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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독자를 사로잡는 이야기 쓰는 방법 본문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글쓰기 책들의 무더기 속에서 이 책을 발견한 것은 행운이다. 글쓰기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책인데도 마치 재미 있는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빠져들기 때문에 그렇다. 리사 크론은 사람의 두뇌 연구 결과들에 기초해 사람들의 본성을 파악하고 그것을 이야기 만들기에 접목해 훌륭한 글쓰기 안내서를 만들었다. 글쓰기를 설명한 책임에도 지루하지 않고 심지어 재미있기까지 하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한 것처럼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 통일성 있게 글쓰기 방법론을 안내하고 있기 때문에 글쓰기에 뛰어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의 저자는 글쓰기의 궁극적 목적을 독자에 두고 있으며, 때문에 글의 방향도 거의 모든 초점이 독자에 맞추어져 있다. 독자들의 생리가 어떠한 지를 과학적 연구들에 근거해 제시하면서 독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해 준다. 책 전체를 통해 저자는 우리의 뇌는 '이야기'로 사고 하게끔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의 글쓰기도 이야기에 집중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간은 이야기 속에서 항상 무엇 인가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읽히는 글을 쓰기 위해선 이와 같은 인간의 기대를 만족시켜야 한다.
리사 크론에 의하면 이야기란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독자가 품게 되는 가장 중요한 질문)를 위해 노력하는 누군가(주인공)에게 일어나는 일들(플롯)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주며 나중에 그를 어떤 모습으로 변화 시키는가(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보여주는 일이다. 이후의 글쓰기 방법론은 이 정의를 세세하게 풀어쓴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전제를 기반으로 저자는 어떻게 하면 독자의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는지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저자의 첫 번째 조언은 글의 시작부에는 누구의 이야기인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위태로운 상황이 무엇인지 드러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다음으로 이야기 속 모든 내용들은 독자가 알 필요가 있는 것 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불필요한 것들을 걸러내고 핵심, 즉 주제에 집중해야 한다. 이야기의 주제는 인간의 의미에 대해 말하는 것 또는 통제에서 벗어난 상황에 인간의 반응은 어떠한가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독자들이 책을 덮으며 무슨 생각을 하게 하고 싶은지, 독자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기를 원하는지가 주제에 담기면 된다.
이야기 속 주인공과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 일어나도록 글을 만들어야 독자를 붙들어 둘 수 있다. 독자들은 주인공이 느끼는 것을 함께 느끼고, 원하는 것을 함께 원하며, 두려워하는 것을 똑같이 두려워한다. 이야기에 나오는 모든 것이 나름의 감정적 무게를 가져야 하고 주인공에게 영향을 주는 것 이어야 한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독자에게 감정을 느끼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선 주인공에게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이 목표가 이야기에 의미를 만들어 준다. 주인공에게 외면적 목표와 내면적 목표가 설정되어 있어야 독자들은 기대를 가지고 이야기에 집중할 수가 있다.
이 책의 구성을 간략하게 살펴 보자면 1장부터 4장에 걸쳐 저자는 위와 같은 이야기 쓰기의 기본에 대해 설명하고 나서 5장부터는 좀 더 세부적인 방법 혹은 기법들을 논하고 있다. 5장부터는 글쓰기에 있어 개요 쓰기에 대한 논쟁을 소개하고 그래도 개요 쓰기는 중요하다는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이어 이야기가 얼마나 구체적 이어야 하는 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이야기에서 없어서는 안 될 변화와 갈등, 그리고 각 사건들의 인과 관계를 형성시키는 방법을 논한다. 특히 이야기가 구체성을 잃기 쉬운 사례들 여섯 가지를 상세히 설명한 부분은 모든 예비 작가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9장부터 11장에서는 실제 글쓰기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법들인 주인공을 문제 상황으로 몰아넣기, 복선, 전조, 플래시백, 서브플롯 등을 설명한다. 이 중에서 주인공이 시험에 빠지도록 하는 강력한 방법 중의 하나는 주인공에게 창피를 주는 것이란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주인공이 겪는 고난의 강도를 계속해서 높일 것을 조언하며 이 때 사용할 수 있는 11가지 방법을 알려 준다. 이후 이어지는 상세한 기법들은 실제 글쓰기를 연습하고 있는 이들이 자신들의 글에 적용해 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하는 것은 실제 작품을 이용한 매우 풍부한 사례 연구와 매 장의 마지막에 제공되는 check point, 그리고 기존 글쓰기에 대한 상식을 뒤집는 오해 풀기이다. 저자는 이야기 쓰기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먼저 정리한 후에 저자의 생각을 뒷받침해 줄 만한 적절한 작품들로 실제 사례를 소개해 주고 있어서 실제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 또 글쓰기에 특별한 재능이 없을지라도 꾸준한 연습을 통해 어느 정도는 글쓰기가 가능하다는 용기를 갖게 해주어서 자신의 글을 쓰고 싶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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