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가르치는 Alison Wood Brooks과 Leslie K. John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기고글(2018년 5-6월호)에서 질문의 놀라운 힘을 이야기한다. 질문을 잃어버린 대한민국 직장인들과 그들의 리더들이 곱씹어 보며 읽으면 좋을 글이다.]

Alison Wood Brooks(하버드 경영대학원 조교수, MBA에서 협상 가르침) and Leslie K. John(하버드 경영대학원 조교수, 경영, The surprising power of questions, HBR 2018. 5-6월호

고위 임원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정보를 요청하느라 하루를 보낸다. 팀 리더에게 현재 상황을 요청하거나 협상을 하고 있는 상대방에게 질문을 하는 등의 일이다. 어떻게 질문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교육을 받은 검사, 기자, 의사들과는 달리 고위 임원들은 질문하는 것이 연마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좀처럼 생각하지 않으며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 대화를 보다 생산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다.

이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질문은 조직에서 가치를 발견하는 훌륭한 도구이다. 질문은 배움과 아이디어 교환이 일어나게 하고 혁신과 성과 향상에 연료를 공급하고 팀구성원들 사이의 관계와 신뢰가 형성되게 한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위험요소들을 발견함으로써 경영상 위험을 완화시킬 수 있다.

어떤 사람들에겐 질문하는 것이 쉽다. 타고난 호기심, 감성 지능,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이상적인 질문들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충분히 질문하지도 않을 뿐더러 적절한 방식으로 질문하지도 못한다.

질문을 하는 데 있어 좋은 소식은 질문을 하다보면 감성 지능이 길러지고 그것은 또 다시 우리가 좋은 질문자가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질문의 틀을 어떻게 짜고 어떻게 대답하느냐가 대화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질문의 형식, 어조, 차례, 구조를 어떻게 선택할 지 조직의 유익을 위해 공유할 정보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에 대해 안내하고자 한다.

[묻지 않으면 얻지도 못한다]

데일 카네기는 1936년 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에서 “경청자가 되라.”고 조언했다. “질문을 하라. 다른 사람들이 대답하기를 즐길 것이다.”고도 했다. 80년 이상이 흘렀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네기의 현명한 조언에 여전히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 사람들은 충분히 물어보지 않는다. 사람들이 인터뷰, 첫 데이트, 업무회의 등에서 대화를 한 후 가장 많이 하는 불평은 “내게 더 많은 질문을 하길 바랬는데 사람들이 어쩜 그렇게 질문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이다.

왜 우리는 질문하지 않을까? 이유는 많다.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 스토리, 아이디어를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인상을 남기고 싶어서 질문은 생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자기중심적일 수 있다. 혹은 무심한 사람들일 수도 있다. 질문에 신경쓰지 않거나 그들이 들어왔던 대답들로 인해 별 기대가 없을 수도 있다. 자신의 지식을 굳게 믿고 있어서 이미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혹은 잘못된 질문을 해서 무례하거나 능력없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이 걱정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장애물은 사람들이 적절한 질문이 어떤 유익을 가져다 주는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랬다면 사람들은 문장을 마침표보다는 물음표로 더 많이 끝냈을 것이다.

1970년대 연구들에선 사람들이 배움을 위한 정보 교환과 관계 맺기를 위한 인상관리를 위해 대화를 한다고 제안했다. 최근의 연구들은 질문을 통해 이 두 가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버드 연구자들은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일상적인 대화와 온라인 채팅 대화를 면밀히 분석했다. 이 실험에서 참여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엔 15분 동안 최소 9개의 질문을 하도록 요청했고 다른 그룹엔 15분 동안 4개 이하의 질문을 하도록 했다. 온라인 채팅에서 많은 질문을 하라고 요청받은 사람들이 대화 상대에 더 호감을 느꼈고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해서도 더 많은 정보를 얻었다. 스피드 데이트의 경우 더 많은 질문을 한 사람들이 상대방과 두 번째 데이트를 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질문을 하는 것이 사회적 규범에 반하는 상황에서도 질문은 유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통은 면접 때 채용 후보자들은 질문들에 대답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채용 면접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도하게 자신을 홍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채용 후보자들은 자신을 홍보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어서 면접관, 조직, 업무 등에 관해 물어보는 것을 잊어버리곤 한다. 이런 물음들은 면접관이 보다 집중하게 하고 면접 대상자에 대해서도 호감을 갖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면접 후보자에게 있어 “제가 물어봐야 하는 걸 물어보지 않은 게 있나요?”와 같은 질문은 능숙함의 신호가 될 수 있고 면접관과 좋은 관계를 구축할 수도 있으며, 채용되는 자리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얻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많이 질문하는 것이 배움을 얻게 하고 개인간의 결속을 강화한다는 걸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대화를 하면서 몇 번의 질문을 받았는지는 정확히 기억할 수 있지만 질문과 호감의 관계를 직감하지는 못한다. 혼자서 대화를 하라고 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대화 내용을 읽으라고 하면 사람들은 질문이 대화 당사자들 사이의 우호적 느낌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채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소크라테스식 문답법]

더 나은 질문자가 되는 첫 단계는 단순하게 질문을 더 많이 하는 것이다. 물론 질문의 수가 늘어나는 것이 대화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요인은 아니다. 형식, 어조, 순서, 구조 등도 중요하다.

수업시간에 대화하는 연습으로 한 그룹의 학생들에겐 가능하면 질문을 하지 말라고 하고 또 다른 그룹엔 가능한 많은 질문을 하라고 한 후 대화를 진행했다. 두 사람 다 가능한 한 질문을 하지 않는 경우 평행선을 달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들은 이야기를 나누기는 했지만 상호반응이 있고, 즐거울 수 있고, 혹은 생산적인 대화를 시작하기는 어려웠다. 둘 다 질문을 많이하는 경우 너무 많은 질문도 대화를 부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질문을 많이 하라는 학생과 질문을 가능한 하지 말라는 학생이 만난 경우엔 혼합된 경험을 말했다. 어떤 경우엔 질문자가 자신의 대화상대자에 관해 많은 것을 알게되고 질문에 대답을 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귀기울여 듣는 느낌을 받아 둘은 더 친밀해지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또 다른 경우엔 대화참여자 중 한 명은 자신의 역할에 불편해하거나 얼마나 많은 정보를 공유해야 할 지 확신하지 못하기도 해서 대화가 의문부호처럼 느껴질 수도 있었다.

질문의 힘과 효능을 높이기 위한 몇 가지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논의가 협력적인지(관계를 맺고자 하는 것인지 혹은 함께 무엇인가를 해결하려고 하는지), 경쟁적인지(서로에게서 민감한 정보를 얻으려고 하는지 혹은 자신들의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지), 혹은 둘 다 인지에 따라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

후속 질문을 활용

모든 질문이 동일한 것을 요청하는 것은 아니다. 네 가지 유형의 질문이 있다. 도입 질문(어떻게 지내?), 거울 질문(응 잘 지내. 너는?), 화제 전환 질문(주제를 바꾸는 질문), 후속 질문(추가적인 정보를 요청하는 질문). 각 유형이 자연스러운 대화에서 다양하게 사용되지만 후속 질문은 특별한 함을 가지고 있다. 이는 당신의 대화상대자에게 당신이 잘 듣고 있고 관심이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기 원한다는 신호를 준다. 많은 후속질문들을 요청하는 상대방과 대화하는 사람들은 존중받고 경청받는다 느끼는 경향이 있다.

후속질문의 예기치 않은 유익은 그에 대해 많은 생각이나 준비를 하지 않아도 대화상대자에게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보인다는 점이다. 다른 질문 유형들보다 후속질문을 이용해 질문을 많이 하라고 요청받았던 사람들의 경우 딱히 교육을 받지 않아도 그렇게 되었다고 보고했다.

개방형(제약없는) 질문을 유지해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

심문받는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또 어떤 질문들은 대답하는 사람에게 네 혹은 아니오를 억지로 요구하게 하기도 한다. 개방형 질문은 이러한 부작용을 없앨 수 있고 특히 정보를 얻거나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울 때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개방형 질문은 혁신의 샘물과도 같다. 이는 종종 이전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숨겨진, 예기치 않은 답을 찾게 하곤 한다.

설문조사를 구성할 때 응답자들의 선택지를 좁히게 될 때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연구들은 매우 많다. 조건이 붙은 질문들은 편견이나 조작을 불러올 수 있다. “인생을 준비하는데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선택지가 주어진 경우에 부모들은 60%가 “아이들 자신이다”라는 대답을 선택했다. 그런데 동일한 질문을 선택지 없이 물었을 땐 이렇게 대답한 부모가 단 5%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개방형 질문이 항상 최적인 것은 아니다. 만약 민감한 협상을 하거나 마음속에 자신들의 카드를 숨겨두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을 다루는 경우 개방형 질문은 필요한 것을 누락시키게 하는 너무 많은 재량권을 남기게 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적절히 고안된 제약형 질문이 더 나을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낙관적 가정(이 장비는 잘 작동되죠, 그죠?)보다는 비관적 가정(이 사업은 곧 새로운 장비가 필요하게 될 거에요, 맞나요?)에 대해 덜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때는 알아내고 싶은 정보가 너무 민감한 것이라서 아무리 잘 준비된 질문이라 할지라도 잘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Alessandro Acquisti와 수행한 연구에서 Leslie는 세금환급을 속이거나 술취한 친구가 운전하게 놔두는 등과 같은 반사회적 행동의 윤리성을 평가하는 것과 같은 또 다른 임무 하에서 다뤄지는 민감한 정보에 대한 요청에는 기꺼이 말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반사회적 행동을 한 적이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에 따라 두 가지 기준에 따라 윤리성을 평가하도록 요청받았다. 이 전략이 조직적 수준에서 유용한 것으로 증명이 되기는 했지만 이것을 이용해 제약사항들을 정할 수 있다. 관리자들이 직원들의 급여와 같은 민감한 정보들을 직접 묻는 것보다는 설문조사를 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무엇인가를 알아내려고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느낌을 사람들이 가지게 되면 신뢰를 잃어 나중에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할 가능성이 줄어들게 될 것이고 일터에서의 관계가 나빠질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적절한 순서로 구성한다

질문은 상황에 따라 적절한 순서로 구성해야 한다. 긴장이 흐르는 경우 질문이 사회적으로 좀 이상한 경우라도 강한 질문을 먼저하는 것이 협상당사자를 좀더 개방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 Leslie는 거슬리는 정도를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질문을 받을 때 사람들이 민감한 정보를 더 공개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다. 먼저 질문하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끔찍한 일을 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나요?”라고 상당히 민감한 질문으로 시작한 후 “당신이 완벽하게 건강한 상태에 있을 때 직장에 전화로 아프다고 한 적이 있나요?”와 같이 좀 덜 거슬리는 질문을 하게 되면 사람들은 좀더 쉽게 대답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처음 질문이 너무 민감하게 되면 대답하는 사람이 공격적이 될 수 있다. 세심한 균형이 필요하다.

만약 목적이 관계를 맺는 것이라면 덜 민감한 질문에서 서서히 민감도를 높여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심리학자 Arthur Aron은 서로 모르는 사람들을 짝을 지은 후 질문 목록을 제공했다. 처음엔 비교적 깊지 않은 질문에서 시작해 “가장 후회하는 것은 뭐에요?”같은 좀 더 자신을 드러내게 하는 질문을 하도록 실험자들에게 요청했다. 대조군에게는 단순히 서로 대화하도록 했다. 실험군에 속한 사람들이 대조군보다 서로를 좀 더 좋아했다. 이 효과는 매우 강력해서 연구자들이 실험 참여자들의 결속감을 구축하기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친밀감 형성 도구로서 만들어지기도 했다.

대화에 능한 사람들은 또한 대화에서 물어본 이전 질문이 다음 질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Southern California대학 Norbert Schwarz는 “당신 인생은 얼마나 만족스럽나요?”라고 물은 후 “결혼 생활에 어느 정도로 만족하나요?”라고 물으면 대답이 상당히 연관성있게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인생에 만족한다고 답한 사람들은 결혼도 만족스럽다고 대답했다. 이 순서로 질문을 받았을 때 사람들은 인생의 만족은 결혼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야 한다고 암묵적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질문을 반대 순서로 했을 때는 잘문에 대한 대답이 서로 연관성이 적어졌다.

적절한 어조를 사용하라

사람들은 공식적인 어조보다는 편안한 어조로 질문을 받을때 좀 더 말하려고 한다. Leslie는 한 연구에서 참여자들에게 민감한 질문들을 만들어 온라인 설문조사를 요청했다. 한 그룹에게는 재밌고 심각하지 않은 웹사이트 화면을 제공하고 다른 그룹에게는 공식적인 느낌의 화면을 제공했다. 재밌는 화면에서 질문지에 대답을 한 사람들이 공식적 느낌의 화면에서 대답을 한 사람들보다 두 배 정도 더 민감한 정보들을 이야기했다.

사람들은 대화에서 탈출구가 주어질 때 보다 말하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대답을 언제든 바꿀 수 있다고 말해주면 결정한 것을 잘 바꾸지 않음에도 보다 개방적이게 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팀과 그룹들이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 생산적이 되는 이유를 설명해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뭐든 쉽게 지워질 수 있고 판단이 유예되는 화이트보드 앞에선 사람들이 질문에 보다 솔직하게 된다. 물론 즉흥적인 접근이 부적절할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너무 공식적인 어조는 정보를 공유하려는 사람들의 의지를 꺾을 수 있다.

그룹 역학에 주의를 기울이라

누군가와 일대일로 말하는지 그룹에서 이야기하는지에 따라 대화의 역학은 근본적으로 변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있는 것만으로도 질문에 대답하려는 의지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고 그룹 구성원들은 또 다른 사람의 리드를 따르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Leslie는 한 연구에서 참여자들에게 “부도 수표를 발행한 적이 있나요?”와 같은 재정과 “성인이 되어서 미성년자에게 성욕을 느낀적이 있나요?”와 같은 성에 관련된 민감한 질문들을 물었다. 그리고 한 그룹에는 연구에 참여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낙인이 찍힐 수도 있는 대답을 했다고 말했고 다른 그룹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답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대답했다고 들은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27%나 더 민감한 질문에 대답을 했다. 회의나 그룹 대화에서 사람들이 입을 닫게 하는데는 몇 분 걸리지 않는다. 물론 반대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이 마음을 열기 시작하면 그룹의 나머지 사람들도 그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그룹 역학은 질문하는 사람이 어떻게 인식되는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lison은 연구에서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질문 받는 것을 즐긴다는 것과 질문에 답하는 사람들보다 질문하는 사람들을 더 좋아하는 경향을 확인했다. 하지만 제3자 관점에서 같은 대화를 보게될 때는 질문에 답하는 사람을 더 좋아했다.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기 자신이나 자신의 생각을 잘 내놓지 않는 경향이 있다. 대화를 경청하는 사람들에게 질문하는 사람들은 방어적이고, 얼버무리고, 불명확하게 보일 수 있지만 대답을 하는 사람들은 매력적이고 표현력있고 기억할만하게 보이는 것 같다.

[최고의 반응]

대화는 상대방과의 조화가 필요한 춤이다. 대화는 시간을 두고 이루어지는 상호간의 밀고당김이다. 질문을 하는 방식만으로도 신뢰를 쌓을 수 있고 정보가 공유되도록 할 수 있고, 대답하는 방식으로서도 마찬가지다.

물음에 답하려면 사생활과 투명함 사이의 중간 어디에 대답을 둘 것인가 선택이 필요하다. 질문에 대답을 해야만 하는가? 대답을 하게 된다면 어느 정도나 기꺼이 해야 하는가? 그리 좋지않은 사실을 드러낼 수 있거나 불리한 전략적 위치에 놓이게 할 수도 있는 질문을 받았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가? 완전히 불투명한 것과 완전히 투명한 양 극단에는 유익과 위험이 있다. 개인적으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실험과 배움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느낄 수 있다. 협상에서 민감한 정보(당신의 대안이 약하다는 사실과 같은)를 말하지 않으면 안전한 결과를 얻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동시에 투명성은 의미있는 관계를 맺는데 필수적이다. 협상에서도 투명성은 가치를 창출하는 거래로 이끌 수도 있다.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한쪽에는 비교적 중요하지 않지만 다른쪽에는 중요한 요소를 참여자들이 확인할 수도 있다.

비밀을 유지하는데에도 비용이 있다. 버지니아 대학 Julie Lane과 Dniel Wegner는 사회적 관계에서 뭔가를 숨기는 것은 비밀의 사고를 되풀이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편 컬럼비아의 Michael Slepian 등은 연구에서 비밀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인지적으로 우리를 고갈시키고 집중하고 기억하는 능력에 방해가 되고 심지어 장기적으로 건강에까지 해를 입힌다는 것을 보여줬다.

조직적 맥락에서 사람들은 사생활 부분에선 실수를 범하고 투명성의 유익은 잘 알아보지 못하곤 한다. 동료가 새로운 회사로 옮기고 나서야 그들과 진정 결속되 있었구나 하고 깨달을 때가 종종 있다. 잘된 거래는 왜 계약서를 쓰고 긴장이 해소되고 협상자들이 자유로이 수다떨기 시작할 때 확인되는 것일까?

질문에 답하는 것의 유익을 극대화하고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공유하길 원하는 정보와 말하지 않고 싶은 정보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유할 것을 결정하기

공개해야 하는 정보의 양이나 유형이 어떤 법칙으로 나와 있는 것은 아니다. 확실히 투명성은 결속을 유도하는 강력한 도구이가. Leslie는 한 연구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터에서 질책받은 적이 있나요?”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 솔직하게 말하는 것보다는 대답하기를 거절하는 것이 덜 해로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직관은 틀렸다. 채용하는 사람 입장에서 두 후보자를 선택하라고 했을 땐 차분하게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을 채용하겠다는 비율이 90%였다.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어려운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이 더 해로울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주의깊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공개하지 않을 것을 결정하기

물론 가슴속에 카드를 감추고 있는 것이 개인과 조직에 도움이 될 때도 있다. 우리는 협상 수업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고 어려운 질문을 다루는 전략을 가르친다. 질문에 대한 답을 비켜가거나 혹은 원하는 질문에 대답하는 기술은 공개하지 않는 게 더 나은 정보를 보호하는 데도 도움을 줄뿐 아니라 대화상대자와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Todd Rogers는 한 연구에서 참여자들에게 물음에 답하는 정치인과 비켜가는 정치인을 보여주었다. 사람들은 어눌하게 대답하는 것보다는 달변으로 비켜가는 사람을 더 선호했다. 물론 사람들이 질문을 회피하는 것이란 점을 눈치채지 못했을 경우에 그렇다. 또다른 효과적인 방법은 화제 전환 혹은 또 다른 질문이나 농담으로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다. 대답하는 사람들은 다른 방향으로 대화를 전환시키기 위해서 이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결론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질문이 모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개인의 창의성과 조직의 혁신은 새로운 정보를 기꺼이 찾으려는 의지에 달려있다. 질문과 사려깊은 대답은 보다 유연하고 효과적인 상호작용을 조성하고 서로간의 관계와 신뢰를 공고히 하고 그룹이 발견을 추구하게 이끈다. 질문과 대답은 성과를 내는 문제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모든 질문의 샘은 기쁨을 위한 궁금증, 호기심, 그리고 역량이다. 대화의 마법은 각 부분들의 합보다 더 큰 전체를 만들어낸다는 믿음으로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한다. 삶에서든 일에서든 개인의 헌신과 동기가 유지되려면 질문과 대답의 변혁적 기쁨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출처: Alison Wood Brooks(하버드 경영대학원 조교수, MBA에서 협상 가르침) and Leslie K. John(하버드 경영대학원 조교수, 경영, The surprising power of questions, HBR 2018. 5-6월호

그해 봄

작가
박건웅
출판
보리
발매
2018.04.09.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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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홍선, 김용원, 송상진, 하재완, 이수병, 도예종, 여정남, 서도원.

한국 현대사에서 결코 잊어선 안되는 이름들입니다. 독재를 영구화하기 위한 유신헌법 제정으로 반대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박정희 정권은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을 조작했습니다. 이 여덟 명을 잡아들여 고문하고 조서를 조작하고 결국엔 사형시켰습니다. 박정희가 대통령이었고 김종필이 국무총리로 있던 1975년 4월 9일 새벽의 일이었습니다. 

빨갱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씌워 여덟 명의 생명을 앗아가기까지 채 1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당시 국가는 구금되어 있는 기간 동안 피해자들을 가혹하게 고문했고, 가족들도 만나지 못하게 했으며, 재판도 형식적으로 했습니다. 박정희의 국가는 이렇듯 공공연하게 살인을 저지른 이후 장례도 제대로 치를 수 없게 했고, 이후 가족들조차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게 끈질기게 감시하고 괴롭혔습니다.

박건웅 작가는 너무나도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던 사형수 유가족들, 선후배 동지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이들과 그 가족들이 겪어야 했던 끔찍한 사건을 <그해 봄>이라는 만화로 2018년 대한민국 시민들에게 전합니다. 이야기는 국가에 의해 살해당한 여덟 명의 피해자들의 삶과 당시 그들이 겪었던 사건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가족과 동료들의 고통스러운 진술이 더 깊이 가슴에 와 박힙니다.

그래도 살아가야 했던 유가족들

고통스럽게 죽어간 피해자들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 억울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왔던 유가족들의 한이 독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글로 표현된 가족들의 고통스러운 회상을 한 번에 읽어나갈 수가 없습니다. 한 줄 읽고 멈추고 또 한 줄 읽고 멈추고를 반복하다 이내 책을 덮고 먹먹해진 가슴이 풀어지길 기다려야 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는 넋을 떠나보낸 산송장처럼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햇빛을 보지 않고 어두운 방에만 우두커니 앉아 있다가 밤이 되면 장대비 쏟아지듯 울기만 했습니다. 어머니 옆에서 같이 자던 나도 따라 울었습니다. 그러면 건넌방에선 큰 언니가 울고 부엌에선 작은 언니가 울었습니다. 울다가 지쳐 탈진한 어머니에게 물을 드리려고 밖으로 나가면 벌겋게 부은 눈의 작은 언니가 눈을 흘기며 물을 따라 주었고,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흘겨보고 미워하며 등을 돌리곤 했습니다. 마음 속의 증오와 절망, 혼까지 태워버릴 것 같은 분노를 서로에게 말고는 아무에게도 표현할 수가 없었으니까요."(68쪽)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가 죽은 뒤 우홍선씨의 딸은 학교에서 더 고통스러운 현실을 마주합니다. 학교에선 마치 자신들의 부모가 죽은 듯 온 교실이 울음바다였고, 단체로 추모행사에도 참석해야 했다고 합니다. 자신의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워 죽인 사람의 죽음을 추모해야 하는 자리에 있는 마음은 글로 전해읽는 저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고통으로 가득했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우홍선)가 돌아가신 뒤 정신적 고통이란, 바로 내가 살아 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고통이 있습니다. 그것은 몸 한 귀퉁이에서 시작해 온몸으로 퍼지는 암세포와 같은 것입니다."(74쪽)

하재완씨의 아내가 겪었던 일 역시 독자들을 말할 수 없는 참담함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국가는 사건을 조작해 빨갱이라는 낙인을 찍고 국민들은 그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당시 모습을 상상하니 서글픔과 비참함이 밀려듭니다.

"동네 아이들이 네 살짜리 막내아들을 마을 앞 당산나무에 묶어 놓고 간첩이라고 죽여야 한다면서 장난감 총으로 총살시키는 장난을 쳤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장난 치고는 너무나 지나친 그 장면을 동네 어른들이 지켜보면서 꾸중은커녕 구경하며 웃었다 하니 얼마나 기가 차고 비참했는지 모릅니다."(185쪽)

진실이 밝혀진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2005년 12월 국정원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는 인혁당 사건이 박정희 정권에 의해 조작되었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07년 1월 23일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러면 끝나는 것일까요? 명예는 회복되었으나 돌이킬 수 없는 여덟 명의 무고한 생명과 그 유가족들이 겪었던 고통스러운 삶은 무엇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나마 국가가 자행했던 이 살인 사건을 대한민국 시민들 모두가 기억하고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진심으로 위로하는 것이 작으나마 보상이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박정희 정권은 내 남편과 나를 유린했는데 세상은 박정희 정권의 독재, 유신, 온갖 불법적인 만행은 잊고 온 국민이 보릿고개를 없애고 경제를 발전시켜 우리를 잘 살게 해 준 대통령으로 기억합니다."라고 말하는 도예종씨 아내의 말에서 지금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실천해야 할 과제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사건 하나만으로도 박정희에 대한 모든 예우와 기념사업을 전부 폐기하는 것이 옳습니다.

국가에 의한 폭력은 비단 이 사건만이 아니었습니다. 박정희 시절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국가가 국민들에게 행한 폭력은 계속 있었습니다. 주된 이유는 책임자들에 대한 적절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피해자들이 재심을 받은 것처럼 이 무자비한 사법살인의 책임자들에 대해서도 재판과 철저한 처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당시 도예종씨의 딸이 종로경찰서 정보과에 가서 항의하자 경찰들이 했던 대답이 더는 나오지 않는 국가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시대적인 희생이지. 우리도 살기 위해서 위에서 시키는대로 할 뿐이야."(268쪽)

최근 박근혜 정부 시절 양승태 대법원장과 그 동조자들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거래를 했던 정황 증거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박정희 당시 살기 위해 시키는대로 사형 선고를 했던 판사들의 모습과 박근혜 정부 때 판사들이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판결을 했던 판사들의 모습이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대한민국은 불의한 권력 탄핵이후 정상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또 한 번의 기로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시 살인의 책임자들

박정희 대통령, 김종필 국무총리, 민복기 대법원장, 황산덕 법무부 장관, 서종철 국방부 장관, 김치열 검찰총장, 신직수 중앙정보부장, 이용택 중앙정보부 6국장, 윤종원 중앙정보부 수사팀장, 문호철 서울고등법원 검사.

1심 보통군법회의 판결 판사들: 박현식, 류병현, 박희동, 이희성, 강신탁, 신현수, 권종근, 신정철, 박천식
2심 고등군법회의 판사들: 이세호, 윤성민, 차규헌, 문영극, 박정근
3심 대법원 판사들: 민복기, 홍순엽, 이영섭, 주재황, 김영세, 민문기, 양병호, 이병호, 한환진, 임창준, 안병수, 김윤행, 이일규(홀로 반대의견 제출)


“사람 한 명을 키우는 건 사람 열 명을 죽이는 것보다 손이 더 많이 간다”

-살인자의 기억법 중에서-

설경구 배우가 연기한 주인공의 독백이다. 아마도 이 두가지를 해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난 성장해 가는 사람 한 두 명을 돌보는 중인데 아마도 사람 죽이는 일은 해보지 못할 것이니 저 말의 진의를 온전히 알지는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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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

작가
헤르만 헤세
출판
뜨인돌
발매
2006.10.28.
평점

리뷰보기


원자들이 하나 하나 결합해 전혀 다른 성질의 물질을 만듭니다. 지금까지 인간의 지식수준에서 확인한 바로는 세상 만물은 단 100여개의 기본 원소들이 조합되어 이루어져 있습니다. 어떤 조합인지에 따라 무기물이 되기도 하고 유기물이 되기도 합니다. 생명이 없는 기본 원소들의 결합으로 생명이 만들어지는 신비로운 세상. 이 신비를 매순간 알아채며 살아가진 못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자연의 신비를 깨닫고 감탄하곤 합니다.


책의 세계도 비슷합니다. 따로 흩어져 있을 땐 아무것도 담을 수 없는 자음과 모음들이 결합되어 글자가 되면 비로소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자연계의 원소와 같은 작은 기본 그릇이 만들어집니다. 이 글자들이 모여 단어가 되고, 단어들이 모여 문장이 됩니다. 문장들은 문단이 되고 문단이 쌓여 글이 되고 책이 됩니다. 세상 만물과 같이 책들도 어느 하나 똑같지 않습니다. 만물이 이루어지는 신비에 놀라는 것처럼 어느 날 문득 책 세상의 신비를 깨닫고 감탄할 때가 있습니다.


어느 날 길을 지나다 나도 모르게 눈에 띈 헌책방에 들어섰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모릅니다. 그냥 발길이 그쪽을 향했습니다. 발 디딜 곳조차 마땅치 않은 책 무더기를 둘러보는데 책 한 권이 시야 전체를 차지합니다. 운명처럼.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이었습니다. 어릴 적 권장도서란 말에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힘겹게 읽었던 <데미안>의 저자 헤르만 헤세. 추억의 힘이란 이런 것일까요? 다른 책들은 둘러보지도 않고 이 책을 들고 책방을 나왔습니다.


헤르만 헤세라는 추억속 이름 하나와 독서라는 단어에 이끌려 선택한 헌 책. 책과 읽기, 쓰기, 도서목록 등에 대한 헤세의 짧은 생각들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대목들에 공감해 에세이들 전체를 옮기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서평기사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 헤르만 헤세가 이야기한 것들을 우겨넣어야 한다는 생각에 안타까워하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책읽기와 글쓰기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헤르만 헤세와 공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책과 독서법에 대하여


‘뭐든 읽으면 피가되고 살이 된다’며 책 읽기를 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헤세는 책이 “오직 삶으로 이끌어주고 삶에 이바지하고 소용이 될 때에만 가치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독서란 “소중한 보물을 모으고 친구를 얻고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방편”이라고 정의합니다. 독서가 무조건 유익한 행위가 아닐 수도 있다는 말에 그 동안 책을 읽어왔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무가치한 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자신에게 하등 중요하지도 않고 그러니 금방 잊어버릴 게 뻔한 일에 시력과 정신력을 소모하며, 일정 도움도 안되고 소화해내지도 못할 온갖 글들로 뇌를 혹사하는 짓 아닌가? (중략) 한 권 한 권 책을 읽어나가면서 기쁨이나 위로 혹은 마음의 평안이나 힘을 얻지 못한다면, 문학사를 줄줄 꿰고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인가? 아무 생각 없이 산만한 정신으로 책을 읽는 건 눈을 감은 채 아름다운 풍경 속을 거니는 것과 다를 바 없다.”(11쪽)


그렇다면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요?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어 잘 팔려나간 베스트셀러? 유명한 독서가들이 추천하는 책 목록에서? 아니면 오랜 세월을 통해 위대한 작품이란 평가를 받은 고전들? 책을 읽는다는 건 “타인의 존재와 사고방식을 접해 그것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그를 친구로 삼는 것”이라고 말하는 헤세는 이렇게 제안합니다. 자녀나 학생들에게 양서를 읽히고자 애쓰는 분들이 참고할 만합니다.


“나이가 많건 적건 누구나 책의 세계로 들어가는 자기만의 길을 찾아내야 한다. 누군가는 문학작품으로 독서를 시작하는 것이 수월하다고 느끼는 반면, 그런 작품을 읽는다는 것이 참으로 멋지고 감미로운 일임을 깨닫기까지 아주 오랜 세월이 걸리는 사람도 있다. 호메로스에서 시작해서 도스토예프스키로 끝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도 있으며, 문학을 끼고 성장하여 나중에 철학으로 넘어갈 수도 있고 또 그 반대도 있으니, 길은 수백가지다.”(108-109쪽)


헤세는 특정한 추천도서 목록같은 것은 없다고 말합니다. 각자가 끌리고 수긍하고 아끼는, 그래서 좋아하게 되어 선택하게 되는 책들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일단 이렇게 책을 선택했다면 어떻게 읽을까요? 이 물음에도 헤세는 “글에 대한 경의, 이해하고자 하는 인내, 수용하고 경청하려는 겸손함”을 가지고 읽으라고 대답합니다. 책을 대하는 제 태도를 돌아보며 헤세의 조언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저 시간이나 때우려고 읽는 사람은 좋은 책을 아무리 많이 읽은들 읽고 돌아서면 곧 잊어버리니, 읽기 전이나 후나 그의 정신은 여전히 빈곤할 것이다. 하지만 친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듯 책을 읽는 사람에게 책들은 자신을 활짝 열어 온전히 그의 것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그가 읽는 것은 흘러가거나 소실되지 않고, 그의 곁에 남고 그의 일부가 되어, 깊은 우정만이 줄 수 있는 기쁨과 위로를 전해주리라.”(109쪽)


글쓰기와 작가, 그리고 비평가


책을 읽다보면 글을 쓰게 됩니다. 아니면 최소한 글쓰기에 관심은 가지게 됩니다. 짧은 감상을 적는 메모에서 시작해 인터넷의 개인 공간에 조금 긴 글을 남기다가 서평쓰기로까지 독서는 글쓰기 그리고 비평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헤세는 아무리 사소한 부분이라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글을 써야 한다고 말합니다. 글을 쓸 때 “큰일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사소한 일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걸 당연시하는 태도는 쇠퇴의 시작”이라는 헤세의 충고는 모든 작가들이 유념하면 좋을 말입니다.


독서인구가 계속 감소한다고들 하는데 책은 끊임없이 태어나고 있습니다. 과거 등단을 통해 작가가 되는 구조가 무너지면서 작가가 되는 길이 다양해진 것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이젠 정말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인 듯 합니다. 하지만 작가라는 업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것을 헤세는 권하고 있습니다. 젊은 작가 지망생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왜 굳이 작가가 되려 하시는지요? 재능있는 많은 젊은이들이 작가를 꿈꾸는 이유는, 아마도 작가를 독창적이고 마음이 순수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 섬세한 감각과 정제된 정서의 소유자라는 의미로 이해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덕목들은 작가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갖출 수 있으며, 어정쩡한 문학적 재능 대신 그런 쪽으로 연마하는 편이 훨씬 더 낫습니다. 또 혹시 어떻게 명성을 얻어볼까 하는 생각으로 작가의 길로 들어서는 사람이라면, 작가보다는 배우가 되는 편이 빠르지 않을까요?”(58쪽)

“자기 자신과 세상을 더 명확히 알아가고 체험의 힘을 고양시키고 양심의 날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고 힘이 되는 한은, 문학창작을 계속하십시오. 그러면 장차 작가가 되건 안되건 상관없이 당신은 맑은 눈으로 깨어 있는 유용한 정신의 소유자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희망하듯 그것이 당신의 목적이라면 그리고 혹시문학을 감상하거나 창작함에 있어서 일말의 장애라도 감지되거나, 순수한 삶의 감정의 희석이라든지 허영심과 같은 빗나간 샛길로 빠질 유혹을 조금이라도 느낀다면, 그럴 때는 문학을 일체 집어치우십시오.”(59쪽)


타고난 작가보다 타고난 비평가가 드물다고 합니다. 서평에도 일정 부분의 비평이 포함될 수 있으므로 헤세의 말에서 서평을 쓰는 이들도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기가 구사하는 언어와 허물없이 친숙해 오용하는 법이 없는” 진정한 비평가에 이르지는 못할지라도 서평을 읽는 사람들이 책을 읽어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기게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어 봅니다.


더욱 풍요롭고 신명나는 삶을 향해


헤르만 헤세는 교양을 갖춘다는 것을 신체를 단련하는 것에 비유합니다. 특정한 능력이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과거를 이해하며 준비된 자세로 두려움 없이 미래를 맞이”하는 것이라 말합니다. 헤세가 제안하는 것처럼 읽기와 쓰기를 통해 우리 삶은 좀더 풍성해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헤세는 여러 민족들의 사상과 경험, 상징, 상상과 소망의 엄청난 보고인 세계문학을 탐구해보자고 제안합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최대한 많이 읽고 많이 아는 것이 아니다. 좋은 작품들을 자유롭게 택해 틈날 때마다 읽으면서 타인들이 생각하고 추구했던 그 깊고 넓은 세계를 감지하고 인류의 삶과 맥, 아니 그 총제와 더불어 활발하게 공명하는 관계를 맺는 일이 중요하다.”(118쪽)


하지만 이 과정을 억지로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말했듯 정해진 길은 없습니다. 책에서 헤세는 자신이 마음껏 상상하는 세계문학 도서관을 그려보았습니다. 물론 그 도서 목록에는 너무나 유명한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헤세는 반복해서 유명하다는 이유만으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잘못된 태도라고 주장합니다. 누구나 자연스럽게 끌려서 작품과 생동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명한 작품을 모른다고 창피해서 억지로 읽을 필요도 없습니다.


책의 세계에 들어와 한 권 한 권 읽은 지 10여년이 조금 넘은 것 같습니다. 오마이뉴스에 간간히 서평을 올린지도 2년이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 생각을 쓰는 활동을 통해 삶이 풍요로워졌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을 앞에 두고 부담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꼭 읽어야만 한다는 책들에 손을 댔다가 덮어두곤 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이 에세이집을 이제서야 만난 것이 아쉽기도 합니다. 헤세의 말들을 통해 앞으로 조금 더 자유로운 독서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헤세와 친구가 되어 새로운 독서의 세계로 한걸음 나아갑니다.


“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책, 행복과 교양을 위한 필독 도서목록 따위는 없다. 단지 각자 나름대로 만족과 기쁨을 맛볼 수 있는 일정량의 책이 있을 뿐이다. 이러한 책들을 서서히 찾아가는 것, 이 책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가는 것, 가급적 이 책들을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늘 소유하여 조금씩 완전히 제것으로 삼는 것, 그것이 각자에게 주어진 과제다.”(162-163쪽)

“문학과 예술 방면에 그다지 조예가 깊지 못한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소박하되 넘치는 애정으로 독서생활을 가꾸어 나가며 삶의 기쁨과 내면의 가치를 키울 줄 아는 진지함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172쪽)




아... 샌프랜시스코

아주 짧은 시간 머문다는 건

그만큼 강렬하게 그립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이 그곳에 있다면

더욱 간절해지는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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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시대에나 있는 일인줄 알았다

작은 망치 하나로 사람 목숨을 앗아가는 자리

판사, 너희들

그 자리의 무게를 알고 그 자리에 앉아 있는가?



잠들기 직전

이제 눈을 감으면

저 깊고 짙은 동굴속으로

탐험을 사작하게 된다

내게 또 하루가 주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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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 Gregersen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018년 3-4월호에서 Better Brainstorming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해결책을 구하기 위한 브레인스토밍이 아닌 질문을 얻기 위한 브레인스토밍에 대해 소개했다. 회사에서나 일상생활에서 활용하기 쉬운 아이디어 발상법이긴 한데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쉽지만은 않다. 뭔가 잘 풀리지 않는 문제에 대해선 문제를 다시 정의하기 위한 질문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이럴 때 브레인스토밍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준다.]

약 20년전 한 MBA수업에서 브레인스토밍 세션을 진행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건 마치 오트밀 속을 헤쳐나가는 것만 같았다. 우리는 많은 조직들이 겪고 있은 남성 주도 환경에서 평등한 문화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관심있어하는 주제이기는 했지만 좀처럼 아이디어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많은 논의가 오가고 난 후 교실의 에너지는 거의 ‘0’ 에 다가가고 있었다. 시간이 다 된 것 같아 나는 다음 세션에 이어갈 시작점이라도 주기로 했다.

나는 즉흥적으로 “여러분 오늘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잊어버리고 이 문제에 관해 물을 수 있는 새로운 질문들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봅시다. 세션이 끝날 때 우리가 몇 개나 생각할 수 있는지 봅시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충실하게 질문들을 던지기 시작했고 나는 칠판에 그것들을 적었다. 답을 제안하기 시작한 사람들도 질문을 하도록 안내하면서. 놀랍게도 교실은 다시 에너지로 넘쳤다. 세션이 끝날 때 사람들은 우리가 했던 기본적 가정에 도전을 가하는 몇 가지 질문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위에서부터 주어지는 규칙대신 우리가 지지할 수 있는 아래에서부터 이뤄지는 노력들은 없을까? 어디에서나 자동적으로 찾아보게 되는 모범 사례대신에 평등함을 성취했던 우리 조직의 경험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없을까? 우리가 잠재적 해결책으로 향하는 예기치 않은 길을 열어놓음으로써 논의할 것들이 훨씬 많아졌다.

답이 아닌 질문을 위한 브레인스토밍을 이전엔 시도해보진 않았던 것이다. 그 당시 떠올랐던 것인데 아마도 공개적이고 정직한 물음으로부터 이뤄지는 창의적 발견에 관한 Parker Palmer의 책을 읽었던 것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기법은 컨설팅 수업에서 학생들과 이것을 실험하기 시작했을 때 아주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고 이를 계속 정제해 하나의 방법론으로 만들었다. 지금까지 샤넬, 다농, 디즈니 등 수 많은 고객들에게 이 기법을 이용해왔다.

이와 같은 접근방식의 기저엔 새로운 질문이 종종 새로운(심지어 변혁적인) 통찰을 가져온다는 폭넓은 인식이 놓여있다. 이러한 사례로 심리학 분야에서 있었던 일을 들 수 있다. 1998년 전까지 모든 잘 훈련받은 심리학자들은 정신장애의 근원을 공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데 여기서의 가정은 그러한 부정적 조건들을 없애는 것이 나은 삶을 가져온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Martin Seligman이 미국심리학회장이 되었을 때 그는 동료들과 새로운 체계를 만들었다. 그는 미국심리학회 연례회의에서 인식될 수 있고 측정될 수 있고 구축될 수 있는 번영의 핵심이 되는 특정한 긍정적인 조건들이 있는 것이 더 나은 삶을 가져올 수 있다면?이라고 물었다. 이 질문으로 긍정 심리학 운동이 태어났다.

대답이 아닌 질문을 위한 브레인스토밍은 과거의 인지 편향을 밀어내고 미지의 영역으로 모험하는 것을 보다 쉽게 만든다. 하지만 질문 모드에 오래 머무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운 것은 아닌데 이는 우리가 어려서부터 계속 대답을 내라고 길들여지기 때문이다.

이 방법론은 기본적으로 가치 있는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다시 구성하는 과정이다. 이는 사람들이 보다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고 사람들이 혁신적인 무언가를 찾고 있을 때 사람들에게 통제감을 느끼게 한다. 이것은 번개처럼 떠오르는 생각을 마냥 앉아서 기다리는 대신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한다. 사고가 고착되는 것 같을때 혹은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할 때 언제든 이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이 방법을 조직에서도 정기적으로 연습한다면 강력한 집합적인 문제 해결 및 진실을 추구하는 문화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세스

내가 ‘질문 폭발’이라 부르는 이 브레인스토밍 방법은 참여자들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여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지를 측정할 피드백을 주는 것이다. 

1.무대 만들기

시작하기 위해 당신이 관심있어 하는 것에 던질 수 있는 도전을 선택하라. 차질을 겪고 있을 수도, 뭔가 아주 흥미로운 기회에 대한 희미한 느낌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이것에 대해 어떤 새로운 질문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Intuit의 최고경영자 Brad Smith는 그 질문이 심장박동을 빠르게 한다면 좋은 후보일 수 있다고 했다. 당신은 이 질문에 온통집중하게 될 것이고 다른 사람들도 이것을 생각해보게 하고 싶을 것이다.

당신이 새로운 각도에서 도전을 생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몇몇 사람들을 초청하라. 이 훈련을 혼자서 할수도 있겠지만 이 과정에 다른 사람들을 참여시키는 것은 더 넓은 지식 기반에 접속하고 당신이 건설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다만 이 질문만들기 세션에 다른 사람들을 참여하도록 요청하는 것은 문제를 공유함으로 인해 당신 스스로를 약하게 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은 아이디어를 내기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다른 사람들을 비위협적인 방식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문제에 직접적인 경험이 없고 인지 유형이나 관점이 당신과 전혀 다른 두 세사람을 포함시키는 것이 가장 좋다. 그들은 이 문제에 관해 생각하는 연습을 해본적도 없고 이해관계도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당신이 할 수 없는 놀라운 질문을 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제 3의 질문을 할 것이고 사람들이 말하길 꺼려하는 문제에 대해 이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해결안을 도출해 내는데 초점을 맞추는 전통적인 브레인스토밍에선 보통 그룹보다는 개인이 더 나은 결과를 낸다. 이는 다른 사람의 기여에 올라타기나 자신의 의견이 판단받을 것 같은 두려움 등의 그룹 역학이 사람들의 생각을 방해하고 내향적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억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질문폭발 방법에선 사람들의 일반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으로부터 사람들을 자유롭게 함으로써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그룹 역학을 감소시킨다. 질문폭발 세션은 조용한 사람에게도 다른 관점을 이야기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준다. 누구에게도 어떤 관점을 주장하라고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좀 더 편안하게 의견을 낼 수 있다고 느낀다. 질문들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결국 자동적으로 대답을 제공하려는 반응을 이끌기 때문에 이는 문제에 대한 더 깊은 탐구로 확장되는데 도움이 된다.

문제폭발 세션을 위해 사람들을 모았으면 약 2분전도 문제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 사람들은 종종 세부적인 사항을 요구하지만 제약사항이나 질문의 방향을 정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고 전체적인 그림을 제공하는 수준에서 도전과제를 공유하는게 좋다. 이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어떤 더 나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라. 그리고 왜 이 문제에 갇혔는지, 왜 아직 해결되지 못했는지를 간략히 설명한다.

(질문 규칙)

-전통적인 발산적 사고법이 새로운 문제를 던지고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서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질문은 개방적이고 짧고 단순한 것이 좋다.
-만약? 그럴수도 있다면? 왜 안되겠어?와 같은 추측성 질문보다는 무엇이 작동하는지 안하는지 왜 그런지와 같은 묘사형 질문이 더 좋다.
-단순히 회상하게 하는 질문보다는 창조적 합성을 요구하는 보다 인지적으로 복잡한 질문이 보다 효과적이다.
-질문이 해당 그룹이 성취하길 원하는 것에 대한 강력한 신념에 기반하지 않는다면 고역스러우면서도 방해되는 것이다.
-질문이 공격적으로 사람들을 곤혹스럽게 하거나 자신들의 아이디어에 대한 보증되지 않는 의심을 던지게 하거나, 두려운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해롭다.

질문폭발 세션을 시작하기 전에 두 가지 중요한 규칙을 사람들에게 명확히 알려야 한다. 첫째 사람들은 질문만을 할 수 있다. 해결책을 제안하려는 혹은 다른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하려는 사람들은 제한해야 한다. 둘째 질문의 틀을 만들게 되는 사전설명이나 정당화같은 말은 하지 않아야 한다. 이는 듣는 사람들에게 문제를 피하고 싶어하는 바로 그 방향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션을 시작하기 전에 감정을 빠르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과제의 책임자로서 잠시 시간을 내 회상해 보라. 당신의 느낌은 긍정적인가 중립적인가 부정적인가? 당신의 기본적 감정을 짧게 써 본다. 이는 10초 정도면 된다. 이것을 세션이 끝난 후에도 해본다. 감정이 창의적인 에너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 훈련의 목적은 가치 있는 새로운 질문을 생각하는 것뿐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감정의 변화를 제공하는 것이기도 하다.

창의적 에너지는 시간에 따라 밀물과 썰물처럼 왔다갔다 하는데 이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주 기쁘게 시작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문제로 성가신 것으로 변한다. 곧 이아이디어는 운좋으면 변화를 통해 보게될 희망의 순간들을 만들어내는 어려운 일로 정착한다. 시작부터 난기류를 기대한다면 나중에 그것에 더 용이하게 올라탈 수 있을 것이다.

2.질문들을 생각해내는 브레인스토밍

타이머를 설정하고 변화에 관해 가능한 많은 질문들을 집합적으로 생각하는 4분 동안의 시간을 갖는다. 통상적인 브레인스토밍에서처럼 다른 사람들의 기여를 비판하지 않는다. 놀랍고 도발적인 질문일수록 더 좋다.

단 4분 동안에도 고위리더들은 사람들이 질문을 던지기 시작할때 대답을 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어하는 것을 종종 보게된다. 한 예로 어떤 제조회사에서 공급 사슬 문제에 대한 질문들을 하기 시작했을 때 그룹 리더는 자신의 지식을 말하고 싶어서 참을 수 없어했다. 이러한 충동은 이해할만하지만 고위 윔원들에게는 맞지 않는다. 계층구조에서 대답을 준비하지 못한 관리자의 실패는 당황해 비틀거리는 것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반직관적인 질문들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어서 우리가 시간을 벌기 위한 그저 그런 반응을 서둘러 말하게 한다. 하지만 우리가 어떤 문제에 대해 벽에 막힌 것 같은 느낌일때는 여기에 답을 하는 건 시간 낭비다. 바로 하는 대답은 우리를 어느 곳으로도 데려가지 못한다.

이와 같은 연습에서 중요한 것은 양이다. 주어진 시간 안에 가능한 많은 질문들을 해보라고 요청하고(최소 15개) 이것을 짧고 단순하고 새롭게 한다. 말한 것들을 그대로 적는 것이 좋으므로 화이트보드 대신 종이, 컴퓨터, 태블릿에 적는다. 참여자들에게는 계속해서 정직하게 할 것을 요청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당신이 즉시 이해하지 못하거나 듣고 싶지 않은 질문들에 대해서는 저항선 같은 게 생길수도 있다.

기록을 하면서 당신 자신의 질문들을 섞어서 질문 목록에 추가한다. 이것은 당신이 문제를 습관적으로 어떻게 규정하는지에 대한 패턴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4분동안 15개의 질문을 하라는 것에 뭔가 마법같은 비법이 있는가? 아니다. 시간적 압박은 참여자들이 질문에만 초점을 맞추라는 규칙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대답을 하려는데 쓰는 어떤 노력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사람들은 또한 자격이나 전제에 대한 부담없이 질문을 생각하게 될 것이고 의외의 질문이라 여겨질 수 있는 물음에 대해 이유를 설명하는데 저항하기가 더 쉬워질 것이다. 또한 연구들은 적당한 성과압력은 창의적인 결과물을 낼 수 있게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마도 지속적으로 집중을 요하는 이와 같은 상황에선 3-4분 정도라도 에너지가 소진되곤 한다. 또한 수십 개의 질문들을 기록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때문에 한 세션을 길게 해서 너무 많은 활동을 하기보다는 여러 번의 질문생성 세션을 재구성, 정제하여 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낫다.

시간이 다 되면 두 번째 감정 확인을 한다. 당신과 참여자들의 느낌은 어떤가? 4분 전보다 좀 더 긍정적이 되었는가? 다시 세션을 가져볼 수도 있고 아니면 휴식을 취했다가 다음날 다시 시도할 수도 있다. 혹은 다른 사람들을 참여시켜 세션을 가질 수도 있다. 사람들이 긍정적인 감정 상태에서 일할 때 창의적 문제 해결이 활발해진다는 연구들이 있다. 또한 질문생성 세션이 고착된 것 같은 느낌을 몰아내 줌으로써 사람들이 문제를 보는 관점을 바꾸는데 도움이 된다.

3.과제를 확인하고 실행한다.

혼자서 새로운 길을 제안하는 질문들이 있는지 살피면서 막 써내려 간 질문들을 검토한다. 대개 이와 같은 세션에서 문제를 재구성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최소 하나의 질문이 나올 것이다. 흥미를 끄는 것, 해오던 방식과는 다른 것, 혹은 조금 불편한 느낌이 드는 것들 몇 가지를 선택하라.

이 몇 가지를 관련되거나 이어질 수 있는 질문들로 확장시켜 보라. 토요타 설립자 사키치 토요타의 5 why나 스탠포드의 마이클 레이의 the highest goal 등의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스스로에게 왜 이 질문이 중요하거나 의미있어 보였는지를 물어본다. 그 이유가 왜 중요한지, 왜 그것을 탐구해야 하는지 물어본다. 그 질문이 왜 정말로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는데 만나게 될 수 있는 장애물이 무엇인지 이해함으로써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당신의 결심과 능력을 깊이있게 하고 가능한 해결책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지나쳤던 최소 하나의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볼 것을 결심하고 이것을 진실 탐구자처럼 수행한다. 나는 이 말을 화성에 로봇을 착륙시키는 것 같은 일을 해내기 위해 미쳐 있는 사람들을 관리했던 NASA 엔지니어 Adam Steltzner에게서 차용했다. 결론 내리기 좀 더 편안하거나 실행하기 좀 더 쉬울 수 있는 고려사항들은 제쳐두고 해내야만 하는 일이라는 그리고 끝내 문제를 해결할 것에 초점을 맞추는 혁신가의 관점을 취하라. 단기간의 행동 계획을 세우라. 선택한 새로운 질문이 제안하는 잠재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다음 3주 동안에 개인적으로 할 수 있은 구체적은 행동은 무엇인가?

이것을 습관으로 만들어야

나는 주어진 문제에 대해 최소 세 번의 질문 폭발 세션을 시도해볼 것을 통상적으로 추천한다. 한 번의 활동도 가치가 있지만 이것을 여러 번 하게 되면 당신의 사고가 더 깊어질 것이다. 세번을 한다고 해도 시간은 그리 많이 들지 않는다. 이는 보는 관점과 창의성을 새롭게 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이 연습을 반복할수록 실행하기가 점점 더 쉬워질 것이다. 처음에 사람들은 질문을 하라는 활동을 시작할 때는 평상시 일터나 생활공간에서의 통상적인 규범에서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어릴 때부터 질문을 하지 말라는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UC Riverside의 교육학 명예교수인 James T. Dillon은 교실에서의 이 현상을 연구했다. 그는 학생들이 배움에 있어 중요한 것인 질문을 좀처럼 하지 않는 것에 놀랐다. 문제는 호기심의 부족이 아니었다. 질문 있나요? 없나요? 등의 상황이 주어지면 호기심 있는 학생들은 질문들을 쏟아낸다고 Dillon은 썼다. 선생님들에게 물어보면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질문은 있지만 그걸 수업 시간에 물어보려고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Dillon은 학생들이 질문했을때 받았던 선생님이나 동료 학생들의 부정적 반응때문에 질문하는 것을 꺼리게 된다고 했다. 질문은 적극적으로 전복되고 체계적으로 막힌 선천적인 인간의 행동이다.

힘겨루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룹에는 지배적인 사람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들을 통제하지 않으면 이들은 자신들의 힘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방법을 찾는다. 일반적인 방법 중 하나는 질문하는 사람들을 조용히시키는 것이다. 질문을 가진 이 성가신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이 리더는 잘 모르는 것을 제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많은 리더들이 혁신을 위해선 질문을 장려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또 그러려고 한다. 하지만 직원들은 이미 질문하지 않으려는 습관이 내재화되어 있다. 그 질문이 어려운 것이라면 더 그렇다. 우리는 이 습관을 변화시켜야 한다. 교수든, 경영자든, 위대한 누군가는 질문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판단을 받는다.

조직에선 다양한 방법으로 질문을 장려할 수 있다. 일터에선 매 업무에서 창의적 마찰에 가치를 두도록 장려할 때 사람들은 더 질문하려고 한다. 많은 혁신 기업들에선 복도, 식당, 회의실 등에서 함께 모여도전적인 과제를 다루는 미팅을 자주 갖는다. 제기된 질문에 대해 툭 던진 대답들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찾아지기도 한다.

사람들은 또한 진실을 끈덕지게 추구하는 것이 안전하다 느낄 때 더 많은 질문을 한다. 리더들은 겸손, 취약성, 신뢰를 보여주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을 복돋우어야 하고 공정하게 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질문하는 문화는 잘 이뤄지지 않는다.

흥미로운 것은 이 연습에 참여하거나 규칙을 따르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개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거나 고위 전문가라는 사실이다. 그들이 이 질문세션을 얕잡아 보는 것인지 아니면 문제를 공유하는 것이 자신들의 경쟁력 없음을 나타내는 것이라 느껴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이들은 세션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그냥 지켜보거나 아니면 질문들을 비웃거나 하면서 전체 그룹의 추구를 방해했다.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그들 조직 전반의 요구사항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은 스스로 향후 계획을 책임감을 가지고 실행해야 한다. 실제로 실행하는 것은 질문하는 것 보다는 동료들을 더 귀찮게 한다. 사람들은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그리고 보다 가치있는 대답을 찾으려는 것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것은 리더들에겐 특히 필요하다. 모든 사람들은 현재 상태에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도전이 필요한지 리더들에게서 실마리를 찾기 때문이다. 리더들은 더 새롭고 더 나은 그리고 다른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는데 도움이 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리더들이 이와 같은 길을 갈 때 소유권에 대한 표지가 된다. 이는 경영자들이 미래를 빚기 위해 헌신되어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출처: Hal Gregersen, Better Brainstorming, HBR, 2018년 3-4월호


[와...사람들이 현금을 잘 가지고 다니지 않으니까 버스킹 하는 사람들 수익이 점점 줄어들 것이란 걸 문제 상황으로 인식하고 새로운 기부방법을 만들어내다니. 이런 사례를 보면 기술에 인간적인 감정을 담는 것도 의지만 있다면 가능할 듯. 서울에서 버스킹하는 분들도 원순씨에게 건의함 해보셔도 좋을 듯 하네요. 9To5Mac에 Ben Lovejoy씨가 좋은 정보를 올려주셨네요.]




런던은 비접촉식 지불의 세계 수도 중의 한 곳이다. 사람들이 현금을 들고 다니지 않아서 거리의 예술가들의 수익에 문제가 될 수 있는데 거리의 예술가들에게는 희소식이다.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서 거리의 예술가들의 모금함에 동전을 던져줄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런던 시장이 해결책 하나를 내놨다. 방법은 거리의 예술가들이 애플 페이와 같은 비접촉식 지불 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가디언은 이 계획에 대해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런던 시장은 거리의 예술가들에게 카드 리더기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iZettle이라는 기술회사와 협력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런던에 있는 거리의 예술가들이 현금뿐만 아니라 비접촉식 카드, 착용식 칩이나 핀번호 등으로 기부를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다. 런던시장 Sadiq Khan은 이를 통해 런던시민들이 런던의 거리의 예술가들을 보다 더 지원할 수 있게 될 것이라 말했다. 또한 버스킹은 재능을 연마하기 위한 신인 예술가들에게 도움이 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할 기회가 된다라고 런던시장은 말했다.”

영국은 2007년 처음으로 비접촉식 지불 수단을 도입했고 이제는 런던에 있는 거의 모든 상점들이 이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총 금액 상한선이 있기는 하지만 애플 페이는 어떤 비접촉식 단말기를 통해서도 이용될 수 있다. 

버스킹 단말기를 가지고 공연자들은 결제금액을 선택할 수 있다. 사진에 있는 가수 Charlotte Campbell은 금액을 2파운드(2.6달러)로 설정했다고 한다. 그녀는 이 시스템을 이용한 이래로 수입이 상당히 늘었다고 한다.

출처: Ben Lovejoy, A city-wide initiative in London means you can now give to street musicians with Apple Pay, 9To5Mac.

망작들

작가
리카르도 보치
출판
꿈꾼문고
발매
2018.03.16.
평점

리뷰보기


호메로스, 플라톤, 단테, 셰익스피어, 제인 오스틴, 허먼 멜빌,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프로이트, 프루스트, 카뮈, 헤밍웨이… 세계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작품들을 쓴 작가들입니다. 이 작가들의 작품이 훌륭한 것은 들어서 알고 있지만 읽으려고 하면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요?’라고 물으면 아주 흔하게 듣는 대답은 ‘고전’입니다. 이때 아마도 위 작가들의 이름과 작품들은 거의 빠지지 않고 거론될 겁니다. 책 좀 읽는다 하는 사람들은 각 작품들의 훌륭함, 작가와 작품이 세계 문학사에 남긴 의미, 오랜 세월이 흘러도 이 작가들을 읽어야 하는 이유 등을 말하며 추천합니다. 죽기 전엔 이 작가들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감상할 수 있어야 교양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고전을 읽으면 좋겠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도처에 널린 고전이 좋다는 말들을 듣고 독서 목록에 추천되는 작가와 작품들을 넣어두지만 쉽사리 이들 작품을 읽지는 못합니다. 읽어보라고 가장 많은 추천을 받지만 가장 읽히지 않는 작품들을 ‘고전’이라고도 하는 웃기고도 슬픈 이야기도 흔히 듣습니다. 답을 알면서도 실천하기 정말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고전 읽기입니다.


고전은 부담스럽다? 유쾌하고 가볍게 대해보자


고전 혹은 걸작을 앞에 두면 일단 작품과 작가의 명성에 지레 겁을 먹어 부담감이 상당합니다. 물론 작품이 어렵기도 하겠지만 수많은 평가와 해석이 붙은 걸작에 대한 부담스러움은 가벼운 마음으로 고전 문학작품들을 읽어보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런 부담감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책이 한권 출현했습니다. 한 이탈리아 일간지에서 기자로 활동하는 리카르도 보치가 쓴 <망작들>입니다.


책을 얼핏 보면 너무 성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책을 써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내용이 간단하고 짧습니다. 과거부터 얻은 명성으로 거장이 된 작가들이 지금, 21세기의 한 출판편집자에게 자신들의 걸작 원고를 제출하게 된다면 어떤 대답을 들을까요? 황당무계한 설정이긴 합니다만 저자의 관점에서 고전 작품들을 소개받으니 다가가기 어렵고 부담스럽기만 했던 작가와 그 작품들이 좀더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이 책은 현대의 한 출판 편집자가 역사속 문학의 거장들이 보낸 원고에 대해 아주 무성의해 보일 정도로 짧게 ‘당신의 작품을 출간할 수 없는 이유’를 담은 회신을 한다는 설정으로 쓴 것입니다. 


기원전 호메로스부터 성경의 저자 하나님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작품들에 대한 저자의 답변을 읽다보면 웃음이 삐질삐질 새어나옵니다. 그렇다고 아무런 근거없이 원고를 낮게 평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름의 합리적 이유를 대면서 거절합니다. 게다가 그 이유들이 그럴법 하다는 것이 <망작들>의 매력입니다.


죄송합니다만, 다른 출판사를 알아보세요


이 편집자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마르셀 프루스트에겐 ‘사무실 책상에서 원고를 읽다 그 자리에서 잠이 들고 말았다’고 하고, 알렉상드르 뒤마에겐 ‘작품에서 활약하는 총사는 네 명인데 왜 헷갈리게 제목이 <삼총사>’냐고 묻습니다. <노인과 바다>를 쓴 어니스트 헤밍웨이에겐 낚시나 사냥에 대한 잡지를 내는 곳에 투고하라고 제안하기도 합니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이 편집자의 편지를 받았다면 부들부들 떨었을 것만 같습니다.


“작가님의 <대화편>에는 몸을 쓰는 액션 장면이 없어요. 사람들이 만만 하고 또 말만 하고 아무 짓도 안해요. 출판할 만한 책이 아닙니다. 작가님, 아이디어(idea)를 짜내보세요. 이데아(idea)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실 분이니까요.”(46쪽)


편집자의 대답은 거침이 없습니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 대해선 제목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구글에서 ‘변신’이라고 검색하면 비슷한 책이 많아 검색 결과에서 상단을 차지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조언을 합니다. 21세기 출판마케팅에 적합하지 않은 제목이라는 것이죠. 찰스 디킨스에겐 <위대한 유산>의 분량이 너무 많다고 하고, <데이비드 코퍼필드>에 대해선 이젠 모험물에서 벗어나라고 충고를 합니다.


<오만과 편견>을 쓴 제인 오스틴에게는 독자들이 ‘브리짓 존스’스러운 작품을 원하기에 요즘 문학 흐름을 반영하지 못해 자기네 출판사에는 맞지 않는다고 거절합니다. 레프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고는 러시아의 전쟁보다는 좀 더 잘 알려진 미국의 남북전쟁 같이 할리우드 영화계에 매력적인 소재로 작품을 쓰면 좋겠다는 조언을 보냅니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저자 호메로스에겐 서점에 가서 서사시로 된 작품이 있는지 보라고 합니다. 게다가 오디세이아는 주인공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간단한 이야기를 너무 길게 썼다고 지적합니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작가 사뮈엘 베케트에게 전하는 말을 읽으면 웃음이 나옵니다.


“엄청난 작품입니다. 실존이라는 주제를 아주 재치 넘치는 방식으로 다루셨어요. 그런데 한 가지만 말씀드려도 될까요? 작가님이 연극과 비평 양쪽에서 실패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거든요. 마지막에 고도가 모습을 꼭 드러내야 합니다!”(127쪽)


편집자는 급기야 <성경>의 저자인 하느님에게까지 한 마디 합니다. 성경을 읽다 마음에 걸리는 부분을 지적합니다. 우주를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독자들이 원하는 것은 세부적인 묘사와 서술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남기는데 솔직히 제가 하느님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해 무척 공감했습니다.


“제발 좀 상세한 묘사를 집어넣으세요. 우주의 탄생에 대해 쓰고 싶으시다고요? 몇 년만이라도 사람들이 기억해줄 작품을 남기고 싶으신 거죠? 이건 아니에요. “하느님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 마침표. 이렇게 말을 아끼는 이유가 뭐죠? 이 세상의(아니면 저세상의) 누구와 경쟁하려고 이러시나요? 혹시 사뮈엘 베케트인가요? 성숙한 자세로 글을 쓰세요. 자세하게 쓰고, 곁가지 이야기도 좀 하고, 당신 자신을 드러내세요. 주여!”(132쪽)


고전, 독자, 편집자 모두를 풍자하다


편집자는 위 저자들의 작품들 이외에도 총 50권의 책들에 대해 가감없이 솔직한 의견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에선 가상의 편집자 의견이 너무 성의없어 보이고 무례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각 작품들을 읽으면서 떠올릴 수 있는 지점들을 툭 던지듯 풀어놓고 있어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다가가기엔 한없이 부담스러운 걸작들을 이렇게 평하는 것을 보니 마음속의 부담이 한결 해소되었습니다. 거장들의 작품들에 이전보다는 좀 더 가볍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 리카르도 보치는 가상의 편집자를 통해 역사 속 걸작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솔직한 평가를 합니다. 작품과 작가들이 가진 과거의 명성, 평가, 해설에 전혀 기대지 않습니다. 어떤 면에선 이 명성에 기대 고전에 대한 해석과 평가를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하는 독자들에게도 신선한 관점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전을 읽을 때 한 번쯤은 평론가들이나 해설가들의 의견 없이 오로지 스스로 작품을 읽고 감상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고전을 너무 부담스러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출판사의 편집자들을 풍자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책 속의 편집자가 ‘망작’이라고 평가한 작품들은 사실 전 세계에 셀 수 없는 독자를 거느린 명작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편집자는 길게는 수 세기, 짧게는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원래의 책 뿐만 아니라 영화, 연극 등으로 끊임 없이 재해석되며 재생산되는 말 그대로 걸작들을 출판할 기회를 스스로 차 버린 셈이니까요.


<망작들>은 정말 어이 없게도 짧고 ‘이런 걸 책이라고 내도 되는건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 책이지만 세계문학사 속의 거장과 그들의 작품들에 대한 호기심을 적절히 자극해줍니다. 이 책은 고전 읽기에 도전하고 싶은 혹은 도전하고 있는 독자들, 원고를 들고 출판사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작가들, 작가들의 원고를 받아들고 고민하는 출판 편집자들 모두가 재미있게 읽으며 긴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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