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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2011년 10월호에 실린 하승수 변호사의 '녹색이 진보통합에게'라는 기고문을 읽으며 나도 그와 비슷한 상상을 해 보게 된다. 하승수 님은 그의 글에서 진보의 재구성이 계속해서 실패해 왔던 이유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실패의 원인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승수 님은 기존 진보의 재구성 논의가 (1) 성장주의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즉 탈성장에 대한 핵심적 담론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2) 탈핵에 대한 논의를 중점을 두어 추진하지 못했다 라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진보의 재구성 논의에서는 과연 누가 진보를 재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주체가 상실되어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의견에 매우 동감하고 있다. 기존의 진보 세력들은 이러한 논의 없이 기존..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2011년 10월호에 실린 '아파트 경비원의 노동경제학'이라는 글을 보며 서글퍼졌다. 이 글을 통해 대한민국의 최저임금을 확인했다. 2012년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논쟁이 있었던 것을 스치는 뉴스로 접하긴 했었지만 실제 금액을 확인해 본 것은 처음이다. 이 글에 따르면 2011년 시간당 최저임은은 4,320원이다. 하루 8시간이며 34,560원이고 주 40시간씩 한 달을 일하면 902,880원이다. 2012년 시간당 최저임금은 4,580원이라고 한다. 90만원을 가지고 한 달을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최저임금의 수준이 정말 현실성이 있는 것일까? 최저 임금도 이렇게 적게 느껴지는데 아파트 경비원 등 감시 단속직 노동자라고 하는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이 최저임금법마저도 적용되지 않..
여성해방 운동가인 에마 골드만이 1906년에 쓴 글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9월호에서 읽을 수 있다. 한 세기가 지났는데도 여성해방에 관한 이 식견과 통찰에서 더 나아갔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녀가 주장했던 논지들을 따라가다 보니 그녀가 그 당시 얼마나 혁명적인 운동가였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그녀는 남녀 혹은 개인간의 평화와 조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균등화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자기 자신이 되면서도 타인과 화합할 수 있느냐에 두었다. 이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이해하는 것이 된다. 그녀는 여성의 진정한 자유 혹은 해방이 어디에 놓이느냐에 관심을 가졌다. 그 당시 부르짖던 여성 해방에서 진정으로 해방되어야 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주장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의..
최근 몇 년간 이어지고 있는 경제적 위기로 인해 세계화라는 유토피아를 찬양하던 소리들은 잦아들고, 탈세계화를 향한 논쟁들이 점화되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2011년 10월호에서는 탈세계화, 탈자본주의화에 대한 논쟁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 프랑스 보르도 4대학 전임강사인 장마리 아리베는 '금융 투자자에게 최대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한편, 노동력 가격은 끊임없이 인하하는 방향으로 자본구조가 변화해왔음'을 지적한다. 이로 인해 세계 각 국가의 복지/조세 시스템이 경쟁관계에 놓였다. 이것이 바로 '세계화'라는 말의 의미이다. 장마리 아리베는 1980년대 초부터 형성된 이와 같은 자본구조는 2000년대부터 실질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고, 이런 근본적인 자본구조의 취약성이 현재의 경제위기를 낳게 한 근본 ..
경제라는 말을 떠올리면 나도 모르게 주식시장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나뿐일까? 금융 부문은 이제 경제분야에 가장 큰 덩어리가 되어 버린 듯 하다. 가장 큰 덩어리여서 그것이 곪아 썩어도 떼어버릴 수 없게 된 것 같다. 금융 부문을 자유롭게 해 주는 선진 시스템이 커다란 실패를 경험한 지 어언 3년이 지났다. 최근 연이어 보도 되고 있는 유럽의 재정 위기, 미국의 신용 등급 강등 등의 소식은 꼭 3년 전의 데자부를 보는 듯 하다. 그 당시 위기를 초래하게 한 금융계 거목들은 잠깐 동안 참회하며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는 듯 했으나, 그들은 여전히 건재하고 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2011년 9월호에 실린 미국 버클리대학 교수인 이브라임 와르드의 글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브라임..
한국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아래에 있는 것일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8월호 한국 특집 기사에는 '조폭 형님이 된 국가와 자본'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이 실렸다. 이 글에서 저자인 김동춘 님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폭력이 아닌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교환,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법과 사법기구에 의해 움직이는 체제'라고 말하고 있다. 이 때 '폭력은 공권력만이 배타적으로 사용하고, 군과 경찰 등 억압기구는 전쟁이나 국가의 큰 위기 상황에서만 가동한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 사회를 바라보고 있자면 법과 공권력을 대체하는 사설 폭력이 횡행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공권력의 보호 아래 용역 업체들이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용역이라는 이름의 폭력 회사가 등장하는 곳은 주로 건설 현장이다. ..
세계화란 무엇일까?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세계화라는 말을 지겹게도 들어왔지만 세계화라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세계화란 무엇인가라는 물음 앞에 무엇이라 대답해야 할 지 머뭇거렸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8월호에는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어온 세계적 폭력에 대해 논하고 있다. 이 논의는 지금까지 진행되어오고 선전되어 왔던 세계화라는 것의 심각한 부작용을 다루고 있다. 경제학자인 프레데리크 로르동은 이러한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도록 이제는 잘못 추진되어온 세계화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화가 무엇인지 합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글에서 저자는 세계화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오늘날 소득 격차가 엄청난 경제국들이 왜곡..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1년 06월 편집부 | 르몽드 | 2011-06-08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2011년 6월호에서는 세계 인구에 대한 진실을 첫 번째 특집 기사로 다루고 있다. 통계라는 것이 항상 그렇듯이 세계 인구 통계 역시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2050년에는 세계 인구가 90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데 과연 지구는 이 세계 인구를 받아줄만한 여유가 있는 것일까? 세계 인구를 생각하면 일반적으로 지구가 매우 복작거리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되지만 실상은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프랑스 소르본대학 교수인 제라르프랑수아 뒤몽의 기고문을 보면 우리가 쉽게 오해하고 있는 인구에 대한 걱정거리들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된다. 같은 대학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1년 05월 편집부 | 르몽드디플로마티크 | 2011-05-11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2011년 5월호에서는 올해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아랍혁명의 이후 과제들을 다루고 있다. 시리아 국민들의 정권 퇴진 요구와 그들이 마주한 딜레마, 혁명 후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가시적인 구상이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 튀니지, 우리에게는 그리 익숙하지 않은 '알자지라'라는 방송의 역할을 접할 수 있다. 일반 신문지상에도 국제면이 있기는 하지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서처럼 다른 시각으로 세계의 사건들을 바라보고 분석하는 기사들을 접하기는 쉽지 않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좁아지는 나의 시야를 조금 더 넓어지도록 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 특집 기사에서는 학생과 교수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1년 4월호에서는 특집 기사로 다룬 노동자의 죽음과 그들의 상처를 깊이 공감하며 읽었다. 특히 르포 작가 이선옥님의 기고문은 벼랑끝으로 내몰려 투쟁해온 노동자들의 마음을 매우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작가는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대우자동차판매, 발레오 공조코리아 등의 광화문 집회에서 만난 이들과 그들의 가슴아픈 기억들을 기록하는것에서 시작하여 서울시청 광장의 투쟁현장을 지나 대학교정에 이르기까지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삶을 따라가고 있다. 길고 외로운 투쟁이 그들에게 남긴 것은 다름 아닌 분노와 우울과 상처와 죽음이었다. 이들은 내 주위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여느 평범한 노동자들이었다. 하지만 무엇이 이들을 이 고통스런 투쟁의 장으로 이끈 것일까? 자신들을 보살펴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