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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내가 박근혜라면

초원위의양 2017. 3. 28. 18:16

아...이것들이 결국 구속영장을 청구했어. 검찰새끼들 내가 입맛 뻥끗해도 절절매던 것들이 감히. 감히 내가 누군줄 알고 구속하겠다는거야? 나 아직 박근혜야~ 박근혜라고! 어디 천하디 천한 것들이 법 집행한다는 핑계로 나에게 이런 모욕을 줘? 아직 내가 가진 돈이 얼마나 많은지 저것들이 몰라서 그럴지도 몰라.

암튼 구속영장 심사하는 판사녀석은 제대로된 판단을 하겠지. 구속영장 발부했단 봐라. 나 박근혜야, 박근혜! 검사놈이고 판사놈이고 다 내 발아래 있던 것들인데,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내 앞에서 고개도 들지 못하고 머리를 조아리던 것들인데. 내가 저것들한테 구속 판단을 받아야 한다니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네. 강부영 판사! 너 제대로 생각해서 판단하길 바란다.

그나저나 만약에, 아주 정말 만약에 말야. 그럴 일은 정말 없어야겠지만 그래도 만약에 말야. 강부영이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어떻게 하지? 구치소같은데서 내가 살 수 있을까? 차라리 그냥 죽어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아니지. 내가 가진 돈이 얼만데. 그걸 어떻게 포기해. 그것만 가지고 있으면 금새 또 권력을 잡을 수 있을거야. 지들이 뭐 별 수 있어? 돈 조금 쥐어주면 아주 눈 까뒤집고 나를 대통령도 되게 해주는 것들인데. 죽을 순 없지.

힘들고 수치스럽기는 하겠지만 조금만 참자. 근데 걱정이네. 순실이한테라도 잠깐 가볼까? 얘는 구치소에서 어떻게 지내려나? 많이 불편할텐데.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 얘기를 들어보고 싶네.

근데 팟캐스트 듣다보니 문자당 정호희 대표라는 녀석이 나 구치소 갈 게 확실하니 구치소 팁을 알려준다는 얘기를 들었네. 이제 내가 이런 애들 조언까지 들어야 하는구나. 후....

암튼 그 녀석 하는 말이 머리 올리지 말고 가라네. 가서 신체검사 같은 거 받으면서 다 빼야 한다지? 아니 머리핀 몇 개 꽂고 가는게 뭐가 문제가 된다고 그러는거야 그래. 그리고 그걸 내가 혼자서 어떻게 빼야 하는거야. 아 진짜 그냥 머리 짧게 자르고 갈까?

그리고 바느질 해봤냐고 하던데 나도 해봤어 해봤다고! 나도 기본적인 일상생활은 할 줄 안다고 이것들아! 물론 변기는 내것만 써야 하기는 하지만 말이야. 아이고 그나저나 큰일났네. 뭐 바느질이야 그냥 대충 하면 될 것 같은데 변기는 어떻게 하나? 저거 내꺼 가지고 들어간다고 하면 구치소 직원애들이 뭐라 할려나? 화장실이 제일 걱정이네.

에이 모르겠다. 상상하기도 싫네. 나 박근혜가 어쩌다 이렇게 된거야 그래. 아직도 집앞에 와서 저리도 나를 응원해주는 애들이 많은데 말이야. 내가 죄가 있다면, 조금이라도 있다면 말야 저 천한 것들이기는 하지만 암튼 저것들이 집앞에까지 와서 나를 반겨주고 응원해주고 하겠느냔 말야. 안그래? 나 죄없어 없다고. 그니까 나 구속하기만 해 봐라. 그동안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강부영이! 너 가만 안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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