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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성장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아야 할 때 본문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 하에서 모든 부문이 치열한 경쟁 하에 놓여 있지만 그 중에서도 생활용품 판매업의 경우 시장진입 장벽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경쟁이 더 치열할 것이다. 게다가 변화하는 고객의 취향도 따라가야 하고, 온라인 시장은 점점 더 확대되어 오프라인 판매점 매출을 이미 상당부분 잠식한 상태이다. 이 기사의 필자들은 생활용품 판매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이 성장이 둔화될 때에도 강박적으로 성장하려고 하는 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성장 정체에 대처하는 바람직한 자세를 제안하고 있다.
이는 딱 이 부문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필자들도 언급하고 있는 바와 같이 무절제한 성장에의 집착은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 패착이 될 수 있다. 이들은 성장이 정체된 생활용품 판매 시장에서 성공적이었던 기업과 그렇지 않았던 기업들의 사례를 분석함으로써 성장 정체를 경험하고 있는 기업들이 잊지 말아야 할 자세를 되새겨주고 있다. 기사의 필자들이 제안하는 방안이 단순한 전략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 제안을 제대로 실행하지는 못한다. 아래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월스트리트와 자본가들의 문화는 성장을 축하하고 요구한다. 성장이 멈춘다는 것은 이들에게 병 혹은 도덕적 실패로 여겨진다. 성장세가 줄어들면 이들은 기업들에게 계획을 다시 세우고 사업 영역을 재고하고 다시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촉구한다. 둘째, 많은 기업 리더들은 언제 전략을 전환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채 스스로의 무게에 눌려 무너질 때까지 덩치를 키운다. 셋째, 성장한 기업과 성숙한 사업에는 매우 다른 운영 전략이 필요한데 기업가들이 이 전환을 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
기사의 필자들은 성장이 끝나고 성숙단계로 진입했음을 판단하기 위한 지표를 제안하고 있다. 가장 먼저 투자 자본 수익률(ROIC: return on invested capital)을 이용한다. ROIC는 평균 투자 자본(대출, 순재고, 재화/설비 등)대비 기존의 영업이익과 새로운 매장을 열어서 얻게 되는 수익의 비율이라 할 수 있다. 기업들은 새 매장을 열게 되면서 필요한 투자금은 무시한 채 수익 증가에만 집충해 그릇된 선택을 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전체 매장수 대비 전체 수익으로 계산되는 매장당 수익을 지표로 삼는다. 세 번째 지표는 새 매장을 여는 데 있어 증가되는 추정 수익이다. 새로운 매장을 열게 되면 기존 매장의 수익을 잠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전체적인 수익 증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지표들을 기반으로 성장이 정체되었다고 판단될 때는 새 매장을 여는 것을 멈춰야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성장이 멈췄고 전략을 바꿀 때라는 인식을 하기 전에 길고도 고통스러운 부인의 기간을 경험한다고 한다. 맥도날드, 홈 디포 등도 이와 같은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새 매장 오픈을 멈추고 취해야 할 전략은 기존 매장의 매출을 높이는 일이다. 운영 개선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기존 매장의 수익을 늘리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임을 기업의 사례들이 말해준다. 성과가 좋았던 기업들은 먼저 생산성이 낮은 매장은 정리하고 입지 좋은 매장은 확장 및 리모델링을 하는 등 자신들의 매장을 계속해서 개선했다. 또한, 고객 분석을 기반으로 매장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생산적인지 전략을 도출했다. 신제품 개발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직원관리에도 힘썼다. 특히 잡다한 일들에 판매직원이 시간을 빼앗겨 고객 응대에 집중하지 못하던 시스템도 개선한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전략도 유효했다. 인터넷은 고객정보수집, 구매 패턴확인, 제품 수령을 위해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추가적인 구입경로 제공 등 유리한 점들을 제공해줬다.
이같은 대응 전략은 비단 생활용품 판매 기업들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닌 듯 하다. 일반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유지해오던 기업들이 성장 정체를 경험하게 되면 기존의 성장률 수치에 강박적으로 집착하게 된다. 이 성장에의 강박에서 벗어나 성장 정체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발전을 꾀하는 전략이 모든 기업에 필요하다 생각된다. 기업을 운영하는 이들이 잊지 말아야 할 점이라 생각한다.
참고: Marshall Fisher, Vishal Gaur, and Herb Kleinberger, Curing the addiction to growth, HBR, 2017.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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