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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의미가 단어를 택하도록 해야지 그 반대가 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중략)...구체적인 대상에 대해 생각할 경우 먼저 단어로 표현하지 말고 생각부터 해 보자. 그런 다음 머릿 속에 그려본 것을 묘사하고 싶다면, 거기에 맞을 듯한 정확한 단어를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추상적인 무엇인가를 생각할 경우엔 애초부터 단어를 선택하려는 쪽에 끌리기가 더 쉽다.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기존의 표현법이 마구 밀려들어 대신 작업을 해버릴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의미가 흐려지거나, 심지어 바뀌어 버리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니 가능한 한 단어 사용을 미루고서 심상이나 감각을 이용하여 전하고자 하는 뜻을 최대한 분명하게 하는 것이 더 나은..
오웰은 '인류를 곤충 분류하듯 나눌 수 있으며 수백만이나 수천만 명의 사람들을 싸잡아 좋으니 나쁘니 하는 딱지를 붙일 수 있다고 여기는 모든 습성'과 '자신을 단일한 나라 또는 다른 집단과 동일시하되, 그것을 선악을 초월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그것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것만이 전부라고 여기는 습성'을 '민족주의'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또한 오웰은 이것을 '특정 지역과 특정 생활양식에 대한 애착이며, 이것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라 믿되 남들에게 강요할 마음은 없는 것'인 애국주의와 혼동하지 않을 것을 지적했다. 오웰이 말한 민족주의자의 목적은 '더 많은 세력과 위신을 확보하는 것이며, 그것은 자신을 위한 게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억누르고서 섬기기로 한 나라 또는 다른 어떤 집단을 위한 일이다'라고 쓰고 ..
조지 오웰의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를 읽고 있다. 너무나도 유명한 작가이지만 실제로 그의 책을 읽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처음으로 선택한 책이다. 들어서 알고 있던 동물농장과 1984의 작가 조지 오웰의 삶과 생각을 소설보다는 더 가깝게 만나볼 수 있을 것 같기에 에세이 집을 선택했다. 기대했던 것과 같이 그의 에세이 하나 하나를 통해 그의 삶의 향기를 맡아보고 있다. 책을 열고 처음으로 마주한 글은 '스파이크(Spike)'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역자에 의하면 스파이크는 구빈원에 딸린 부랑자(노숙자)를 위함 임시 무료 수용소를 말하는 속어라고 한다. 이 에세이는 에릭(오웰의 본명, 이 에세이는 오웰이라는 필명을 쓰기 전에 쓰여졌다)이 런던과 파리의 밑바닥 생활을 하면서 작가 수업을 하던 시기..
4.19 혁명 윤석연 글 /소복이 그림 | 틴틴한겨레 | 2010-12-15 지난 달 4월 19일. 올해도 어김 없이 찾아왔다가 지나간 하루이다. 하지만 4월 19일은 한국 현대사에 있어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리고 잊혀져서는 안되는 날이다. 그런데 기억하기론 내가 4.19에 대해서 배웠던 것은 고등학교 역사 시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그 이후로는 이 혁명적 사건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지도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었다. 하지만 올 해엔 왠지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이명박에 이어 박근혜, 파랑이 한나라당에서 빨갱이 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납득하기 어려운 정권아래서 살아가다 보니 우리 현대사 중 커다란 한 획이 되었던 사건에 대해서 조금은 더 자세히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현대사 전체를 훑어보기엔..
부활작가유진 피터슨출판청림출판발매2007.03.19평점리뷰보기 교회가 외면해 온 책임 바로잡기 영성이란 무엇인가? 유진 피터슨에 따르면 영성은 성령의 도움을 통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엡 4:13)"는 삶을 사는 것이다. 즉, 일생에 걸쳐 우리 속에 그리스도의 생명을 형성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현대의 교회는 이 책임을 온전히 감당하지 않았고, 영성 형성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부활'이 주변에 맴돌게 만들고 말았다. 우리 교회 혹은 그리스도인들은 부활이라는 중심을 회복해야 한다. 모든 것(심지어 예수님의 탄생조차)을 상업화시키는 현대 사회에서 외면 당한 것이 부활이다. 부활절만큼 돈벌이의 기회가 되지 않은 상품이 없는 것 같다. 부활은 우리가 마음대로 써먹을 수 있는 것이 ..
고독작가폴 투르니에출판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발매1998.03.20평점리뷰보기 고독 혹은 외로움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인간 내면에서 경험하게 되는 근본적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65년 전 스위스 출신의 정신 의학자가 쓴 현대인의 고독에 대한 이 책을 지금 읽으면서도 상당 부분 공감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책의 서두에서 저자인 폴 투르니에는 현대인들이 고독에 사로잡혀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는 매일 같이 우리 주위를 스쳐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은 겉으로 보기엔 그럴 것 같지 않지만 실상은 고독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며, 이 고독감은 비단 인생에서 실패한 사람, 예민한 사람, 신경 과민인 사람들뿐만의 증세가 아니라 지도자나 성공한 엘리트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라고 쓰고 있다. 며..
경쟁력이라는 이름의 신화 by 질 아르디나, 지리학자 금융인들에 의해 촉발된 위기에 대한 대처가 이상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위기에 대한 올바른 대처 방법은 투기 억제, 금융시장 규제강화, 불법 금융행위 엄단 등이어야 하는데 유럽연합의 관심은 오직 노동시장의 경쟁력 강화에만 쏠려 있다. 유럽 국가들이 외치고 있는 경쟁력이라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생산비 관리, 벤치마킹, 관광 마케팅, 재원확보(자본 유치) 등의 기준이 일반화되면서 국가경쟁력이라는 개념은 세계화 속에서 각국의 역량을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잡리잡고 있다. 하지만 국가의 경쟁력을 측정한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현재의 국가 경쟁력이라는 것은 영토라는 정치적 영역을 미시경제 개념(상품, 기업의 경쟁력)으로 다루기 때문에 근복적 모순을 가지고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2012년 9월호에는 미국에 비만 인구가 많아지게 된 이유는 풀어 쓴 기사가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필자는 미국의 비만인구 증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원인들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1. 소비조장 및 기술 발전 숭배로 인해 미국의 라이프 스타일이 육체활동을 줄이는 쪽으로 변화했다. 2. 도시화는 자동차 이용을 부추기는 면이 있다. 미국인은 주당 10시간 이상을 자동차 안에서 보낸다. 미국인은 주당 40시간씩 스크린(텔레비전, 컴퓨터, 비디오 게임 등)앞에서 보낸다. 게다가 텔레비전은 광고를 통해 과식을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3. 식품 산업은 시장 확대를 위해 사람들로 하여금 더 많이 먹도록 유도한다. 농산문 가공 산업은 끊임 없이 신상품을 내놔 소비자들의 욕구를 자극했다. 가공..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2012년 5월호] 몰랐다. 이라크 전쟁에서 희생된 것이 이라크의 민간인들만이 아니라는 것을. 평화라는 기치 아래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에 의해 시작된 이라크 전쟁에서 희생당한 또 다른 부류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미국이란 제국은 진정으로 악한 나라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테러와의 전쟁은 과연 누굴 위한 것이었나? 미국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인가? 나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무차별적 테러로 인해 무고한 시민들이 죽고 부상을 당하기도 하지만 사실 지키고 싶었던 것은 미국 고위층들 자신의 안위가 아니었나 싶다. 테러의 목표물이 될 것 같은 두려움에 미리 선전포고를 하고 사전에 테러의 싹을 잘라버리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물론 원유라는 달콤한 유혹도 큰 몫을 했겠지..
중산층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중산층은 일정 수준의 사유 재산을 가지고는 있지만 자본가까지는 미치지 못하는 계층을 말한다. 마르크스 주의에서는 중산계층도 자본가에게 노동력을 제공해야 하는 프롤레타리아이기 때문에 상층 프롤레타리아라 이해한다. 중산층은 자본가와 하부 계층의 중간에서 선택적으로 사회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 세계 역사를 볼 때 중산층은 항상 보수주의자인 것도 아니었고 급진적 프롤레타리아인 것도 아니었음을 르디플로 한국판 2012년 5월호 기고글에서 역사학자 도미니크 팽솔은 말하고 있다. 다수의 정치 권력들은 사회의 다수을 구성하고 있는 이들 중간 계층의 마음을 얻기도 하고 잃기도 하면서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해 왔다. 중간 계층이 어떤 상황에서는 하위 노동자 계층에 동조 혹은 그들과 연합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