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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 추구의 대가 Part 1 본문

경제 경영 혁신 직장 조직

효율성 추구의 대가 Part 1

초원위의양 2019. 4. 9. 23:25

[토론토 대학 Rotman 경영대 학장을 지내고 현재는 Martin Prospertiy Institute 사장인 Roger L. Martin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19년 1-2월호에 <The high price of efficiency, 효율성 추구의 대가>라는 글을 썼다. 현대 산업 사회에서 효율성 추구가 어떤 위험을 가져올 수 있는지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한 글이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실재하지 않는 가정에 기반한 경제학은 언제까지 진리처럼 받아들여질까? 심하게 말하면 가장 큰 공인 사기꾼 집단이라 해도 과하지 않다.]

애덤 스미스는 1776년 작 <국부론>에서 노동자 개인이 최종 제품까지 만드는 것보다는 분업이 기업을 보다 생산적이게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40년 후 데이비드 리카도는 <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에서 경쟁우위 이론을 주장했다. 자신들의 분야에 집중해 포르투갈 노동자는 와인을 만들고 영국 노동자는 옷을 만들어서 교역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란 주장이다.

이러한 통찰은 산업혁명을 이끌었다. 산업혁명은 낭비를 줄이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프로세스 혁신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응용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일을 조직화하는 방식이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것보다 생산성에 더 영향을 줄 수 있고 전문화가 기업이익을 창출한다는 개념들은 오늘날까지도 경영학 연구의 토대가 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스미스와 리카도는 프레데릭 윈스로우 테일러의 선도자였다. 테일러는 경영도 과학이 될 수 있다고 주창했고 이는 W. 에드워드 데밍이 생산 과정에서 모든 낭비를 없애기 위해 고안된 총합 품질 관리 시스템에 이르러 정점을 찍었다.

스미스, 리카도, 테일러, 데밍은 경영을 시간, 재료, 자본 등의 낭비 제거를 목적으로 하는 과학으로 변화시켰다. 효율성의 가치에 대한 신념은 결코 희미해진 적이 없다. 이는 더 높은 효율을 추구하는 WTO(World Trade Organization)같은 다자간 기구들에 스며들었다. 효율성 추구는 무역 및 외국 투자 자유화, 세금 부과 효율화, 탈규제, 민영화, 투명한 자본 시장, 균형 재정, 낭비 방지 정부 등을 통해 워싱턴 컨센서스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전 세계 경영대학의 수업에서도 효율성 추구는 장려되었다.

낭비 제거는 합리적인 목표인 것처럼 들린다. 자원을 전에없이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관리자를 왜 원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나는 효율성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놀랍도록 부정적인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할 것이다. 그리고 초효율적인 기업들이 사회적 무질서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까지 논의를 확장하고자 한다. 효율성으로부터 얻어지는 보상은 전문화의 정도가 높아지고 가장 효율적인 경쟁자들에게 시장 권력을 부여하는 효율성이 향상되어감에 따라 불평등은 점점 더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기업 환경은 극도로 위험이 높아진다. 점점 더 많은 기업들과 사람들이 지속불가능해지는 결과가 나타난다. 해결책은 기업, 정부, 교육이 경쟁 우위의 좀 덜 즉각적 자원인 회복력에 강력하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 믿는다. 이것은 효율성 측면에서 단기적인 이득은 줄어들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다 안정적이고 적합한 사업환경을 만들어 낼 것이다. 

효율성에 대한 수그러들 줄 모르는 추구가 왜 위험한지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가장먼저 경제 활동의 보상이 어떻게 배분되는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가정을  탐구해봐야 한다.

성과는 무작위적이지 않다.

소득, 이익 등의 경제적 결과를 예측할 때 우리는 종종 개인 수준에서의 보상은 운에 따라 무작위적이라 가정하곤 한다. 물론 실제로 그렇지는 않다. 보상은 우리가 하는 선택을 포함해 아주 많은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이러한 요인들은 너무나 복잡해서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경제적 결과가 운에 의해 결정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무작위성은 단순한 가정이다.

만약 경제적 결과가 무작위적이라면 이것은 가우스(Gaussian) 분포를 따라야 한다. 그래프로 그리면 보상의 대부분은 평균에 가까울 것이고 양 끝쪽으로 갈수록 크기가 작아지는 모습일 것이다. 사람의 키, 몸무게, 지능지수 등과 같은 인간의 특성들을 포함해 세상의 많은 것들이 그와 같은 패턴을 따르기 때문에 이 패턴은 정규분포라고도 부른다. 혹은 그래프 모양 때문에 종(bell) 곡선이라고도 부른다. 데이터가 추가되어 갈수록 전체는 점점 더 정규분포에 가깝게 된다. 가우스 분포가 인간 사회와 자연에서 아주 일반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다른 영역에서도 그와 같은 분포를 따를 거라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경제적 결과들이 정규분포를 따를 것이라 믿는다.

예를 들어 개인 소득과 회사 성과가 대체로 정규분포를 따를 것이라 기대하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에 따라 행동의 방향을 정한다. 산업을 생각하는 고전적 방식은 소수의 승자, 소수의 패자, 그리고 중간 정도의 많은 경쟁자들이 있을 것이라 정의한다. 이런 환경에서 효율성에 따른 이득은 다른 주체들도 그것을 채택함으로써 빠르게 사라지고 회사가 실패하면 다른 경쟁자들이 그것을 대체한다. 이와 같은 이상적인 경쟁시스템은 반신뢰 정책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정확히 일치한다. 우리는 제대로 분배가 되지 못하게 하는 매우 크고 강력한 하나의 기업이 성장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만약 결과가 무작위 분포를 따르고 경쟁 우위가 오랜 시간 지속되지 않는다면 효율성을 놓고 경쟁하는 것은 지속가능하다.

그러나 실제로 경제 성과에서 무작위성 가정은 맞지 않는다. 현실에서 효율성은 소수의 행위자들에게 지속하는 경쟁우위를 만들어준다. 그리고 그 결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분포를 따른다.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Vilfredo Pareto)는 한 세기도 전에 20%의 이탈리아 사람들이 80%의 이탈리아 땅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파레토 분포에선 발생빈도 대다수는 낮은 쪽에 몰려있고 끝부분으로 갈수록 그 높이는 점점 더 높아진다. 여기엔 의미 있는 중간층이란 게 없다. 분배는 안정적이지 않다. 가우스 분포에서 일어나는 것과는 달리 파레토 분포에선 데이터 포인트가 추가되면 분배는 더 극단적이 된다.

파레토 분포의 각 결과들이 서로 독립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난다. 앞서 가우스 분포를 나타낸다고 했던 사람의 키를 보면, 키 작은 어떤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의 키에 기여하는 바가 없기 때문에 키는 정규분포를 나타낸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인스타그램에서 누군가를 팔로우할 때를 생각해보자. 보통 먼저는 팔로우하고자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지를 살핀다. 팔로워가 얼마 없는 사람은 고려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매우 많은 팔로워를 가진 유명인은 즉각적으로 매력있는 후보자가 된다. 팔로워가 많을수록 효과는 더 커진다. 때문에 인스타그램 팔로워 결과는 파레토 분포를 나타낸다. 매우 소수의 사람들이 팔로워 대부분을 차지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소수의 팔로워만을 갖고 있다. 팔로워 중간값 150-200정도는 수 백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사람에 비해 아주 작은 비율이다.

부의 분포도 위와 같다. 어느 시대든 세계에 있는 돈의 양은 한정되어 있다. 당신이 가진 돈을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없고 당신이 버는 돈은 다른 사람이 버는 돈과 독립적이지 않다. 게다가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돈을 벌기가 쉬워진다. 흔히 말하길 돈을 벌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 미국인 상위 1%부자가 미국 부의 거의 40%를 차지하고 하위 90%는 국가 부의 단 23%만을 차지한다. 가장 부유한 미국인은 가장 가난한 미국인보다 천억배 더 부자다. 반면 가장 큰 미국인은 가장 작은 사람보다 세 배가 좀 안되게 크다. 파레토 분포가 훨씬 더 폭넓게 퍼져있는지를 재확인해 주는 결과이다.

부의 지리적 분포에서도 비슷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다. 부자들은 몇몇 지역에서 점점 더 집중되고 있다. 1975년에 미국인 상위 5%부자의 21%가 가장 부유한 10개 도시에 거주했다. 2012년에 그 비율은 29%까지 상승했다. 소득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1966년에 일인당 평균 소득은 아이오와주 세다 래피드에서와 뉴욕시티에서 동일했다. 지금은 세다 래프드가 37% 수준으로 뒤쳐져 있다. 1978년에 디트로이트는 뉴욕시티와 비슷했지만 지금은 38%수준이다. 샌프란시스코는 1980년에 국가 평균보다 50% 더 소득이 높았는데 지금은 88%가 높다. 뉴욕시티는 1980년에 80%가 평균보다 높았고 지금은 172%가 높다.

사업 성과도 파레토 분포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같다. 산업 연합은 선진국들에서 점점 흔해진다.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이익이 소수의 기업들에 집중된다. 지난 20년 동안  미국 산업의 75%가 더 집중화되었다. 1978년엔 상위 100개 기업들이 공개된 기업들 전체 이익의 48%를 차지했었는데 2015년엔 그 수치가 84%까지 치솟았다. 소위 신경제의 성공이야기들은 플랫폼 비즈니스의 역학아래 놓여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가우스 분포는 파레토 분포로 빠르게 변화되었다.

효율 추구가 소위 단일문화의 역학을 따라 이 역학구조에 어떻게 들어맞았으며 권력과 자기 이익이 몇몇 주체들이 시스템을 지배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본다.

통합에의 압력

UCLA소속 Bill McKelvey 등의 복잡성 연구자들은 시스템적 압박이 성과를 파레토 분포로 이끄는 몇몇 요인들을 확인했다. 그것들 중에는 문제가 있는 시스템에 대한 압박과 그 참여자들 사이의 연결의 용이함이 있다. 복잡성 이론가들이 좋아하는 설명 중의 하나인 모래 쌓기를 생각해보자. 처음엔 모래를 한 알씩 쌓아서 무너지지 않게 수천 개의 모래알을 더할 수 있다. 이때 각 모래알들은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모래알 하나를 더했을 때 무너지기 시작하는데 이 때 모래알 하나는 거대한 영향력을 미친다. 그러나 만약 중력이 없다면 모래산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모래산은 중력이 모래알들을 끌어당길 때에만 무너진다.

사업 성과에서 중력과 같은 것이 효율성이다. 미국 쓰레기 관리 산업을 보자. 미국 전역에 수천개의 작은 쓰레기 수거 회사들이 있었다. 각 회사들은 특정한 경로에서 쓰레기를 수집하는 하나 또는 몇 대의 트럭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 회사들의 수익은 꽤 정상분포에 가까웠다. 몇몇의 큰 회사들이 더 높은 수익을, 몇몇의 약한 회사들이 낮은 수익을 내고 있었고 대부분은 평균적인 수익을 내고 있었다. WM(Waste Management)의 설립자 Wayne Huizenga는 이 사업의 비용구조를 살펴보다 트럭 보유와  유지 관리가 두 가지 큰 요소임을 알았다. 각 소규모 회사들은 몇 대의 트럭을 구입하고 수리 차고를 운영했다.

Huizenga는 주어진 지역에서 몇몇 경로를 얻게 되면 두 가지가 가능할 것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선 트럭 제조사들로부터 훨씬 더 큰 구입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차량을 더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개별적으로 있는 유지관리 시설 대신에 하나의 훨씬 더 효율적인 시설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일을 진행해 갈수록 효율성의 효과는 더 큰 효과를 내는 요인이 되어 갔다. Huizenga는 작은 회사들을 계속 매입하고 새로운 지역들로 확장하기 위해 자원들을 만들었다. 이는 WM을 더 크고 더 효율적인 회사로 만들어갔다. 이것은 모든 더 작은 회사들에게 경쟁적 압력으로 작용했고 WM이 자신들의 영역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입찰 가격을 더 낮게 했다. 이러한 작은 규모 회사들은 수익이 줄거나 회사를 WM에 팔 수 있었다. Huizenga의 성공은 시스템에 대한 압력의 거대한 증가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모래산이 무너지는 것처럼 쓰레기 처리 산업은 빠르게 합병되어 갔다. WM은 지배적 우위를 가져 가장 높은 수익을 냈고 두 번째로 큰 회사인 Republic Service는 수익이 줄어들었다. 병합될 가능성이 있는 몇몇의 더 작은 회사들 역시 수익을 별로 내지 못했다. 그리고 수많은 작은 회사들은 근근히 버틸 정도로만 운영되었다. 이 산업은 WM이 승자독식하는 파레토 분포를 갖도록 구조화되었다. WM은 2017년에 14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WM이 매우 효율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그것을 반대해야 할까? 고객들에게 유익하다면 WM이든 작은 회사들의 모임이든 뭐가 문제인가? 효율성의 지배 모델에는 갑작스런 실패의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왜 그런지 이해하기 위해 농업분야의 사례를 살펴보자.

단일 문화의 문제

아몬드는 미국 여러지역에서 재배되었다. 그러나 어떤 지역에선 다른 지역들에서보다 더 잘랐다. 효율적인 생산 관점에서 규모의 경제가 주목을 받게 되었다. 캘리포니아 Central Valley는 아몬드 생산에 최적임이 확인되었고 오늘날엔 세계 아몬드 생산의 80%가 이 지역에서 이루어진다. 이는 생물학자들이 단일문화라고 부르는 고전적인 모델이다. 하나의 제품을 생산하는 하나의 공장, 하나의 산업을 지배하는 하나의 기업, 모든 시스템을 지배하는 하나의 소프트웨어.

그러한 효율성은 가격에 달려있다. 아몬드 산업은 불필요한 중복을 피해 설계되었고 그 과정에서 중복이 제공하는 안전보장을 잃었다. 한 번의 극단적인 지역 날씨나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전세계 생산을 거의 쓸어버릴 수가 있다.

그리고 통합에는 연쇄 효과가 있다. 아몬드 나무들이 같은 토양과 같은 날씨에서 자라기 때문에 캘리포니아의 아몬드 꽃들은 모두 짧은 기간 동안에 모두 수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 전역으로부터 벌집을 실어와야 했다. 동시에 꿀벌 유행병은 꿀벌들의 작업으로 수분이 필요한 식물들에 관한 문제를 일으켰다. 각 지역으로부터 이송된 벌집들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단일문화 수분으로 인해 벌들의 저항성이 약해졌기 때문에 이와 같은 유행병이 생기게 되었다.

권력과 사리 추구

효율추구 시스템에선 가장 효율적인 주체가 가장 큰 권력을 얻게 된다. 사람들이 사익을 추구하지 않는 상태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시스템이 효율적이 되어갈수록 효율적인 주체가 시스템을 지배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렇게 될 때 전체 사회 가치를 장기적으로 극대화하도록 하기 위해 효율의 목적이 사라진다. 대신에 가장 큰 중간 가치를 지배적인 주체에게 전해주는 것이 효율성이라 이해되기 시작한다.

이와 같은 상황을 자본시장에서 볼 수 있다. 자본시장에서 의사결정권자들은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주체와 공동 노력을 한다. 기관투자자들은 고위 임원들에게 주식 기반 보상을 주는 것을 지지한다. 임원들은 효율성이라는 이름으로 급여지불액을 줄이고 연구개발 예산 및 자본지출을 줄이려는 조치를 취한다. 자본지출 감소는 현금 흐름을 원활하게 하여 주식 가격을 올리게 된다. 이 투자자들과 임원들은 단기 이익 실현을 위해 자신들 주식을 팔게 되고 이는 거의 주식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 그들의 이득은 비용에 달려있다. 가장 명백한 피해자는 회사의 치솟는 재산 때문에 해고된 직원들이다. 장기 투자자도 회사의 미래가 위태롭게 되기에 손해다. 회사가 제품 개선에 투자를 줄임으로써 위협이 될 수 있는 제품 품질 측면에서 고객들에게도 손해가 될 수 있다.

주주가치를 옹호하는 이들은 질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들간의 경쟁이 보상을 줄 것이라 주장한다. 새로운 기업들이 해고된 노동자를 고용할 것이고 고객들이 그들의 제품을 구입하면 주주들은 더 많은 보상을 가져다주는 투자를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시장이 매우 역동적이어야 하고 소수에 의해 지배되지 않아야 한다는 가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러한 가정은 몇몇 부문에서는 타당하다. 항공산업이 그렇다. 항공산업의 주 자산인 비행기와 게이트는 상대적으로 얻거나 폐기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에 수요가 늘어나면 새로운 업체가 진입할 수 있다. 그러나 은행을 시작하거나 반도체 공장을 만들거나 통신 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역설적으로 경쟁우위가 네트워크 효과로 묶여 있어 기존의 주체들에게 우위를 부여하는 신 경제 시스템에서 가장 인기있는 영역으로 새롭게 진입하기가 가장 어렵다.) 때때로 권력은 너무 집중되어 있어서 지배적인 주체의 목을 조르는 제약을 풀어주는 정치적 조치가 필요하기도 하다.

연금 펀드 산업에선 지배적인 내부자의 지독한 권력 남용 사례를 볼 수 있다. 이론상으로 펀드 매니저들은 장기 투자 결정의 품질에서 경쟁력을 얻어야 한다. 미국 내 75개 연금펀드 자산의 50%이상을 차지하는 상위 25개 연금펀드들 중 19개는 정부가 만들고 규제하는 독점이다. 연금 고객들은 공급사를 선택할 수 없다. 만약 텍사스에서 교사로 일한다면 정부는 정부기관인 텍사스 교사 퇴직 시스템이 퇴직 자산을 관리하도록 지시한다. 때문에 펀드매니저는 명백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한 비교적 안정적인 직업이다. 이들은 시스템을 지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렇게 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헤지펀드에 유익이 되는 방식으로 투자하도록 하는 유인책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지난 10년에만 미국 최대 연금펀드 고위 임원들은 헤지펀드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런 일들은 우리의 철저한 감시를 벗어날 수 있고 뇌물이 항상 노골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금 펀드 매니저들은 자신들 돈으로는 갈 수 없는 호화여행을 받아들이기도 하고 투자 은행이나 헤지펀드와 같이 수익성이 더 좋은 일자리를 위해 일을 그만두기도 한다.

특히 서서히 퍼지는 연금펀드 사례는 단기매매 헤지펀드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것이다. 이에 대한 보상으로 펀드 매니저들은 자신들의 수익율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비교적 적당한 수익을 올린다. 이러한 사례는 트레이더들에게 기회를 만들기보다는 장기간을 관리해야 할 기업 리더들의 능력에 타협함으로써 헤지펀드가 자본 시장에서 불안정함을 만들게 한다. 헤지 펀드와 연금펀드 매니저들은 이익을 얻는 동안 연금가입자들은 손실을 겪는다.

경쟁의 보이지 않는 손은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결과가 진짜로 무작위적으로 나오는 매우 역동적인 시장에서만 장기적으로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인도한다. 경쟁 자체가 작동하는 방식은 단기효율 추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한 위와는 반대다. 몇몇의 주체에게만 아주 견고한 우위를 부여한다. 이와 같은 주체들이 시장을 점유하게 되면서 시장 권력을 획득하고 이는 이들이 이익을 창출하기 보다는 이익을 추출해감으로써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가치를 얻기가 더 쉽게 만든다.

Part 2에 계속

출처: Roger L. Martin(전 토론토 대학 Rotman경영대 학장, 현 Martin Prosperity Institute 사장), The high price of efficiency, HBR, 2019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