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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맛있는 책읽기 (275)
21세기를 사는 20세기 소년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작가이반 일리치출판느린걸음발매2014.09.17.평점리뷰보기 인생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끊임없이 발견해가는 혹은 인정해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무엇으로 제 가치를 증명하고자 하는지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하고 있는 일, 가족 돌봄, 사회에의 기여 혹은 봉사 등을 통해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도 있지만 계좌의 잔고와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시대흐름에서 벗어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자급자족'이란 사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말이 된지 오래인 요즘 상품이든 서비스든 소비하지 않고 무엇인가를 한다는 건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산업화 이전엔 스스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며 자신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현대 산업사회를 지나오면서 소비가 자신의 가치를 증명..
진정한 우정작가장 자끄 상뻬출판열린책들발매2017.06.30.평점리뷰보기 아이들이 낙서한 것 같은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그린 그림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와..'하고 작은 탄성이 나오곤 합니다. 조금 서툰것 같아 보이는 그림들에 우리들의 모습이 거울에 비친것처럼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꼬마 니꼴라로 유명해진 삽화가 장 자끄 상뻬의 을 휴가를 보내는 중간 중간 펼쳐봅니다. 어린 시절을 지나 어른이라 불리게 된 후 '우정'이라는 말은 매우 낯설어졌습니다. 어린 딸들이 즐겨보는 어린이 만화영화 같은데서나 가끔씩 접하게 되는 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노년의 마르크 르카르팡티에(프랑스의 잡지 텔레라마의 전 편집장 겸 대표)와 장 자끄 상뻬 두 사람이 '진정한 우정'에 대해서 긴 대화를 나누는..
누가 미래의 자동차를 지배할 것인가작가페르디난트 두덴회퍼출판미래의창발매2017.03.03.평점리뷰보기 이른 아침 울리는 알람 소리에 힘겹게 눈을 뜹니다. 주말에 다녀온 여행의 여독이 남아 있는지 몸이 찌뿌듯합니다. 그렇다고 월요일 아침부터 지각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출근 준비를 하면서 스마트폰 어플로 자동차를 미리 현관 앞으로 이동시켜 놓습니다. 집을 나와 스스로 이동해 온 자동차에 오릅니다.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에 가입해서 출퇴근용으로 이용하고 있는 자동차인데 아직도 운전대가 사라진 자동차에 오르는 게 어색합니다. 10여년 전만 해도 자동차를 이용하려면 자동차를 사느라 목돈이 들어가고 유지하는데에도 세금, 보험료, 수리비 등 지출되는 항목들이 많았는데 이제 간단히 이용료만 지불하면 됩니다. 게다가 ..
식물처럼 살기작가최문형출판사람의무늬발매2017.06.23.평점리뷰보기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보면 호모 사피엔스의 일종인 동물입니다. 다만 다른 동물들보다 지능이 높고 언어와 도구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반으로 지금은 지구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죠. 때문에 인간은 스스로를 동물과는 완전히 다른 존재로 여기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인간 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동물적 인간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저자 최문형님은 책 에서 인간의 '동물화'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하는데, 지금껏 생각해보지 못했던 관점이어서 잔잔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근대, 현대에 이르러 인간들은 자신들의 부도덕, 탐욕, 폭력과 공격성 등을 약육강식, 적자생존 등 동물세계의 원리로 합리화해왔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인간사..
저스티스맨작가도선우출판나무옆의자발매2017.06.07.평점리뷰보기 어떤 사람의 생명을 해치거나 혹은 인생을 망칠 정도의 해를 입힌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죄값을 치르게 해야 할까? 그 사회의 법에 따라 정당하게 재판을 하고 형량을 선고하고 그 결과에 따르게 하면 되는걸까? 사람의 생명 혹은 인생을 법정에서의 형량과 맞바꿀 수 있는 것일까? 인터넷에 항상 연결되어 있는 세상에서 쉼없이 손바닥에 올라오는 강력 범죄 뉴스와 그에 대한 처벌 소식을 듣다보면 이런 의문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일본의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를 읽고나서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범죄자에 대한 사회적으로 합의된 법적 처벌과 형벌제도, 특히 사형제도의 모순, 진정한 속죄와 용서 등을 고민했었다. 최근..
노동 없는 미래작가팀 던럽출판비즈니스맵발매2016.12.23.평점리뷰보기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 If a man will not work, he shall not eat" 신약성경 데살로니가후서 3장 10절(개역개정)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데살로니가 교회에 이 말을 했던 사도바울이 를 읽는다면 어떤 말을 하게 될까 궁금해집니다. 이 표현을 공산주의의 원칙으로 삼아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노동에 높은 가치를 뒀던 레닌이 이 책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궁금합니다. 매일 노동과 돈을 맞바꾸며 살고 있는 제게 '노동없는 미래'는 항상 꿈꾸지만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입니다. 그런데 인공지능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해 로봇에게 일자리를 내어주고 원하지 않게 이상향에 도달하게 되는 것 아닌가 걱정스럽기도 합니..
3색볼펜 읽기 공부법작가사이토 다카시출판중앙북스발매2016.02.11.평점리뷰보기 “내가 사랑하는 책들이 있다. 그 생김새와 냄새는 물론이고, 그것이 전해준 약속까지 모두 다 사랑한다. 때로 그 책들은 너무나 흉측하게 변해 있기도 하고, 역겹고 실망스러운 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그래도 내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 참 신기한 것은 흰색 바탕 위에 검은 글씨가 빼곡히 박혀 있는 그 평범한 물건들에서 매번 하나의 신세계가 솟아나온다는 사실이다.” “책은 결코 삶과 대립하지 않는다. 책은 인생이다. 진지하고 난폭하지 않은 삶, 경박하지 않고 견고한 삶, 자긍심은 있되 자만하지 않는 삶, 최소한의 긍지와 소심함과 침묵과 후퇴로 어우러진 그런 삶이다. 그리고 책은 실용주의가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초연히 사유의 편에 ..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작가황석영, 이재의|전용호출판창비발매2017.05.15.평점리뷰보기 지난 5월 18일 37주년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자들은 광주 민중항쟁의 상징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9년만에 공식적으로 제창했습니다. 역사의 진실을 마주하려는 촛불 정부 탄생으로 이루어진 올바른 역사인식 회복의 서곡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이명박 정부때부터 왜곡되고 폄훼되었던 광주 민주화운동의 위상 바로세우기와 희생자와 유족, 그리고 부상자들에 대한 진정한 위로와 상처 치유가 비로소 시작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잔혹한 국가폭력을 행사했던 전두환, 노태우 정부가 물러난 후 90년대 민주정부 하에서 광주 민중항쟁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작업이 지속되었습니다. 정부와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민중항쟁의 진실이 국..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작가기시미 이치로출판인플루엔셜발매2017.03.15.평점리뷰보기 제목에 '혹' 하게 되는 책들이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의 책 가 그랬습니다. 제목에 더해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풀어야 할 본질적인 숙제'라는 부제에도 눈길이 갔습니다.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일 것만 같았던 제 부모님에게서 소위 말하는 '노인'의 모습을 보게 되는 최근 몇 년 동안 종종 생각하게 되는 주제였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20대 때 뇌경색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간병했고, 50대 때에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꽤 오랜 기간 동안 돌봤다고 합니다. 본인도 예상치 못한 심근경색으로 투병을 하며 꼼짝하지 못하는 기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겪었던 경험과 생각을 담담하게 서술하..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대중화로 인해 전자책이 인기를 누려왔습니다. 이에따라 다양한 종류의 전자책 리더기들도 출시되었습니다. 종이책은 이제 곧 사라질 것 같은 위기감에 출판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은 걱정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향에 뭔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자책을 읽는 비율이 감소하고 있고 다시 종이책 판매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나라 이야기는 아닙니다. 미국과 영국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전자책을 읽을 때와 종이책을 읽을 때와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개인의 선호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개인적으론 역시 책을 읽는 맛은 종이책을 넘길 때가 좋습니다. 종이책과 전자책. 시간이 더 지나면서 이들은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