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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의 시대에 괜찮은 일자리라는 것이 있을까?

초원위의양 2018. 8. 11. 17:25

[미래의 일자리 문제는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다. 정규직 일자리는 계속해서 줄어들것이고 그마저도 남아 있는 일자리는 자동화로 인해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도 고용전략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노동자를 기계들로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는 단순한 비용으로 취급하는 현재의 기업 전략은 앞으로 퇴색하게 될 것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자인 Nicole Torres는 확대되고 있는 임시직 경제 시대에 좋은 일자리는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진다.]

임시직 경제의 성장을 부정할 수는 없다. 경제학자들은 독립 계약자, 프리랜서, 임시계약직, 일용직으로 생계 수입을 버는 미국 노동자의 비율이 2005년 10%에서 2015년 거의 16%로 증가했다고 추정하고 이 경향은 속도가 늦춰질 것 같지 않다. 이와 같은 대안적 일자리에 대한 옹호자들은 해고, 탈진, 직업에 대한 증오를 자유, 유연성, 재정적 이득과 맞바꾸는 방법으로 제시한다. 한편 회의적인 사람들은 불안정한 소득, 회사에서 얻는 복지를 누릴 수 없음, 안정성 감소, 경력 단절과 같은 트레이드 오프가 있음에 주목한다.

그러면 임시직 노동자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Quartz의 편집자인 Sarah Kessler는 Gigged라는 책에서 이들의 관점을 집중 조명했다. 임시직으로 일하는 다양한 사람들 간에 있는 큰 차이를 말했다. 적절한 기술을 가진 사람들은 임시직 경제 하에서 보다 경영자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반면 기술을 갖지 못한 사람들에겐 나쁜 선택들 중의 최악이었다.

재정적 불안정성과 인간관계 부족이 큰 관심사이다. 스마트폰 사용이 많아지면서 상사나 동료들 간의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 Kessler는 이렇게 썼다. “실리콘 밸리가 일자리를 재구조화하려는 시도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모델은 효과가 별로 없었고 실험에 대한 창업 정신은 필요했다. 주변의 기반 구조를 고치지 않은 상태로 일자리 문제에 대응하려는 시도는 진보라고도 혁신이라고도 할 수 없다.”

이와 같은 긴장은 새롭게 도래하는 일자리를 설명하는 Temp라는 책의 중심 주제이기도 하다. 코넬 대학교 경제사 교수인 저자 Louis Hyman은 미국의 전통적 기업들이 Lean혁신과 같은 새로운 경영기법과 단기 이익 우선과 같은 변화하는 가치로 인해 정규직 고용에서 보다 유연한 단기 직원채용로 옮겨가고 있음을 언급했다. 이와 같은 일자리의 재구조화는 “긴 시간, 긴장, 불확실성은 모두 완벽하게 합리적인 길”이었다고 믿었던 경영 컨설턴트들과 대기 중인 노동자 공급원을 만들었던 임시직 관리업체들에 의해 수월해졌다고 그는 강조한다. 1980년대까지는 임시직들은 긴급하지는 않지만 반복적인 일들에 투입되었다.

Hyman의 통계는 놀랍다. 1988년까지 기업들의 약 90%는 임시직 노동자을 고용했고 1991년 이래로 매번 일어나는 경기침체때는 어김없이 실업자들이 생겨났다. 1995년까지 기업들의 85%는 최소 한 개 이상의 기능의 전부 혹은 일부를 외부에서 조달했다. 여기에 영향을 받은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Kessler가 말했던 좋지 않은 범주에 속하게 되었다고 Hyman은 썼다. 이들은 급여를 제공하는 정규직 일자리가 사라지는 사건들로 인해 임시직 노동자들이 되었다.

Hyman은 “임시직 경제는 임금 노동자이지만 산업 경제에 생산력을 갖추고 있는 개인들의 경제적 자율성과 독립에 최선일 수도 있다”라며 새로운 고용시대에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임시직 노동자들을 예전 정규직에서 있어왔던 지원체계와 어느 정도는 연결시켜줘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전직 노동자들에게 건강보험이나 연금 등의 자격을 유지시켜주거나(저자는 이 방법이 적합하다는 편) 보편적 복지수당 등을 통해 고용안정이 아닌 생활안정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책에서도 비슷한 메시지를 전하지만 아주 다른 곳에서 시작한다. Bullshit Jobs에서 런던정경대 인류학 교수 David Graeber는 덩치줄이기, 해고, 속도 올리기 등 실제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무가치한 일들에 힘을 쏟는 요즘 기업들을 맹공격했다. 우리들 중의 행동가들이 우리를 보잘것 없고 저임금 및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임시직 일자리에 밀어넣음에 따라서 임금을 받는 하찮은 사무직원의 수는 늘어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Graeber가 2013년에 쓴 ‘하찮은 일자리 현상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에세이가 입소문을 타면서 전세계 수백명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일이 진짜 무의미하다는 것을 고백하기 위해 Graeber에게 연락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주당 15시간만 일하게 될 것이라는 케인즈의 예측이 실현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동화는 여가시간을 늘려주기보다는 무의미한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거나 임시직으로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들어냈다.

가장 명백하게 사회에 유익이 되는 일들(건물 관리인, 버스, 트럭, 기차 운전기사, 농장 혹은 공장 노동자)은 왜 급여가 적고 안정성도 낮은 것일까?(의사는 제외) 환경미화원과 간호사가 사라지면 맞이하게 될 혼란을 상상해보라. 우린 아마도 텔레마케터나 기업 임원들을 그렇게 필요로하지는 않을 것이다. Graeber는 보상에서 일을 떼어내 우리를 자유롭게 함으로써 정말로 중요한 일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소득을 옹호하며 글을 맺었다.

Graeber와 Hyman의 제안이 이해는 되지만 실행가능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보다 현실성있는 해법은 Kessler가 제시한 것 아닐까 생각한다. Gigged에서 가장 흥미를 끄는 이야기 중 하나는 사무실 청소 용역업체였다. 2014년에 이 회사는 임시직 계약자로 운영하다가 정규직으로 변경했다. 2017년까지 이 회사는 수익을 냈는데 경영자들은 이 성공이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대우에 있었다고 봤다. 정책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아마도 우리에게는 이 같은 방식으로 나아가며 임시직 경제도 인간적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더 많은 기업들이 필요하다.


출처: Nicole Torres(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자), Are there good jobs in the gig economy?, HBR, 2018년 7-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