표정으..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작가박노해출판느린걸음발매2010.10.16평점리뷰보기 군부 독재 시절 금서가 되었던 '노동의 새벽'이라는 시집으로 유명한 박노해님의 또 하나의 시집이다. '박해받는 노동자의 해방'이라는 이름 박노해. 책의 뒷 부분의 저자 소개를 보면 박노해님은 남한 사회주의 노동자 동맹을 결성하여 1991년 무기징역형을 받았으나, 1998년 석방되었고 후에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복권되었지만 국가에서 주는 보상금을 거부했다고 한다. 이런 인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신기할 뿐이다. 그의 시를 읽어보니 박노해라는 사람은 노동의 가치를 매우 귀하게 여기고 노동자의 수고를 인정하고 이해하고자 했던 인물임을 깊이 느끼게 된다. 이 책에 실린 304편의 시를 하나하나 읽어가는 것이 왜 이리도 힘든 것일까?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